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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정치 경제 체제전환과 글로벌 거버넌스』는 크게 6장으로 구성된 책이다. 글로벌 핵비확산 레짐과 구소련 3국 핵포기 촉진 요인 연구를 비롯하여, 중국의 경제발전과 글로벌 개발원조 거버넌스, 미얀마 군부정권의 월경 경제협력과 체제전환의 동학, 미디어와 동유럽 시민사회의 형성, 글로벌 인권 거버넌스의 역할과 한계,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전환과 글로벌 거버넌스 등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북한의 체제전환과 국제협력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는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의 장기 프로젝트 중 ‘북한의 체제전환과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대주제 속에서 ‘사회주의 체제전환과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세부 주제에 집중된 결과물을 엮은 것이다. 총 7명의 필자가 단독 또는 협동 과정을 통해 정치경제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각국의 체제전환 사례를 통해 북한의 체제전환에 대비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노력했다. 각국의 사례는 안보, 경제, 정치, 사회운동, 인권 등의 다양한 차원에서 시사점을 찾아내려 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북한에 대한 인식은 어떤 면에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일정한 규칙이 없는 매우 일탈적인 특수한 단체라는 인식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불합리한 측면에도 나름의 일반성을 보유한 국가라는 인식이다. 전자의 입장에 서게 되면 북한의 정책과 행동에 대해 정확한 판단과 예측이 불가능하게 되지만, 후자의 시각을 통해서는 나름대로의 전망과 개입의 통로가 생길 수 있다.

∥신간 출간의의(출판사 서평)

이 책은 과거 여러 사회주의국가들이 체제전환에 ‘성공’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그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이를 독려하고 견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례가 유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행된 것이다. 물론 북한의 특이성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만으로 북한의 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의무를 방치할 수는 없다. 따라서 북한의 변화를 전망하고 그 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으로서 다른 사례들을 살펴본 이 책이 북한의 변화가능성에 대해 궁금해하는 여러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요내용

총 6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각 논문은 ‘글로벌 거버넌스와 북한의 정치경제적 체제전환’이라는 주제 속에서 주로 사회주의 체제전환에서 나타난 다양한 사례를 담고 있다.
제1장 ?글로벌 핵비확산 레짐과 구소련 3국 핵포기 촉진 요인 연구?는 소련의 해체 과정에서 핵보유국이 된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3국의 핵포기 과정을 경험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체제전환 과정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함의와 국제협력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제2장 ?중국의 경제발전과 글로벌 개발원조 거버넌스: 공적개발원조(ODA)의 역할을 중심으로?는 중국이 체제개혁기에 직면한 환경과 경제발전 전략을 분석함으로써 글로벌 개발원조 거버넌스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알아보고 있다.
제3장 ?미얀마 군부정권의 월경 경제협력과 체제전환의 동학?은 권위주의 독재정권이라는 점에서 북한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미얀마의 대중국 월경 경제협력이 내부적인 체제전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검토한다.
제4장 ?미디어와 동유럽 시민사회의 형성: 시민혁명적 체제전환의 사례?는 소련, 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에서의 체제전환 사례를 통해 미디어가 시민사회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본다.
제5장 ?글로벌 인권 거버넌스의 역할과 한계: 중국 톈안먼 사건으로부터의 교훈? 국제사회에서의 거버넌스적 접근이 북한의 인권개선 및 나아가 체제전환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인지를 알아본다.
제6장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전환과 글로벌 거버넌스: 서독의 동방정책과 CSCE를 중심으로?는 1970년대 브란트정권 시기의 ‘접근을 통한 변화’를 추구했던 동방정책이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 있다.

제1장 글로벌 핵비확산 레짐과 구소련 3국 핵포기 촉진 요인 연구/이수훈·박병인
1. 서론/2. 글로벌 핵비확산 레짐과 구소련 비핵화 전략환경/3. 구소련 3국의 핵포기 촉진 요인/4. 결론 및 교훈

제2장 중국의 경제발전과 글로벌 개발원조 거버넌스: 공적개발원조(ODA)의 역할을 중심으로/박병인
1. 서론/2. 글로벌 개발원조 거버넌스와 사회주의 체제개혁/3. 대중국 ODA의 전개: 현황, 특징, 평가/
4. 결론 및 대북한 함의

