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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키타자와에 대하여

원제 : 下北澤につい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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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자유로운 이 동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어른이 되어도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고 있었다.”
비행기 대신 책으로 떠나는 장거리 여행

일본의 국민작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키친』의 요시모토 바나나가 자유로운 분위기의 동네, 시모키타자와에서 살면서 겪은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이제는 시모키타자와 토박이가 된 요시모토 바나나. 처음부터 이곳에 정착할 계획은 아니었다. 그저 대학생 무렵, 시모키타자와의 주택가에서 훤칠하고 멋진 남자와 스타일 좋고 섹시한 여자가 검은 옷으로 휘감고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한 로커 부부의 모습을 본 것이 인상 깊게 남았다. 다른 동네였다면 소문이 나돌 만큼 파격적인 모습이었는데 이곳에선 그저 자연스럽기만 했다.

이 책을 쓰던 당시 마흔 여덟 살이었던 바나나는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어른이 되어도 된다는, 당연한데도 어려운 삶의 방식이 실제로 어떻게 멋지게 이루어지는지를 이 에세이를 통해 보여 준다.

같은 시대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던 장거리 여행이 단절된 지금, 책으로나마 낯선 타지에 대한 갈망을 채워보면 어떨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적당히 혼돈스럽고 절묘한 균형감을 가진 시모키타자와의 거리를 걷는 듯한 신선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시모키타자와 거리를 걸어보기 바란다. 다리가 뻐근해지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또 걷는다. 무수한 사람들이 울고, 웃고, 마시고, 토하고, 꿈을 잃고, 실연하고, 또는 행복을 찾으면서 이 길거리를 몇 번이나 걸었다. 길에는 투명하게 겹쳐진 유령처럼 흔적이 남아 있고, 그 흔적은 아무리 풍경이 달라져도 여전히 기척으로 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그것이 거리가 지닌 깊이이며 슬픔이며, 또 좋은 점이기도 하다.” (30~31쪽)

출판사 서평


“무언가를 선택한 사람과 흔들림 없는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소설 창작과 육아 속에서 정신없이 하루를 해치우며 살았던 한 시절의 기록

자유분방한 생활 가까이에 살아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 그리고 입시 시험을 완전히 망치고 아버지와 유유자적 거닐었던 시모키타자와의 써늘한 공기 등의 우연한 추억이 모여 어느 샌가 그녀는 시모키타자와에 흘러들었다. “거리가 꿈을 꾸었던 시절의, 그 꿈의 기운을 지닌 채 창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울리는 그곳으로.

어른들이 생필품을 사기 위한 북적거림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미래를 만들기 위한 북적거림’이 가득한 시모키타자와의 매력은 마흔에 아이를 낳아 키우느라, 남편은 바쁘고, 노쇠한 부모님까지 돌보느라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바빴던 그녀에게 적당한 자유와 위로가 뒤섞인 소중한 추억을 선사했다.

벌써 열한 살이 된 아들은 밤에 엄마와 함께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깊은 밤 출출하면, 일 때문에 늦게 돌아온 내게,
“엄마, 뭐 먹으러 안 나가”
하고 슬쩍 옆구리를 찌른다.
돌아보면 나도 그랬다. 나도 어렸을 때, 밤늦게 배가 출출한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고 라면을 먹으러 가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었다. 루틴에서 벗어난 시간에 평소와는 다른 일이 생기면, 설렌다. 아이란 그런 존재이다.
나와 아들은 그 시간에 힘을 내서 선술집이나 만두 가게 ‘오쇼’에 간다.
그는 이제 자기 입맛대로 메뉴를 고른다. 그것도 큰 변화다. (40쪽)

시모키타자와는 확실히 다른 동네와 조금 다르다. 위층에 새끼 돼지가 살고 있어 밤중에 뒤뚱뒤뚱 천장을 울리기도 하고 새벽까지 글을 쓰고 있으면 건너편 건물에 역시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창문이 있어 외롭지 않다. 쇼핑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생맥주 한 잔을 마시고(아이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아스라이 취해 해 저문 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여유가 있어 더욱, 어린 아이와의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이 그토록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으리라.



