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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의 해고일기 : 쌍용차 투쟁 기록 2009~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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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창근
  • 출판사 : 오월의봄
  • 발행 : 2015년 02월 05일
  • 쪽수 : 43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7889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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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해고는 살인이다. 응답하라 쌍용차!

    2014년 11월 13일 대법원은 서울 고법이 "쌍용차 정리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했던 사건을 파기하고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정리해고는 유효하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이 판결을 듣고 모두 넋을 잃고 말을 잇지 못했다. 2,000일 동안 힘겹게 이어왔던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싸움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창근 실장은 이 순간을 이렇게 기억한다. "대변인인 나는 어떤 이야기를 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우리는 어떤 다짐을 했고 어떤 종류의 결심을 전했다. 그러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도망치고 싶었고 시간을 그저 멈추고 싶었다."(/ p.418) "대법원을 향해 있는 힘껏, 토악질을 해대고 싶었지만 웬일인지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흔한 절규 섞인 외침도 없었다. 물방울 떨어지듯 흐르던 시간이 기어코 얼어버렸다."(/ p.412)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그는 지금 쌍용차 평택공장 굴뚝에 올라가 있다. 고공농성을 하며 그가 외치는 구호는 여전히 "해고자 복직"이다. 벌써 6년이 지났는데도 구호는 여전히 똑같다.

    출판사 서평

    해고 노동자 이창근의 절망과 희망의 기록
    "그는 종군기자였다.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에 핏발이 곤두선 눈엔 불안과 짜증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늘 통화중이었다. 했던 얘기 또 하고, 했던 얘기 또 하고. 그 역할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가장 고통스러운 역할. 고통을 설명하는 일, 절망을 말로 전달해야 하는 일. 절망의 벼랑 끝에서 웃으며 희망을 말해야 하는 일. 우리의 해고는 부당했습니다. 그래서 우린 너무 억울합니다. 그 억울함을 안고 26명이 죽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복직입니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를 꼭 듣고 싶습니다. 그가 6년째 하고 있는 말. 6년으로도 모자라 마침내 굴뚝에까지 올라가서 외치는 절규."(6쪽, 김진숙 ‘추천사’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말처럼 이창근 실장의 역할은 "고통을 설명하는 일, 절망을 말로 전달해야 하는 일"이다. 그는 2009년 공장 점거 파업 당시 노조의 대변인이었으며 지금까지 언론 담당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물을 머금고 쓴 보도자료들이 해고 노동자들의 현실을 한국 사회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책을 펴냈다. 제목은 [이창근의 해고일기]. 제목 그대로 그가 해고된 뒤부터 쓴 글을 모은 것으로, 여기에는 절박함과 간절함, 희망의 마음이 버무려져 있다. 실제로 그는 글쓰기를 좋아하며, 글을 잘 쓰는 노동자이기도 하다. 쌍용차 문제가 이만큼 널리 알려지게 된 것도 그가 꾸준히 글을 써서 알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1부 ‘파업,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는 2009년 공장 점거 파업을 왜 시작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진압되었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르포 형식으로 적은 글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우리의 투쟁을 스스로 기록하지 못했다. 쌍용차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이 글은 후일담이 될 수 없으며, 과정의 기록이고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이다."(/ p.17) 곧 이 글은 노동자가 자신의 경험을 스스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2부에서부터 5부까지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쓴 글을 시간순으로 묶은 것이다. 때로는 고통스럽게 죽어간 동료들에 관해 말하고, 때로는 냉철하게 해고의 부당함을 논하고 있으며, 때로는 밝은 목소리로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쌍용차 문제뿐만 아니라 이 기간 동안 한국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이 노동자의 눈으로 해석되어 있다. 또 한국 사회의 구조와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이 노동자 이창근의 시각으로 적나라하게 포착되어 있다. "한국 사회의 다이내믹한 변화와 압축 성장의 후과는 삶의 변두리로 다수의 노동자 민중을 밀어내고 있다. 계층 내 경제적 위계질서가 삶의 순번과 인간 질서로 자리 잡은 신자유주의의 안락한 공간 어디에도 이젠 주변인들의 자리는 없다."(/ p.135)

