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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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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거대한 주제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바라는 것

이 책은 온전히 칭찬만 하고 있지는 않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떠오른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는 하루키가 그런 상을 받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가 [체르노빌의 목소리 ― 미래의 연대기]를 쓴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나 [고해정토]를 쓴 이시무레 미치코에 필적할 만한 일에 착수했을 때일 거라고 말한다. 이어 2013년에 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 대해서는 큰 주제와 작은 주제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아직 큰 주제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소견을 전한다. 독자로서, 평론가로서 하루키가 좀 더 큰 주제에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저자의 바람은 계속 이어진다. 가능하면 앞으로도 신봉자들의 울타리 밖으로 나가주었으면 좋겠고, 상처 입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일본의 소설가들과도 대등한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고 조언한다. 또 일본 문학계와 '화해'하기를 권하고 어리석은 비평가들의 조소를 받아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덧붙인다. 하지만 이 관록 있는 문예평론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책 곳곳에서 하루키를 향한 애정과 응원이 절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 소설가에게는 변변한 비평적 대응이 현저하게 부족하다. 달짝지근한 '순풍'에 질식할 것만 같은 작가이니 가끔은 이런 매정한 바람을 맞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상당히 터프하고 총명한 소설가이니 오히려 환영해주지 않을까?" 이 책은 하루키를 아는 독자, 모르는 독자, 좋아하는 독자, 질색하는 독자 모두가 똑같이 공평하게 읽을 수 있는 소중한 한 권의 책이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문학을 이분하는 문학관에
돌을 던져주자"


2017년 2월 24일, 불황으로 그늘졌던 일본 서점가에 정말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1Q84] 이후 무려 7년 만에 내놓은 본격 장편 [기사단장 죽이기]가 출시된 날이었다. 출간 시 제작 부수만 본다면, 총 130만 부를 찍은 이번 신작은 총 70만 부 찍은 [1Q84] 때보다 하루키 브랜드가 훨씬 큰 폭발력을 갖추고 귀환했음을 시사한다. 하루키 앞에 불황은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세계적인 메가 셀러 작가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책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렵다]는 더 이상 그런 틀에서 하루키를 바라보기를 거부한다. 오히려 해외에서 큰 인기를 거머쥠과 동시에, 일본 국내에서 그의 문학을 진정으로 논의할 기회가 사라져버린 사실에 주목한다. 일본 문학계 전체가 무라카미 작품의 인기와 상품성에 무릎을 꿇었고, 그래서 그의 작품이 다른 고급한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 따져볼 수 없게 된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는 절반은 비평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몇 년 전 참석했던 어느 심포지엄에서 받은 충격이 이 책을 쓴 동기가 되었다고 밝힌다. 거기서 만났던 한국과 중국 등 이웃 나라의 걸출한 문학자들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거의 읽지 않고 있다는 점, 심지어 그의 작품을 대중에 영합한 젊은이 취향의 문학, 양질의 엔터테인먼트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실상을 접한 것이다. "문학을 이분하는 문학관, 거기에 돌을 던져주자." 저자는 이런 모티프를 발판으로 하루키가 지닌 문학가로서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하루키 팬들 이상으로, 현대 지식인과 문학가에게도 하루키가 중요한 존재임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전한다. 한마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은 다가서기도 이해하기도 그렇게 쉽지 않다, 가볍게 보아선 안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루키의 문학적 성취를 돌아보는 일이 새삼스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존 문학계로부터 여전히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억압의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한 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은 우리가 그를 '스타 작가'로만 인식하는 동안 정작 놓쳐버린 그의 문학의 진정한 면모를 이야기하며 새로운 감상의 전환을 시도한다. 성공한 작가, 유명 인사의 사적인 이야기는 접어두고, 오로지 문학적 측면에 초점을 둔 깊이 있고 절묘한 작가론이 펼쳐진다.

"너무나 행복한 작가론"
"모든 작품이 단단히 납득할 수 있는 형태가 된다"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에 관한 글을 많이 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주 진지하게 하루키가 달성한 문학의 실질을 가늠하고자 하며, 하루키의 인기를 장기간 경시하던 문학계와 달리, 그가 나쓰메 소세키와 다자이 오사무에게서나 볼 수 있었던 놀랍고도 폭발적인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다고 평한다.
데뷔작에서부터 여러 유명 장편과 단편은 물론이고 소설가로서 새롭게 시도했던 논픽션, 여러 대담 및 인터뷰, 그리고 해외 수상 소감까지 하나하나 짚어내면서 그 속에서 작품들을 시기별로 구분하고 보다 명료하게 그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그때그때 하루키가 무엇을 토대로, 어떻게 써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비평의 성격을 띠는 글이지만 딱딱하고 어렵지 않다. 중간중간 꽤 흥미롭게 읽히는 내용들이 많다. 예를 들어 국내에 [69]라는 소설로 잘 알려진 또 다른 무라카미인 무라카미 류와의 비교, 아쉬웠던 아쿠타가와상 심사평, 3권이 출간되면서 오히려 미진한 느낌을 준 [1Q84]에 얽힌 이야기, 인터뷰어로서 평범한 사람들을 취재하고 다녔던 또 다른 하루키를 이야기하는 부분 등이다. 이외에 기존 근대문학의 바탕을 이루던 '부정성'의 개념을 하루키가 어떻게 넘어섰는지, 그리고 이것이 아쿠타가와상 심사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 등등 저자의 다양한 통찰이 엿보인다.
이 책은 하루키 자신과 사회의 거리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에 관한 비평에서 이미 여러 번 회자된 바 있는 '디태치먼트'와 '커미트먼트'라는 개념을 여러 작품에 따라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하루키 문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 두 키워드를 통해 통사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로써 사회와 인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언제 어디에 머물렀는지, 또 작가 하루키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왔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하루키는 2017년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 대학살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우익 세력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기도 했는데, 그처럼 역사를 기술하는 태도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짐작할 만한 대목들이 눈에 띈다.
그의 엄청난 인기에 비해 국내에 소개된 비평은 별로 많지 않다. 이 책은 어느덧 칠순을 앞두고 있는 이 영원히 '젊은' 작가를 이전보다 훨씬 폭넓은 시선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역시 어쩌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렵다'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목차

