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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패의 검성 미야모토 무사시 10 : 원명의 장

원제 : 宮本武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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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

    무예 고수들과의 60여 차례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역 출간됐다. 일본의 국민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에서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만화 [배가본드]의 원작이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 시리즈를 완결하는 10권으로,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미숙하기만 했던 ‘다케조’라는 허명을 버리고 검술가로서, 병법가로서, 예술가로서의 치열한 삶을 시작한 무사시의 방황과 고난과 성장의 여정이 장엄하게 마무리된다. 특히 검술의 천재라 불리면서 때로 필생의 숙적으로, 같은 검의 길을 가는 동지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경쟁자로 만났던 간류 사사키 고지로와의 마지막 대결은 이 책의 백미라 할 만하다.

    이 책은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묘사와 강한 필치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종합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또한 일본 문화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역자의 충실한 번역이 더해져 만화 [베가본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소설적 깊이, 무사시의 삶과 고뇌와 철학 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검 하나로 전설이 된 일본 제일의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

    60여 차례의 검술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치열했던 삶이 일본 대표 국민작가인 요시카와 에이지를 통해 다시 부활한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미야모토 무사시]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 [베가본드]의 원작으로,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묘사와 강한 필치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종합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역사소설과 액션 활극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무사시의 삶을 밀도 있게 다루는 한편, 이 소설을 대하소설로서의 위치까지 끌어올린다.
    잘 알려진 바대로 미야모토 무사시는 여러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쌍검을 사용하는 이도류(二刀流)를 창안해 일본의 여러 검술 유파를 제치고 정점에 오른 무사다. 하나의 장검을 사용하는 일도류(一刀流)와 달리, 무사시의 이도류는 서로 길이가 다른 두 개의 검을 사용함으로써 실전에서 즉각적인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다른 유파를 앞지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가 이도류를 창안하게 된 과정을 속도감 있는 문체로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눈앞에서 무사시의 시합이 벌어지는 것 같은 사실적인 대결 장면의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것처럼 당시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한다.
    [미야모토 무사시]의 또 다른 재미는 무사시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추적해 나가는 데 있다. 작가는 무사시의 일대기를 이야기하면도 주변 인물들이 그려나가는 에피소드를 놓치지 않는다. 무사시의 두 제자인 ‘조타로’와 ‘이오리’를 비롯해 무사시를 향한 눈물겨운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오츠’,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으나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적이 되는 ‘마타하치’, 무사시에 대한 깊은 원한을 갚으려는 마타하치의 어머니 ‘오스기’, 그리고 무사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자극제인 ‘사사키 고지로’ 등. 무사시와 끊임없이 관계하면서 그를 성장시키는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존재는 이 소설의 재미와 깊이를 더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한다.

    검술과 병법, 예술을 모두 섭렵한 미야모토 무사시
    그의 사랑과 인간적인 고뇌, 삶의 철학을 생생하게 말한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 내에서 존경받는 무예가 중 한 사람으로 탁월한 검술 실력뿐 아니라 병법가로서도, 예술가로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이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결정적인 사건들을 반추하면서 그의 생애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맨손으로 쇠뿔을 잘랐다는 ‘최배달’이 존경하여 스승으로 삼았다고 할 만큼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 내에서 무예가로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칭송받는다. 당대 손꼽히는 무예 고수들과의 목숨 건 시합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승리를 거머쥔 그는, 그러나 단순히 검술 실력만 뛰어난 무사가 아니었다. 뛰어난 병법가로서 무사시는 여러 유파의 고수들과의 대결을 통해 실전에서 가장 효과적인 검술과 병법을 찾고자 끊임없이 연구했다. 특별히 무예 스승을 두지는 않았지만 그는 시합을 통해 자신의 검술의 부족한 면을 찾았고 여러 병법서를 탐독하면서 ‘무(武)’의 이치와 원리, 지혜 등을 구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는 [오륜서(五輪書)]라는 자신만의 병법서를 남겼으며 오늘날 세계적인 병법서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예나 서예와 같은 예술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꾸준히 배우고 연구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워 나갔다. 그 결과 [고목명견도(枯木鳴鵑圖)], [포대관투계도(布袋觀鬪鷄圖)] 등 무사시의 화풍이 담긴 수묵화는 오늘날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무사시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과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이를 주변의 백성들에게 일깨워 주면서 당대에 필요한 정치란 무엇이 구하고자 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무사시는 전국의 패권을 두고 난립하던 당대의 다이묘와 막부의 정치를 바로 보게 되었고 정치에 대한 식견을 쌓으면서 올바른 정치가가 되고자 하는 포부를 세운다. 이는 당대의 무사들이 관직을 통한 입신(立身)에 뜻을 두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였다.
    소설 속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무사시가 걸어가고자 했던 길은 단순히 ‘칼을 잘 쓰는’, 자신의 이름을 떨치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평범한 무사의 길이 아니었다. 그는 검술와 예술과 정치와 삶을 하나로 연결시키면서 인간의 도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원리를 찾고자 했다. 그가 창안한 이도류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원대한 업적을 이야기한다. 세키가하라 전투 직후부터 숙명의 라이벌인 사사키 고지로와의 대결까지, 작가는 무사시의 행적을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리면서 그가 일생에 걸쳐 후대에 남긴 업적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그 단초들을 보여 준다. 즉 작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불꽃같았던 청년기의 삶을 그려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미야모토 무사시’를 다각도로 보면서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무가 선생/ 무위의 껍질/ 무일물/ 원/ 유모의 마을/ 풍문/ 관음/ 고쿠라 행/ 기다리는 사람/ 매와 여인/ 십삼일 전야/ 회합/ 해 뜰 무렵/ 빛과 그림자/ 어가수심