    그렇지만 이 책은 ‘절망의 기록’이다. 그 6년 동안 해고 노동자들은 복직을 위해 수많은 일을 기획하고, 투쟁해왔다. 하지만 매순간마다 공권력과 자본은 그들의 노력을 무위로 만들었다. 책은 뒤로 갈수록 쌍용차 노동자의 사망자 수가 늘어가고, 그럴수록 해고자들의 고뇌와 절망은 깊어져만 간다. 그렇지만 이 책은 ‘희망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 수많은 절망의 순간을 딛고 매번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제력을 상실한 자본의 무한 착취를 그나마 제어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해고 노동자들에게 접을 수 없는 꿈이 있다. 노동자로 당당히 살아가고픈 꿈. 노동 과정에서와 생산물로부터 소외되는 구조와 틀을 바꾸는 꿈. 어떤 이들의 꿈이다."(/ p.123) 이창근을 비롯한 해고 노동자들은 절망의 순간마다 다시 일어섰다. 그럴 때마다 노동자로서 성찰을 하며 또 다른 것을 기획해 이 사회와 연대를 해왔다. 추천사를 쓴 정혜윤 피디의 말대로 "그는 그가 아는 좋은 사람들과 나란히 어깨 걸고 영차영차 돌덩이를 굴리면서 우리가 아는 이 사회라는 구조물 말고 다른 구조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사회운동이 진화하고 있다고 느낀다. 수많은 ‘이창근’들은 공동체의 자원이다. 이런 희망, 오랜만이다. 감사하다."(정희진 ‘추천사’에서)

    2,646명: 해고가 일상인 시대, 쌍용차는 당신과 나의 문제
    "회사는 4월 8일, 기가 막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숫자인 2,646명을 정리해고 숫자로 발표한다. 조합원이 5,300명이었으니 둘 중 하나는 나가란 얘기였다."(/ p.21) "비정규직의 확산과 정리해고의 일상화라는 지긋지긋한 현실을 바꾸려는 끊임없는 힘과 연대야말로 쌍용차의 아픔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아닐까."(/ p.186)
    우리는 해고가 일상인 사회에 살고 있다. 2013년 한 해만 해도 정리해고를 당한 숫자가 38만여 명에 달할 정도다. 언제든 정리해고를 당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사회안전망은 완전히 무너졌다. 그리고 정부는 기업의 편에 서서 이를 용인해주고 있고, 이번 대법원 선고에서 보듯 법도 노동자들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창근은 쌍용차 문제는 "나와 당신의 문제"라고 말한다. 자본이 마음껏 정리해고를 할 수 있는 사회를 저지하지 못한다면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은 언제든 쌍용차와 같은 문제에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77일: 파업,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노조의 자구안과 대화 요청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사측의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방법은 파업뿐이었다."(/ p.23) "우리는 ‘먹튀자본’ 상하이자동차가 저지른 경영 파탄을 왜 노동자들이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가를 물으며 77일간 공장을 지키며 싸웠다.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한 까닭은 노동자도 공장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물리적으로라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p.293)