제3장 미얀마 군부정권의 월경 경제협력과 체제전환의 동학/최봉대
1. 서론/2. 중국식 글로벌 거버넌스와 월경경협의 체제전환 효과/3. 군부정권과 신가산제적 지배양식의 특성/4. 군부정권의 월경경협과 외부지대 실현/5. 군부정권의 후견관계망과 외부지대의 재분배 효과/6. 군부정권의 권력승계와 체제전환의 상호규정적 동학/7. 결론 및 북한에 주는 시사점

제4장 미디어와 동유럽 시민사회의 형성: 시민혁명적 체제전환의 사례/구갑우·최완규
1. 문제설정/2. 이론 및 분석틀/3. 사례1: 소련/4. 사례2: 체코슬로바키아/5. 사례3: 루마니아/6. 비교/7. 결론에 대신하여: 북한에 주는 함의

제5장 글로벌 인권 거버넌스의 역할과 한계 중국 톈안먼 사건으로부터의 교훈/이정우
1. 서론/2. 글로벌 거버넌스와 사회주의 체제전환 그리고 인권/3. 중국의 민주화운동: 톈안먼 사건의 전개과정/4. 국제사회의 인권개입: 역할과 한계/5. 결론

제6장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전환과 글로벌 거버넌스: 서독의동방정책과 CSCE를 중심으로/김갑식
1. 문제제기/2. 동독의 체제전환에 대한 논의/3. 브란트의 동방정책과 CSCE/4. 동독의 변화와 CSCE/5.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

북한은 2013년 2월에 실시한 제3차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 획득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섰으며,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국제사회는 이제 그저 북한의 다음 행보를 무대책으로 바라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까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었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발상의 전환을 통한 해법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14~15쪽)

권력변동기를 지난 동북아 국가들은 향후 역내에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가운데, 한반도에서도 북핵 및 북한문제에 대한 전향적 해법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 및 개발협력의 문제도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58쪽)

미얀마 군부정권의 신가산제적 지배양식의 특성들을 중심고리로 설정해서 분석할 경우 권력승계의 제도화 문제와 체제전환 문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이 두 문제가 맞물려서 진행되는 이유나, 군부정권이 강력하게 사회를 통제하고 군부 내의 분열 위기가 없음에도 위로부터 자발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나, 또는 독재자의 재량적 권력행사가 피후견집단에 의해 제약되는 점―기존연구들에서 단편적 설명만 제시한―등을 통합해서 가설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112쪽)

북한에 새로운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소련 및 동구와 같은 체제전환 가능성이 주목의 대상이기도 하다. 새로운 미디어가 북한당국의 주민 통제를 세련된 방식으로 강화할 수도 있지만, 북한과 같은 ‘폐쇄사회’에서 새로운 미디어는 당국의 주민 통제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외부정보의 유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련 및 동구 사회주의국가의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미디어가 대중의 집합행동을 위한 촉매의 역할을 하지만, 지배연합의 균열과 결합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142쪽)

이 글에서는 이 점에 충분히 유의하면서도 그와 더불어 주목하는 것은 위로부터의 체제전환이든 아래로부터의 체제전환이든 체제전환을 전후로 한 시점에서 사회주의국가에 유·무형의 영향을 미치는 세계적 차원의 어떤 제도적 규약, 즉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가 존재했다는 점이다. 이 글로벌 거버넌스는 사회주의국가들의 체제전환을 추동한 외부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북한의 체제전환 가능성도 단지 내부동력에 의한 것이 아닌 외부의 ‘조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이 글의 주요 문제의식이다. (147~148쪽)

북한 인권문제의 해결을 위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역할은 고도의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이 아닌 실효성을 담보할 여러 정치·군사·외교적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병행해야 할 문제이다. 결국 북한의 인권문제는 인권상황 자체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남북한관계와 동북아의 정치군사적 상황을 전체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180쪽)

동독을 체제전환하고 독일을 통일시킨 것은 핵무기의 공포가 아니라, 오히려 동서 간 화해와 협력이었다. CSCE는 서유럽과 동유럽의 교류의 문을 열었으며, 이로부터 동서독 간 사회적·경제적 체제경쟁이 활성화되었다. 서방과의 교류를 통해 동독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약속된 것이 이미 서독(서구)에 실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체제에게 부족한 것은 무기가 아니라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사실을 점차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1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