    본문중에서

    무사시는 그곳에 나타난 세 명의 사내가 누구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자신을 노리는 적을 맞아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무사시뿐 아니라 지금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소에 그런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살벌하고 무질서한 난세의 광풍이 완전히 잦아들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모반과 모략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으므로 모두 지나치게 조심스러웠고 의심이 많았다. 심지어 아내에게조차 마음을 놓을 수 없었고 골육 간에도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하는 풍조가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이제까지 무사시의 칼 아래 쓰러진 자, 혹은 그에게 패하고 세상에서 몸을 숨긴 자를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러한 패자의 일문과 가족까지 합친다면 그 수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었다. 정당한 시합이거나 무사시에게 잘못이 없는 경우였다고 할지라도 목숨을 잃은 쪽에서 본다면 무사시는 어디까지나 원수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테면 마타하치의 어머니와 같은 이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었다. 때문에 검의 길을 택한 자에게는 끊임없이 위험이 뒤따랐다. 하나의 위험을 베어 버리면 그것이 또 다른 위험을 잉태하고 적을 만들었다. 그러나 수행을 하는 자에게 있어 위험은 자신의 칼을 갈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로, 적은 훌륭한 스승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잠든 사이에도 방심할 수 없는 위험을 통해 단련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적을 스승으로 삼아야 했다. 더욱이 검의 길은 사람을 살리고 세상도 다스리며 스스로를 보리普提의 평온함에 이르게 해서 세상 사람들과 함께 영원히 살 수 있는 기쁨을 나누고자 하는 바람이기도 했다. 그런 지난한 여정 위에서 때로는 지치고 허무함에 사로잡혀 무위에 안주하고 있을 때, 목숨을 노리고 있던 적은 돌연 그 모습을 나타낸다.
    무사시는 야하기 다리의 도리橋桁에 몸을 바싹 숙이고 있었다. 그 순간, 나태함과 망설임이 온몸의 구멍을 통해 흔적 없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발가벗은 채로 눈앞의 위험에 노출된 생명의 고동을 느꼈다.
    “흐음.”
    적이 누구인지 확인하기로 마음먹은 무사시는 그들을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숨죽이고 있었다.
    (/ pp.30~31)