    사측의 정리해고에 맞서기 위해 쌍용차 노동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공장을 점거했다. 노동자도 공장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파업으로 맞선 것이다. 77일 동안 공장에서 버티며 싸웠다. "전기를 끊고, 물을 차단하고, 의약품마저 차단된 상황이었다. 환자는 속출하는데, 치료할 도리가 없었다. 물이 없어 화장실은 똥오줌으로 가득했고,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정신까지 혼미하게 만들 지경이었다. 배고픔의 고통보다 진압의 두려움보다 더한 절망감을 느꼈다."(/ p.33) 공장 안에 인권은 없었다. 물과 전기를 끊고, 의료품 반입도 막았다. 그리고 공권력은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쌍용차 노동자들의 파업을 진압했다. 2009년 1월 용산 남일당을 진압한 방식 그대로 이명박 정권은 쌍용차 노동자들을 진압한 것이다. 이때 진압을 지휘한 조현오는 ‘성공한 작전’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청장까지 지낼 수 있었다. 파업이 끝나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구속되었으며, 이창근 실장도 6개월 동안이나 감옥에 갇히게 된다.

    26명: 노동자가 죽어간다
    "급기야 2011년 2월 26일 쌍용차 무급자 임무창 씨가 숨졌다. 불과 10개월 전인 2010년 4월엔 그의 아내가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남겨진 아이는 둘, 통장 잔고는 4만 원이었다."(/ p.38)
    책을 읽어갈수록 노동자의 사망자 수가 늘어간다. 처음엔 ‘13’이었다가 책 말미에는 ‘26’이 된다. 엄마에 이어 아빠가 죽은 가정도 있었다. 끔찍한 죽음의 행렬이 아닐 수 없다. 이창근 실장은 이런 죽음이 있을 때마다 보도자료를 써서 알리는 일을 해야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죽음 때문에 쌍용차 문제가 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어쩌면 쌍용자동차 문제가 다시 사회적 이슈로 확대된 것은 가슴 아프게도 ‘이어지는 죽음’ 때문이었다."(/ p.38) 때로는 죽음이 쌍용차 문제를 압도할 정도로 사회적 반향이 컸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은 정리해고가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쌍용차 문제에 연대를 했고, 정부와 쌍용차에 해결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쌍용차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죽음의 단서와 가해자는 명백한데도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 그런 만큼 죽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 문제는 사람이 죽어가기 때문에 함께하고 연대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이 사회에 만연한 정리해고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나는, 당신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법과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p.40)

    47억 원: 해고자들이 내야 할 손해배상 금액
    "경찰과 쌍용차 회사가 해고 노동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우리더러 47억 원을 물어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해고 5년 동안 날품팔이 일용직으로 떠돌고 대리운전으로 밤길을 달렸던 지난 시간이 아스라이 부서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소식을 들은 아내는 "너무 가혹하다"라며 울먹였고, 고향에 계신 늙은 어머니께는 차마 말조차 꺼낼 수 없었다."(/ p.354)

    47억 원. 정말 ‘억’ 소리 나는 금액이다. 법정 연이자 20퍼센트를 적용하면 1시간에 10만 7,000원꼴, 하루에 257만 원, 1년이면 이자만 9억 4,000만 원이 되는 돈이다. 이 돈은 쌍용차 노조가 경찰과 회사에 갚아야 할 손해배상액이다. 물러설 곳이 없는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했다고 해서 물어내야 하는 금액이다. 정리해고를 당한 것도 노동자이고, 경찰 진압에 맞고 병든 것도 노동자이며, 결국 감옥에 가고 공장에 쫓겨난 것도 노동자인데 돈까지 물어내라는 것이다. "해고 노동자들이 변제할 능력도, 의사도 없음을 경찰과 회사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천문학적 금액을 청구한 것은 표적 손배이며 본보기 손배가 아닐 수 없다."(/ p.355) 이를 계기로 ‘4만 7,000원 노란봉투 프로젝트’가 벌어지기도 했다. 47억 원을 10만 명이 4만 7,000원씩 나눠 내자는 것으로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2,000일: 이 땅에 살기 위하여 굴뚝에 오르다
    "까마득한 시간이 하얗게 머리 위에 내려앉았다. 정리해고를 막겠다며 겁 없이 경찰 특공대의 진압을 온몸으로 막아섰던 시간들이다. 한여름 공장 옥상에서 최루액을 몽땅 뒤집어쓰고, 사회적으로 빨갱이라 불렸다."(/ p.403)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한국 사회를 향해 던진 질문에 사회는 응답했다. 정리해고 폐해와 비정규직 남용의 문제가 대선 시기 공약으로까지 밀어 올라간 것이다. 사회적 논의는 불이 붙었고 뭐라도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또 제자리걸음이었다. 무겁게 밀어 올린 돌덩이가 다시 산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체념의 반복이었다."(/ p.404)