“한 번이라도 누군가의 천사가 되었던 사람은, 반드시 행복해진다.”
인생이 살 만하다고 느껴지는 19가지 처방약 스토리

집안일과 육아가 적성에 맞지 않았던 바나나의 일상은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등의 잡다한 일에 언제나 운전을 도맡아 준 서점 사장님이나, 음악 페스티벌에서 자기 인생을 멋지게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여 준 시나 씨 등 일상의 영웅들 덕분에 깨알 같이 풍요로운 나날로 변모했다.

이는 그저 시모키타자와의 선물만이 아니라, 타인을 깊게 들여다보고 밝은 생명의 에너지를 찾아내고, 진심으로 그 호의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과 동반한다. 바나나는 너무나 아픈 상태에서도 화기애애한 가족이 운영하는 수프카레 집에서 그들이 뿜어내는 밝은 원기를 깨닫고 감사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그녀는 시모키타자와에서 그냥 지나치면 볼 수 없는 면면에서 반짝이는 소중한 단상을 건져 올려 이 책에 낱낱이 기록했다.

“사랑을 받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무언가가 순환된다.
그것이 인간관계, 각자의 무거운 문제마저 풀린다. 그런 식이면, 괜찮다.” (114쪽)
“감사, 그 정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이다.” (101쪽)
“그럼에도 그가 해 보자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실현에 옮긴 것 자체가, 영웅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서 엄청난 것을 보고는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158쪽)

물론 만나서 좋았던 경험만큼,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공허해지는 일도 있다. 차를 마셨던 마음 평안한 서점, 아이와 함께 잡다한 장난감을 골랐던 희귀한 가게가 별안간 어떤 이유에서 속속들이 사라져 간다. 울트라맨과 가면 라이더를 함께 보던 아들은 어느새 게임의 세계로 옮겨 간다. 그러나 한 시절의 마감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도 인생.
우리의 시모키타자와에는 아직도 지친 마음을 치유해 주는 멋진 가게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는 것을 주목하는 힘이 곧 인생의 원동력에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이 책은 알려 준다.

“그리고 여러분도 언제든 이 멋진 동네 시모키타자와에 놀러 오세요. 그리고 만약 마음에 들면 눌러살아도 좋겠죠.” (172~173쪽)

목차

흐르고 흘러 7
걸어서 21
책의 신 35
인생의 다양한 시대 49
「울트라맨」과 「가면 라이더」 63
그 시절의 피리카탄토 서점 76
천사 89
고마울 뿐인 관계 103
영화 118
정주? 이동? 133
영웅들 146
너는 나를 알고 있다 160

------뒷이야기------
1 「이지 라이더」 174
2 그야말로 뒷이야기 179
3 나 자신이 걱정 183
4 작품들 187
5 기묘한 여행 191
6 시모키타자와의 오노 마이 씨 196
7 정말 위험한 현장 201

본문중에서

찬찬히 관찰해 보니 시모키타자와에는 뭐 하는 사람인지 정체 모를 어른들이 요란한 차림으로 대낮부터 어슬렁거렸다. 술집도 초저녁에 이미 북적거렸다. (18쪽)

그래서 정작 내가 꿈꾸었던 생활은 하지 못했다.
인생의 그런 시기는 완전히 지나간 때였다.
그런데도 가끔 늦은 밤에 아이와 함께 쇼핑가를 거닐다가, 아직 열려 있는 아는 사람 가게에 훌쩍 들어가 가볍게 한잔할 때, 내 마음속에서 저 ‘70년대의 꿈’의 조각이 반짝 빛나곤 했다. (20쪽)

이미 부모님이 없는 나는 알고 있다. 머지않아, 일시적이지만 아이는 부모를 떠나 자기 세계로 간다. 부모가 아예 없는 세계다. 그곳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동안, 부모는 만나면서도 만나지 않은 듯한 느낌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시 마주했을 때, 부모의 인생은 이미 종반에 접어들어 있어, 어렸을 때처럼 추억을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41쪽)

나는 그다지 뒤를 돌아보지 않는 편이다.
바쁘다는 이유도 있으니까, 늘 앞으로 전진.
다만 하는 일이 그래서 늘 머리 안에 아무튼 많은 것을 보존하고 있다. 진공 팩에 공기와 바람 냄새와 그때의 기분까지 모두 담아서. (49쪽)