    삼나무 숲 속은 어느새 어두워졌다. 만베는 총총걸음으로 삼나무 숲 샛길로 사라졌다. 사람을 의심할 줄 모르는 오츠는 아직 만베의 이상한 거동을 의심하지 않았다. 오츠는 별생각 없이 산신을 모신 사당 마루에 걸터앉아 저녁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하늘은 점점 어두워져 갔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자 차가운 가을바람이 불고 있었다. 사당 마루에 떨어진 낙엽 몇 장이 바람에 날려 무릎 위로 떨어졌다. 오츠는 낙엽 하나를 손으로 집어 돌리면서 참을성 있게 만베를 기다렸다. 그런데 어리석은 것인지 순진한 것인지 흡사 소녀와 같은 오츠의 그런 모습을 보고 사당 뒤편에서 껄껄 비웃는 자가 있었다. 오츠는 깜짝 놀라 사당 마루에서 펄쩍 뛰어 일어섰다. 여간해서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 그녀였던 만큼 뜻밖의 일을 당하면 남들보다도 더 심하게 놀랐고 두려움에 떨었다. 사당 뒤에서 들려오던 웃음소리가 멎은 순간, 같은 곳에서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무시무시한 노파의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츠, 꼼짝 말거라!”
    “앗!”
    오츠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무슨 일을 당하면 얼른 도망을 치는 것이 좋은데 오츠는 그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꼼짝 못 하고 떨고만 있었다. 그때, 사당 뒤편에서 몇 명이 튀어나와 오츠 앞에 섰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들 중에서 오직 한 사람만 유난히 크게 보였다. 악몽을 꿀 때마다 나타나는 머리가 새하얀 노파였다.
    “만베, 수고했네. 사례는 나중에 하겠네. 그리고 여보게들, 저년이 비명을 지르기 전에 입에 재갈을 물려서 시모노쇼의 집까지 빨리 끌고 가게.”
    오스기는 오츠를 가리키며 염라대왕처럼 말했다. 향사인 듯한 네댓 명의 사내들은 모두 노파의 일족인 듯했다. 노파의 한마디에 사내들은 큰 소리로 대답하며 먹이를 놓고 싸우는 늑대처럼 오츠에게 달려들어 꽁꽁 묶어 버렸다.
    “지름길로.”
    “저리!”
    사내들은 오츠를 들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오스기는 뒤에 남아 그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았다. 오스기는 만베에게 약속한 수고비를 주려는지 준비해 둔 돈을 허리끈 속에서 꺼내 건네며 말했다.
    “잘될지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용케 꾀어서 데리고 왔구먼.”
    오스기는 만베를 칭찬하고는 다짐을 두었다.
    “이 일을 절대 입 밖에 내서는 안 되네.”
    (/ pp.79~80)

    이오리의 얼굴을 가슴에 안고 이렇게 말하는 무사시의 말에는 어딘가 마지막 유언인 듯 절실함이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가슴이 뭉클해져 있던 이오리는 무사시가 목숨을 귀히 여기라는 말을 하자 갑자기 울먹이더니 무사시의 품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나가오카 가에서 지내게 된 이후로 옷차림도 말쑥해졌고 앞머리도 묶고 하얀 버선까지 신고 있는 이오리의 모습만 봐도 무사시는 안심이 됐다. 그는 이오리의 모습을 보며 쓸데없는 말을 했구나, 하고 잠시 후회하기도 했다.
    “울지 마라.”
    무사시가 나무라도 이오리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고 무사시의 가슴은 그의 눈물로 흠뻑 젖었다.
    “스승님…….”
    “다른 사람들이 놀린다. 왜 우느냐?”
    “스승님은 내일모레가 되면 후나시마로 가시겠죠?”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겨 주세요. 이대로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은 싫습니다.”
    “하하하. 이오리, 너는 내일모레 일을 생각하고 우는 것이냐?”
    “많은 사람들이 스승님은 간류를 이길 수 없을 거라면서 어리석은 약속을 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럴 게다.”
    “분명 이길 수 있죠? 스승님, 이길 수 있으시죠?”
    “이오리, 걱정하지 말거라.”
    “그럼 이길 수 있으시죠?”
    “지더라도 깨끗이 지고 싶다고 바랄 뿐이다.”
    “스승님, 이길 수 없으실 것 같으면 지금이라도 먼 나라로 빨리 떠나면…….”
    “세상 사람들의 말 속에는 진실이 담겨져 있다. 네가 말하는 대로 어리석은 약속이기는 하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는데 도망친다면 무사도를 저버리는 것이 된다. 무사도를 저버리는 것은 나 혼자만의 수치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까지 저버리는 것이 된다.”
    “그렇지만 스승님은 생명을 사랑하라고 가르쳐 주셨잖아요.”
    “그랬었지. 그러나 내가 너에게 가르쳐 준 것은 모두 나의 단점들뿐이다. 나의 나쁜 점, 내가 할 수 없는 것, 미치지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것들뿐이었다. 너는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기 때문에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내가 후나시마의 흙이 되거든 그런 나를 교훈으로 삼아 목숨을 버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무사시는 말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이오리의 얼굴을 가슴에서 떼어 놓으며 말했다.
    “아까 그분에게도 부탁해 두었다만 사도 님께서 돌아오시면 말을 잘 전해 주어야 한다. 후나시마에서 뵙겠다고 말이다.”
    무사시가 그렇게 말하고 대문 쪽으로 가려 하자 이오리는 무사시의 삿갓을 잡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pp.176~178)