    2014년 11월 11일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맞서 싸운 지 2,000일이 되는 날이었다. 그 긴 시간 동안 해고 노동자들은 갖은 투쟁을 하며 ‘복직’을 요구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연대를 하며 희망이 보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또 원위치로 돌아왔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선거가 끝나고는 응답하지 않았다.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낙인찍기와 편 가르기 소재로만 삼고 있다. 대법원은 단 20초 만에 서울 고법의 "해고 무효"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해고 노동자들의 2,000일 동안의 노력을 무위로 만들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정리해고’ 사건에서만큼은 자본에는 신세계가 선물로 주어졌고 노동자에겐 무간지옥이 안겨졌다. 이미 곤죽이 돼버린 노동시장을 더 어떻게 유연화할 수 있고 누구를 위한 유연화란 말인가. 정리해고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한국 노동시장의 불안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텐가."(/ p.407)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노동자들은 2014년 12월 13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굴뚝에 올랐다. 이창근 실장과 김정욱 사무국장은 반드시 승리하고 내려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현재 굴뚝에서 농성 중이다. "이젠 이 지긋지긋한 쌍용차 문제를 풀자고 공장 안 동료들이 나서줬으면 좋겠다. 정리해고로 인해 공장 안팎이 무간지옥의 6년이었다. 이제 새 길을 쌍용차 구성원이 함께 만들자는 말을 이제 우리 스스로가 했으면 좋겠다. 마음이 동한다면, 결코 어려운 일 아니다. 이 바람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 p.426)

    이 책의 인세는 도서관을 짓는 데 쓰인다
    "여러분과 함께 작은 ‘분홍 도서관’ 하나 짓고 싶습니다. 이 책의 인세 전액과 오월의봄 수익금 일부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제 손으로 짓는 ‘분홍 도서관’의 소중한 밑거름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최근 또 하나의 일을 벌이고 있다. 바로 도서관을 짓는 것이다. 그 도서관은 죽어간 26명의 동료와 가족,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곳이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이 도서관을 스스로의 힘으로 짓겠다고 밝혔다. 그 첫 시작으로 이 책의 인세 전액과 오월의봄 수익금 일부가 도서관을 짓는 데 쓰일 예정이다.

    추천사

    크레인에서 내려오는 날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이 이창근이었다. 반가움보다는 미안함이 컸다.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면 난 아마 그를 붙잡고 한참을 울었을 것이다. 그가 희망버스 손수건을 목에 걸어줬다. 가장 뜨거운 환대. 그가 지금 굴뚝 위에 있다. 그가 내려오는 날. 그의 목에 이번엔 내가 손수건을 걸어주고 싶다. 고생했다고. 정말 고생 많았다고. 이번엔 끌어안고 좀 울고 싶다.
    - 김진숙 /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쓰기는 투쟁의 중요한 일부다. 아니, 기록이 투쟁이다. 역사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사회운동이 진화하고 있다고 느낀다. 수많은 ‘이창근’들은 공동체의 자원이다. 이런 희망, 오랜만이다. 감사하다.
    - 정희진 / 여성학 연구자