할머니가 있을 때는 파릇파릇 기운차게 자랐던 식물들.
길 건너 2층집의 창가라서, 내 마음대로 물을 줄 수도 없다. 매일 바라보는 눈앞에서, 그들은 완전히 메말라 버렸다.
나는 끝나 가는 것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이제 곧 우리 부모님에게도 닥칠, 언젠가는 내게도 다가올, 사그라지는 무언가의 철학 같은 것.
그런 느낌이 들었다. (53쪽)

하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날들 속에서도,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네네, 그렇게 하세요.” 하며 상대에게 양보하는 일이 조금씩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때를 봐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다소나마 그렇게 하고 싶다.
돈이나 육체는 쉬이 넘겨줄 수 없지만, 시간과 마음은 가볍게 양보할 수 있다면 좋겠다. (74쪽)

아이가 어렸던 시절이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매일 읽고 가지고 놀았던 그림책과 장난감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지만, 그래도 지금의 아이를 만날 수 있어 기쁜 것과 마찬가지다.
나의 인생,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지금’이라는 시간뿐이니까. (117쪽)

쓰키마사에서는 어린 손님이 오면 나갈 때 사탕을 준다.
우리 아이는 그 별 모양 사탕을 언제나 기대하고 갔다.
“아이들이 크면서, 이제 사탕은 필요 없다고 하는 날이 오더군요. 그 과정을 죽 지켜보았어요. 기쁘기도 하고, 왠지 아쉽기도 하고. 이 아이에게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요.” (126쪽)

그러나 또 하나의 나는, 정말 그런 생활을 하고 싶었다.
얌전하게 시집가서, 혼인신고도 하고, 사람 돌보기를 좋아하고, 수동적이며 어리광도 부리는, 만약 다르게 자랐다면 존재했을 나.
그 나는 과연 어떤 것을 행복이라 여기고, 뭘 후회할까?
그 비 내리던 밤,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우에노 거리에서, 또 하나의 내가 외쳤던 그 인생은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155~156쪽)

나는 동물을 ‘존경한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보다 훨씬 대단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의 가장 이상적인 죽음은 노쇠로 인한 죽음이다.
죽기 직전까지 비틀거리며 화장실에도 가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다가, 점차 입이 짧아지지만 깡마른 선까지는 가지 않고, 때가 오면 가족이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다 모이면 “그럼 안녕.” 하듯이 숨을 거두는 죽음.
나는 그런 죽음을 몇 번이나 경험했다. 언제나 슬펐고, 함께 지낸 세월이 긴 만큼 상실감도 컸지만, 나중에는 상쾌한 바람 같은 존경심이 생겨나는 죽음이었다. (144쪽)

그때 나는 젊었고, 정신없이 놀지는 않았지만 뭘 배우고 있는지는 몰랐다. 어디에 살고 싶다는 건 꿈같은 얘기에 지나지 않았고, 여권을 만들자는 생각조차 없었다. 자신의 인생을 직시하지도 못했다. 어떻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일단은 작가가 되자, 아무튼 문장의 프로가 되자, 그러면 소설이 나를 어딘가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147~148쪽)

무엇이든 인터넷이 가르쳐 주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이, 자기를 고양하는 정보는 이렇게 하나하나 자기 몸으로 운명을 조종하면서 모아야 한다는 것을, 나는 순간적으로 배웠다. (151쪽)

선택할 수 없었던 인생을 꿈꿀 수는 없다. 하지만 선택할 수 없었던 인생이 내게 미소를 지어 줄 때, 언제든 그 인생에 부끄럽지 않게 존재할 수는 있을 것이다. (156쪽)

선물받은 과일이나 계란이 양이 많으면 나눠 먹고, 서로가 만든 책을 우편함에 넣기도 하고, 다녀오라는 인사도 나누고, 기분이 한층 밝아졌다. (171쪽)

저자소개

요시모토 바나나(吉本ばなな)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40724

1964년 일본 출생. 1987년 데뷔한 이래 '카이엔 신인 문학상', '이즈미 쿄카상', '야마모토 슈고로상' 등의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고 있다. 특히 1988년에 출간된 '키친'은 지금까지 2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바나나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열대 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하여 '바나나'라는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의 필명을 생각해 냈다고 하는 그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수많은 열성적인 팬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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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58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좌안 1·2』,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저물 듯 저물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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