    뱃머리가 그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노를 젓는 사스케의 손이 소심해졌다.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섬에는 직박구리가 목청 높여 울고 있었다.
    “사스케.”
    “예.”
    “이 근처는 물이 얕군.”
    “바다 쪽 멀리까지 얕습니다.”
    “배가 바위에 걸리면 안 되니 무리해서 노를 저어 들어갈 것 없네. 곧 바닷물도 빠질 테니.”
    사스케는 대답하는 것도 잊고 섬 안쪽의 초원을 응시하고 있었다. 가늘고 키가 큰 소나무가 보였다. 그 아래 얼핏 진홍빛 옷자락이 펄럭이고 있었다.
    ‘고지로가 저기 와서 기다리고 있다.’
    사스케가 손을 들어 가리키려 무사시를 바라보자 이미 무사시도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사시는 그쪽을 바라보며 허리춤에 넣어 두었던 감물을 들인 수건을 빼서 네 겹으로 접더니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쓸어 올려서 동여맸다.
    칼은 배 안에 놓고 작은 칼을 차고 갈 생각인 듯 칼이 물에 젖지 않도록 거적으로 싸서 배 안에 놓았다. 오른손에는 노를 깎아서 만든 목검을 쥐고 있었다. 무사시가 배에서 일어서며 사스케에게 말했다.
    “이제 됐네.”
    그러나 아직 물가 모래톱까지는 물 위를 스무 간間이나 걸어가야 했다. 사스케가 두세 번 노를 크게 젓자 배는 급격히 앞으로 나아가더니 갑자기 바닥에 걸린 듯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양쪽 옷자락을 높이 치켜들고 있던 무사시는 배가 부딪히는 충격을 타고 물속으로 사뿐히 뛰어내렸다. 종아리가 잠길 정도의 깊이였다. 철벅철벅, 무사시는 빠른 걸음으로 뭍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손에 들고 있는 노로 만든 목검 끝이 그가 차고 가는 하얀 물거품과 함께 바닷물을 가르고 있다. 오 보步, 다시 십 보, 사스케는 노를 내려놓은 채 무사시의 뒷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온몸에 한기가 돌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때, 사스케가 갑자기 숨이 멎었다. 저쪽의 소나무 그늘에서 붉은 깃발이 펄럭이듯 고지로가 뛰어오는 것이었다. 햇빛 아래 장검의 칼집이 은빛 여우의 꼬리처럼 빛을 받아 반짝였다. 철퍽철퍽, 무사시는 아직 물속을 걷고 있었다.
    ‘빨리!’
    사스케가 이렇게 외친 보람도 없이 무사시가 뭍으로 올라가기도 전에 고지로가 물가까지 달려왔다.
    (/ pp.240~241)

    저자소개

    요시카와 에이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일본 요코하마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요코하마 출생, 본명은 히데쓰구(英次). 일본 대중문학의 일인자로 국민작가적 지위에 오른 소설가. 가난했던 가정 형편 탓에 소학교를 중퇴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1910년에 상경하여 단시短詩 동인에 들어가 인간관찰의 깊이를 더했다. 1921년 고단샤 잡지의 현상 공모에 당선, 이듬해에 신문기자가 되었다. 이후로 활발한 문학 활동을 전개하다 1925년에 비로소 요시카와 에이지라는 이름으로 '킹' 창간호에 작품을 발표하여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고 1926년에 [나루토 비첩鳴門秘帖]으로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초기에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설을 지향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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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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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니혼 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 기자를 거쳐 출판사에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비롯하여 『7일간의 습관』, 『게으름의 기술』, 『화를 다스리면 인생이 변한다』 등이 있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노르웨이의 숲』과 에세이『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비밀의 숲』,『재즈의 초상』 등의 초역과 감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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