    이창근은 언제까지 이 시시포스의 돌덩이를 굴리고 또 굴려야 하느냐고 슬퍼도 하지만 내 눈에 그는 시시포스의 돌덩이를 굴리는 법을 알고 있다. 그는 그가 아는 좋은 사람들과 나란히 어깨 걸고 영차영차 돌덩이를 굴리면서 우리가 아는 이 사회라는 구조물 말고 다른 구조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구조물 안에는 명예로운 사랑 이야기와 낭만의 기미가 묻어 있는 윤리적인 모험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는 심장이 뛰는 한 인간으로 수년째 무사히 그리고 강하게 살아 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결국엔 가장 크게 웃으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꿈을 꾸게 만든다.
    - 정혜윤 / CBS 피디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뭐가 옳은 방향이니?"와 "현실적으로 뭐가 이익이 되니?" 선택 앞에 설 때마다 내 스스로에게 던져지는 질문이다. 매번 흔들리지만 마음이 가는 쪽을 또 선택해본다. 그 선택은 항상 가난을 향하고 있다. 왜 나 자신과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어 보이는 선택은 결국 가난으로 환원되는가. 이런 억울함이 밀려올 때 내게 전해진 이창근의 글을 읽었다. 그의 글은 말하고 있다. "당신의 존엄한 선택이 이 세상을 지키고 있다.
    - 김미성 / 치유 활동가

    목차

    추천사
    이번엔 이창근을 꼭 끌어안고 울고 싶다 _김진숙

    해고일기 1 파업,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쌍용차 투쟁, 저항을 넘어
    쌍용차 투쟁,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해고일기 2 노동자가 죽어간다
    통장 잔고 4만원, 빚 150만원...
    못난 아비가 아들과 함께 ‘희망열차 85호’를 탑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소금꽃 당신
    용역이 된 학생에게
    "나는 개다" 외치게 하는 회사
    소금꽃 당신 찾아 천릿길
    사라지지 말아요 당신!
    쌍용차 노동자, 송경동 시인을 면회하다
    공장으로 돌아가자!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돌아가지?
    어느 ‘성공한 작전’이 남긴 것
    어떤 이들의 꿈
    해고 졸업식
    노동자의 부러진 화살
    봄은 저항이 움트는 계절이다
    선거철, ‘해고계’라는 세상 읽기
    준엄한 호응, 경고의 응원
    왜 마름들은 갈수록 흉포해질까
    순자와 명자의 수난시대
    작업복 대신 상복을 입는 우리들

    해고일기 3 여기 사람이 있다
    일곱 살 주강이의 불안감
    대한문, 여기 사람이 있어요
    어버이날 날아온 해고 통보
    잔인한 죽음, 지독한 이별
    쌍용차, 스물두 개의 세계가 사라졌다
    쌍용차는 나와 당신의 문제
    웃음의 향을 피운 바자회
    해고는 살인보다 더하다
    작은 별들의 금빛 은하수
    한상균의 달은 어디에 뜨는가
    길 위에서 길을 만들다
    해고자의 나이테
    공병 줍는 무급자
    명백한 단서
    아무도 우리를 돌보지 않는다
    미안하다는 말 이제는 하지 않을게요
    한상균은 나왔지만...
    반복되는 오심, 정권의 편파판정
    전태일다리 ‘묻지 마 멱살잡이’ 사건
    쌍용차 청문회에서 밝혀야 하는 것들
    경찰은 새누리당 경비인가
    들리지 않는 목소리 듣는 쌍용차 청문회
    한풀이 범죄
    해고된 노동자는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청문회는 끝났다, 이제는 국정조사다

    해고일기 4 이 땅에 살기 위하여
    희망의 재구성
    까치밥을 남기는 마음
    중심 잃어가는 사회
    대한문에서 1박 2일 캠핑을
    부속품 2만 개 모아 자동차 만들기
    정 과장과 박 대리
    가면 우울증
    좌절의 순간 발견한 ‘플립사이드’
    쌍용차의 진실 찾기... 1루는 훔칠 수 없다
    경·검·법원의 오심 경연
    ‘노동중심성’의 수난
    귀가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의 영웅은 누구인가
    응답하라, 8월 24일
    장마는 빗물을 숨겨주지 않는다
    "이 땅에 살기 위해 우린 싸운다"
    쌍용차, 해고자는 외면할 텐가
    오늘은 당신이 기자가 되어주세요
    ‘노동’은 가장 아름다운 단어
    ‘힘내세요’라는 말이 버겁다는 그녀
    밀양 ‘희망버스’
    신대철 씨의 사과
    손해배상 47억 원, 이자만 1년에 9억 4,000만 원
    이젠, 국민이 ‘답’할 차례다

