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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일이야 : 섬진강의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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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다시, 섬진강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명을 지닌 김용택 시인이 '다시, 섬진강'으로 돌아왔다. 실제로도 얼마 전 전주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임실군 덕치면으로 거처를 옮긴 시인은 강이 주는 생명력으로 지금껏 살아왔다는 듯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 그림책 한 권을 헌사한다.

    출판사 서평

    아이들이 강물에서 놀고 사람들이 강물을 먹으며 살 때 일이니까
    '참 신기한 일이야'

    시인이 살던 진메 마을은 가난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만그만했던 시절이다. 사람들은 풀을 뜯거나 열매를 따고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살았다. 물론 농사를 짓고 그 쌀로 밥도 짓고 반찬도 만들어 먹었지만, 채집의 전설같은 생활상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물고기는 중요한 식량이었고 놀잇감이었다. 물고기를 잡으며 배고픔을 해결하거나 때로는 물고기와 놀며 배고픔을 달래고 잊었다. 물고기가 풍성할 때는 배가 불렀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정신은 늘 풍요로웠다.
    사람들은 그런 풍요 속에서 자연스럽게 물고기들의 흐름, 강의 생태를 파악했다. 식량을 해결하는 건 아주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쉽고 간단하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지 몸으로 알았다.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은 다 알았다.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은 생명을 죽이고 살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자연 생태계의 바퀴 속에서 모나지 않고 굴러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살지 못하니, 실은 인간이 모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자연스러운 섭리를 시인은 '참 신기한 일'이라고 말한다. 밤에 강가로 나가 통발 속에 갇힌 물고기들을 쏟아내면 왜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며 아름다운지, 또 사람들은 밤이 되면 바위 속에 있던 고기들이 나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일들이 경이롭고 신기하다고 말한다. (바위 속에 든 친구들이 밤이 되면 / 바위 밖으로 나온다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알았을까. / 왜 친구들은 밤이 되면 바위 속에서 나가는 걸까. (......) 참으로 이상하고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어. - 본문 67쪽에서)
    역설적이게도 시인이 그토록 신기하다고 말하던 자연스러운 강의 사계와 생태는 이제 정말 있을 수 없는, 신기한 일이 되고 말았다. 찬사로서의 신기함이 아닌 절망적인 신기함, 슬프고도 슬픈 신기함.
    공기 오염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봄날이면 연일 미세먼지로 우리의 생활 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강은 언젠가부터 녹조라떼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등 물의 지도 자체가 바뀌고 있다. 시인이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던 섬진강 역시 지형이 생태가 풍경이 다 변해가고 있다.
    이런 변화 앞에 시인은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던 걸까. 이제는 없는 시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강 풍경을 뜨겁게 그려 내며 우리가 과거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렸던 자연의 혜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 노래한다. 화자인 물고기, 쉬리의 목소리를 빌어 시인은 자연의 선물 같은 혜택을 누리며 살던 과거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지금 당장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화자인 물고기는 말한다. 이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라고, 이제 그런 강은 없다고, 사람들은 여전히 강이 살아있다고 말하지만, 그 말을 다 믿지는 말라고. 섬진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계와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에 푹 빠져 책장을 넘기던 독자는 책을 마무리하는 물고기의 말에 어쩌면 서늘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마지막 꼭지 제목은 '다시 온 봄날에'다. 많은 것들이 변했고 자연이 인간에게 너그럽던 시절은 다 가 버렸지만, 그래도 시인은 말한다. 다시 봄이 올 거라고. 다시 봄을 맞으려면 우리에게 어떤 봄이 있었는지부터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담담하게 말하는 것이리라. 이 단단한 희망의 메시지 앞에 가까운 강 풍경을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늘 자연의 말을 받아 적으면 시가 된다고 강연하는 시인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던 당연한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이 세계 순환의 끝에 다시 아름다운 사계와 다시 아름다운 강이 자리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삼한사온'도 이제는 없고, 명확한 사계도 이제는 없지만, 여전히 '그렇게 살고 죽고 겨우내 얼고 풀리면서 강물은 흘러가듯' 인간 삶은 계속될 것이라고. 그러니 지금이라도 우리가 지킬 수 있는 것들은 지키며 살자고 말한다. 아직은 다 잃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말이다.
    '아직은' 겨울이 끝나면 봄이 찾아온다고 차갑게 말하는 시인은 물고기에게서 사랑을 찾는 낭만적인 글 안에서 자연과 벗 삼아 살던 일들이 이제는 신기한 일이 되어 버린 이 세계의 초상을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참 신기한 일이라고.
    그림은 오랜 세월 일러스트 작업을 해 온 구서보 작가가 2년여에 걸쳐 섬진강의 생태를 눈으로 직접 보며 그려 냈다. 이렇듯 서정적인 강의 생태는 쉽게 볼 수 없다. 이제는 우리에게 없는 시절,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시절의 이야기를 증거로 남겨야 한다는 듯 작가는 이 한 권의 그림을 그리는 데 오랜 시간과 정성과 땀을 쏟아 부었다.
    섬진강의 풍경을 꼭꼭 눌러 남기듯이 그려낸 이 한 권의 책이 우리들 곁에 오래 살아 있으면 좋겠다. 물고기 삶에도 여자 친구와 오붓하고 아늑하게 긴 겨울을 보내는 러브스토리를 싣는 시인의 뜨거운 열정이 많은 독자들에게 전해지면 좋겠다.