시작하며_ 야구모자를 쓴 문학?

부정성의 행방 1979-1987

1장 획기적인 데뷔작
긍정적인 것을 긍정하는 것
벤야민의 '새로운 천사', 그리고 바람의 노래

2장 싸우는 소설가 - 초기
중국을 향한 눈길
가난한 사람들과 작은 이웃
'우치게바'로 죽은 사람에 대한 관심

3장 개체의 세게 - 전기
소비사회의 도래
부정성에서 내폐성으로

자석이 작동하지 않는 세계에서 1987-1999

4장 쌍의 세계 - 중기
연애소설의 탄생
역사 기술 쪽으로

5장 시대와의 알력 - 전환기
1995년이 태도 변화
무라카미 하루키, 무장 해제되다

어둠 속으로 1999-2010

6장 아버지 또는 아버지에 준하는 이와의 갈등 - 후기
더 작게, 더 멀리
환유와 이계와 '전체적인 유'
아직 다 쓰지 못한 이야기

맺으며_ 거대한 주제와 조그만 주제
후기_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옮긴이 후기_ 버티기 혹은 밀어내기를 넘어서

본문중에서

지금 일본 문학계는 그를 배제할 이유가 없어 두 팔 벌려 맞이하려 하지만, 이는 무라카미 작품의 문학적인 힘에 의해 종래의 사고방식과 문학적인 가치 기준이 달라져 일본 문학계 스스로가 변화한 결과가 아니었다. 요컨대 패기를 잃은 일본 문학계 전체가 무라카미 작품의 인기와 상품성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 하겠다. 불만을 품었던 무리들이 투덜거리면서도 승복한 것이다. 이 때문에 무라카미의 작품이 정말 국내외의 다른 고급한 문학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 있다면 그것은 어떤 힘인지를 따져보는 문학적 견해의 나눔의 '장', '기회' 또는 그 '권위'가 사라지고 말았다.
이는 절반은 비평의 후퇴를 의미한다.
(/ '야구모자를 쓴 문학?' 중에서)

왜 명백히 재능과 자질 면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능가했으며 [코인로커 베이비스]로 그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던 무라카미 류가 아니라, 보다 작은 두 번째 태풍이라 받아들여졌던 무라카미 하루키 쪽이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우뚝 선 것인가? 그 연원이 데뷔작에 이미 밝혀져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 '긍정적인 것을 긍정하는 것' 중에서)

그들은 무라카미가 '젊게 치장하고' 대중적인 인기는 있지만 지식인들과 문학자들 사이에서는 존경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 말은 즉 무라카미의 문학에 부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뜻이다. 아마도 스스로는 자각하고 있지 않겠지만 그들은 1980년을 전후한 시기에 아쿠타가와상 심사위원을 맡았던 일본의 소설가들과 마찬가지로 그 점이 불만이었던 것이다.
(/ '벤야민의 새로운 천사, 그리고 바람의 노래' 중에서)

열쇠는 폭력과 죽음과 섹스에 있다. 이 세 가지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 통과해서 어떻게 '전쟁의 기억'에 도달하고 '반전(反戰)과 비전(非戰)의 의지'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나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가 일본인들의 전후 '저승 순례'의 선구적 예라고 생각한다.
(/ '역사 기술 쪽으로' 중에서)

[1Q84] BOOK 3이 끝난 지금, 간단하게 말해서 이런 질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정의를 따라 살인을 저질렀던 자는 그 정의에서 벗어났을 때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
무라카미가 [해변의 카프카]에서 '세계에서 가장 손상된 존재는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부딪혔던 것처럼, 여기서는 세계를 뒤흔드는 이런 질문에 봉착해 있다. 그리고 나는 이에 답하는 곳까지 가지 않으면 무라카미는 이 소설을 다 썼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아직 다 쓰지 못한 이야기' 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로운 책이 나오면 읽게 된다. 그러고는 어떤 자극을 받아 글을 쓴다. 그 축적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렇게 부지런하거나 인내심 많은 독자가 아닌 나로서는 이처럼 지속적으로 읽게 되는 소설가, 특히 동시대의 소설가는 드물다.
(/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중에서)

저자소개

가토 노리히로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문예평론가. 2004년 구와바라 다케오 학예상 수상

생년월일 1958~
출생지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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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한 후, 1987년 쇼와 여자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오츠마 여자 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겐지 이야기』『창가의 토토』『냉정과 열정 사이』『박사가 사랑한 수식』『먼 북소리』『7월 24일 거리』『내 남자』『시간이 스며드는 아침』『다잉 아이』『오 해피 데이』『뻐꾸기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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