    해고일기 5 가느다란 신음 소리
    기록하지 않으면 미래도 있을 수 없다
    김밥 한 줄과 4만 7,000원
    항소 포기하고, 몸 던진 동료
    야속한 정치, 약속의 정치
    유성의 악몽을 쫓아내주세요
    쌍용차, 사명 변경에 1,000억 쓴다니
    젊음의 노트
    세상에 널려 있는 참혹함에 대한 침묵
    그들의 세계관
    그는 왜 평택 재선거에 나설까
    아픔 낳는 정치, 아픔 품는 정치
    법의 흠
    가느다란 신음 소리
    그날이 오늘은 아니다
    민주노총, 문제는 ‘판’이다
    누가 이 선량한 앵무새를 죽이는가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쌍용자동차 노조 투쟁 일지

    본문중에서

    조합원들 앞엔 몇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희망퇴직을 할 수 있었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었다. 파업엔 참여했지만 적당히 시기를 봐서 빠질 수도 있었고 회사에 정보를 넘겨 자신의 고용을 유지할 수도 있었다. 파업을 끝까지 함께한 이들은 이 같은 몇 가지 경우의 수를 택하지 않은 이들이다. 정리해고의 부당성과 상하이자동차의 먹튀 문제를 알고도 그냥 넘긴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 p.27)

    쌍용차 문제가 진정으로 해결되길 바란다면 쌍용차 노동자의 죽음 문제를 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고 슬프고 아픈 죽음의 문제를 걷어내고 쌍용차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을 때 쌍용차 문제는 드디어 해결의 방향으로 질주할 수 있다.
    (/ p.40)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리해고제도 자체에 대해 밀고 들어가는 힘이 생길 때 비로소 사태의 전말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분별한 정리해고가 노동자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는 노동 문제의 폭력성과 파괴성을 극복할 수 없다. 자본이 노동자에게 가하는 발가벗은 실체를 우리는 쌍용차 투쟁에서 경험했다.
    (/ p.41)

    쌍용차 투쟁을 통해 정리해고의 문제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고 나아가 언제든 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공공의 문제란 사실을 말해줄 때 우리는 힘이 났고 용기가 생겼다. 불안정한 고용판 위에 있는 우리들은 재수 없거나 운이 나빠서라기보다 이 시스템이 운용되고 유지되는 한 언제든 갈라지고 벌어진 틈 사이로 추락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말해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를 지치지 않게 만들었다.
    (/ p.55)

    즐겁게 투쟁하고 기쁘게 사랑하는 것. 몸을 가볍게 하는 것, 힘을 빼고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 이것이다. 살아남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다. 그렇게 살아갈 때만이 인간의 존재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풍부화된 인간으로 나아갈 수 있다.
    (/ p.83)

    2011년 한국 사회에서 정리해고라는 놈의 실체는 무엇인가! 개인이 잘만 버티고 굳게 결단하면 무력화시킬 수 있는 만만한 놈이던가. 그렇지 않다. 폭력적 해고로 인한 고통의 쓰나미가 이미 한반도를 뒤덮고 있지 않은가. 한진 경영진이 특별히 악랄해서, 또는 노조 집행부가 너무나 이기적이어서 이런 일이 벌어졌던가.
    (/ p.86)