    목차


    물고기가 사는 강
    봄이 왔어
    내 친구들
    징검다리에서
    어떻든 봄이야

    여름
    통발에 갇혔다가 탈출하다
    가물치
    밀어라는 아주 작은 고기
    큰물
    한여름의 수난
    다슬기들

    가을
    참게
    가제를 줍다

    겨울
    또, 통발
    돌을 두드려 패서 고기들을 잡다
    다시 온 봄날에

    본문중에서

    나는 섬진강에 살아. 정확하게 말하면 전북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에 살아.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사는 마을을 진메 마을이라고도 해. 섬진강은 깊은 골짜기를 굽이굽이 흘러가.
    섬진강은 굽이가 많고, 바위가 많고, 물이 부서지는 곳이 많고, 소(沼)가 많아.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강이지.
    이제부터 나는 내가 사는 강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고기를 잡는지 그 이야기를 할 거야. 슬픈 일이지만, 정말 슬픈 일이지만,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일은 생태계의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해. 나도 생명이 있는 곤충이나 다른 작은 고기를 잡아먹고 사니까 말이야.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생명이 생명을 잡아먹는 일도 지구를 살리는 일이야.
    (/p. 10)

    강가에 사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우리가 어디서 무엇을 좋아하며 어떻게 사는지를 보고 살아서 우리의 성질과 생태를 잘 알아. 봄이 되면 우리가 물살을 타고 올라간다는 것을 알고 우리를 잡기 시작하지.
    (/p. 25)

    놀랍지. 놀라워. 바위 속에 든 친구들이 밤이 되면 바위 밖으로 나온다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알았을까. 왜 친구들은 밤이 되면 바위 속에서 나가는 걸까. 도대체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려고 친구들이 바위 속에서 나가는 걸까. 참으로 이상하고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어.
    (/p. 71)

    겨울이야. 찬바람이 쌩쌩 불어. 강바람은 더욱 차지. 마른풀들이 쓰러지네. 하루 종일 눈이 올 때도 있어. 강물은 꽁꽁 얼어붙지.
    이렇게 추운 날에는 사람들은 나무도 안 가. 사람들도 돌 속에 들어가 있는 우리처럼 방 안에서 놀지. 이따금 닭이 울고, 개가 짓고, 소가 울어. 씽씽 앞산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꽁꽁 언 깊은 강물 큰 바위 속에 있는 나도 몸을 웅크려.

    겨울은 삼일간 춥다가 날씨가 풀려서 사일간 따뜻해. 이런 날씨를 사람들은 삼한사온이라고 해.
    (/pp. 74~75)

    징검다리 사이를 지나는 물소리가 달라졌어. 안 들리던 새소리가 들려. 징검다리를 딛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달라졌어.
    아, 참, 나는 어디에서 겨울을 나느냐고? 강 가운데쯤 납작한 징검다리 하나가 있어. 그 속에 아주 아늑한 곳이 있지. 내 방이야. 나는 아주 예쁜 여자 친구랑 둘이 살아.

    강물에 비친 앞산 보리 색깔이 달라졌어.
    봄이야. 또 봄, 봄이 올 거야.
    (/pp.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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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전라북도 임실 진매마을에서 태어나 스물한 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1982년 '섬진강' 등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섬진강] [강 같은 세월] 등의 시집과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림책 [나비가 날아간다] [맑은 날] 등을 펴냈습니다. 김수영 문학상, 소월시 문학상, 윤동주 문학대상을 받았습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고, 한국출판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 [인왕산 호랑이와 강감찬] [바스커빌가의 개][크리스마스 캐럴] [다섯 시 반에 멈춘 시계] [소년과 장군] 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경주에서 그림책 서점 소소밀밀을 운영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기획 : 정원 [기타]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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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짓고 책을 짓고 농사를 짓습니다. 느리게 궁리하면서 해야 하는 몇 가지 일들에 푹 빠져 삽니다. 시집이 든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누비다가 결국 사는 것은 그날의 반찬거리가 아닌 낯설고도 강렬한 사람들 풍경입니다. 호미 하나 들고 작은 텃밭을 온 우주인 냥 서성이다가 어느 순간 매고 있는 것은 내 마음 밭 이랑의 질긴 풀들입니다. 생각해 보면 늘 집중하는 것은 사람과 자유입니다. 호미와 노트와 카메라를 한 가방에 들고 다니는 복잡한 나날들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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