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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체육교육을 다룬 이론서입니다. 체육교육의 기초적이고 전반적인 내용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개정판 프롤로그 /5
초판 프롤로그 /9

1 기의 스포츠와 도의 스포츠 /21
2 운동의 인문적 효과 /43
3 코칭의 심법적 차원 /67
4 하나로 코칭 /95
5 사이언스맨 혹은 르네상스맨? /129
6 가지 않은 길 /155
7 인문적으로 운동하기 /189

에필로그 /227

부록 1. 읽는 스포츠 목록 /241
부록 2. 보는 스포츠 목록 /257
부록 3. 인문적 스포츠 사례들 /269

개정판 프롤로그

인문적 스포츠의 길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스포츠가 한창입니다. 국제 스포츠는 물론 국내 스포츠도 흥행입니다. 프로스포츠는 물론 아마추어 스포츠도, 전문체육은 물론 생활체육에도 열광입니다. 한국 사람 치고 스포츠에 몰입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지경입니다. 하는 것, 보는 것, 읽는 것, 듣는 것 등 가능한 온갖 모습으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기 절정입니다.
그런데 양에 대한 집착과 몰두는 여전합니다. 질보다는 양입니다. 승률과 등위, 상금과 메달에 과도하게 주목합니다. 세속적 가치의 집합장이라고 하는 스포츠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기도 합니다. 어느 누군들 계속해서 지는 게임, 만년 하위 팀을 응원하고 지원하고 싶어 하겠습니까? 그렇기는 해도, 너무도 일방적이고 지나친 수준입니다. 감독과 선수의 소양, 관중과 해설자의 교양의 면면이 우려할 정도를 넘어 서 있습니다.
물론 잘하고 잘되는 측면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걱정이 엷어지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심화되는 부정적 결과들에 대해서 심란한 마음이 깊어질 뿐입니다. 스포츠를 전공으로 하고 그것을 훌륭한 것으로 만드는 사회적 책임을 부여받은 이로서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한 형편입니다.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개혁을 실현하지 못한 죄인의 심정으로 가득합니다. 그동안 무엇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그다지 가시적이지 못했습니다. 저의 최선은 “인문적 스포츠”라는 노력이었습니다. 이 책이 나온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체육계의 풍토를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이 책을 처음 내었을 때의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약간의 현실 속 반영이나 인구에 회자되는 정도의 반향은 바랐습니다. 지금 되돌아보건대 그 크기는 기대에 못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소간 위안되는 것은, 스포츠계의 현실을 개선하는 하나의 신선한 대안적 아이디어라고 인정해주는 일군의 사람들이 생긴 점입니다. 발표와 공유의 기회도 적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스포츠계에서 “인문학” “인문적 지식” 혹은 “인문적 관점” 등은 아직도 여전히 너무도 낯설고 받아들이기 익숙하지 않은 아이디어들입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러합니다. 현재 스포츠계의 주인은 과학입니다. 스포츠와 인문학은, 적어도 한국인들에게는, 아직까지는 그 연계와 관련이 분명하지 않은 그런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또다시 『가지 않은 길』을 가다듬어 내어놓고자 합니다. 저로서는 애착이 가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1990년대 『체육의 역연금술』에서 기존의 관점과 철학을 비판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후 대안 모색의 과정을 거쳐서 『가지 않은 길』을 통해 한 가지 새로운 스포츠교육철학의 기초를 마련하였습니다. 하나같이 동일한 결론의 글들을 초점만 약간씩 바꾸어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낸 것에 대하여 따끔한 충고의 말씀을 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똑같은 주장을 반복하여 지루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합니다.
이 개정판 『가지 않은 길』은 초판의 형식과 취지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합니다. 반복이 지루함을 가져다주기는 하지만, 튼튼한 기초를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입니다. 계속되는 반복에 이 책의 장점이 있다고 말씀해주신 분도 계십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글 한 편으로 사람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그런 훌륭한 글을 써낼 수 있는 대가가 못 됩니다. 그러니 제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이란 여러 편을 쓰되 조금씩 다른 내용들을 덧붙여 가는 지속적 반복의 글쓰기일 뿐입니다.
바라건대, 독자들께서는 이 점을 양해해 주시기를. 그것이 이 책의 미덕이기도 하오니. 혹시 비슷한 관점에서 좀 더 다양한 주제와 내용들을 기대하시는 분들께서는 『가지 않은 길 2, 3』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인 이 책은 그냥 그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다만 수정과 교정이 필요한 곳을 찾아내고, 편집의 꼴을 보기 좋게 새로이 하였습니다. 이후에 쓴 하나의 글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부록에 인문적 스포츠와 관련된 읽는 스포츠와 보는 스포츠 목록을 추가하였으며, 실제로 개발된 인문적 스포츠 프로그램의 사례들을 간단히 소개하였습니다.
저는 여전히 남들이 가지 않은 길 위를 걷고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길이므로 끝까지 가게 될 것입니다. 그 끝나는 대상은 제 인생이나 커리어입니다. 길의 끝이 아닙니다. 제가 가는 길에는 종착지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길은 끝없는 길입니다. 초판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그 길 위에서 만나게 될 길동무들에게 바칩니다.

최 의 창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