    통제력을 상실한 자본의 무한 착취를 그나마 제어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해고 노동자들에게 접을 수 없는 꿈이 있다. 노동자로 당당히 살아가고픈 꿈. 노동 과정에서와 생산물로부터 소외되는 구조와 틀을 바꾸는 꿈. 어떤 이들의 꿈이다.
    (/ p.123)

    시키는데 어쩔 수 없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변명이다. 부당한 인권침해와 인간존엄 파괴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이 통용된다면 마름은 사라지기보다 확대될 뿐이다. 내부고발자를 법적으로 보호하듯, 이 시대의 슬픈 마름들에게도 윗선의 지시를 거부할 권리가 부여돼야 하지 않을까.
    (/ p.150)

    한국 사회처럼 투쟁하는 이들에 대한 악랄한 탄압이 존재하는 나라도 드물다. 어쩌면 투쟁하는 이들만이 자본과 권력의 실체를 발가벗기기 때문은 아닐까.
    (/ p.227)

    정치가 삶과 동떨어진 채 관념으로 치달을수록 노동자의 삶은 나락으로 곤두박질쳤다. 이것은 어떤 정부에서건 마찬가지였다. 이윤의 폭력적 수탈 도구로 전락한 해고의 일상화와 폭발 직전의 비정규직 양산은 향후 장바구니 경제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불안정성 위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 p.278)

    자본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자본을 이길 방법은 자본에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를 가두고 있는 갑과 을의 계약서를 찢어버리는 것, 돈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돈벌이에 아등바등하지 않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
    (/ p.323)

    쌍용차 문제가 대한민국 노동 문제의 중심은 아니다. 그러나 쌍용차 문제를 우회해선 노동 문제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국정조사가 쌍용차 해법의 유일한 수단 또한 아니다. 그럼에도 국정조사를 말하는 이유는 난마처럼 얽힌 쌍용차 문제를 가지런히 정리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수단이 국정조사이기 때문이다.
    (/ p.334)

    흠투성이 판결 앞에 해고자들이 있다. 그러나 쌍용차 해고자들의 6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가처분 재판에서 진 것뿐이다. 한편으론 쌍용차 문제를 법에만 맡겨둬선 어떤 해결책도 없다는 것이 확인된 재판이기도 하다. 쌍용차 문제는 한국 사회 아픈 단면이다. 함께 머리 맞대고 풀 수밖에 없는 사회적 재난에 가깝다. 법의 흠을 사회가 메워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 p.400)

    쌍용차 문제는 재난의 문제다. 인간이 만든 해고가 인간 삶을 부수는 인간 재난이 극단의 형태로 드러난 정치적 사건이다. 정치권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고 여전히 낙인찍기 의도와 편 가르기 소재로만 삼고 있다.
    (/ p.404)

    지친 마음에 포기하고 싶은 오늘이지만, 자판이 흐리게 보이고 엄마를 붙들고 소리 내어 울고 싶은 오늘이지만, 비탄의 시간 속에 무릎 꺾이고 심장이 타들어가 주저앉고 싶은 오늘이지만, 그런 개 같은 날이 오늘이지만, 이대로 이 모진 시간이 사람들 기억에서 삭아 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목구멍이 막히는 오늘이지만, 우리가 돌아가야 하는 자리에 서 있지 못하는 한, 그날이 오늘은 아니다.
    (/ p.408)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1973년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2남 5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집이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은 한 번도 보리밥을 내주지 않고 늘 쌀밥만 해주셨다. 2003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했으며 2009년 해고되었다. 2009년 공장 점거 파업이 끝나고 6개월간 구속되기도 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쌍용차 사태의 진실을 알려왔다. 울음을 참으며 쓴 보도자료들이 더 많았다. 해고 노동자들의 현실을 사회에 알리는 가운데, 자연히 ‘글쓰기’와 만났다. 글쓰기는 직접 겪은 고통의 기록이면서, 노동자가 보는 한국 자본주의의 민낯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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