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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거울에 비추어 : 현대의 상식과 진보에 대한 급진적 도전

원제 : In the Mirror of the Past: Lectures and Addresses 1978~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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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세계적 사상가 이반 일리치 사상의 정수가 집약된 저서

    70년대 [학교 없는 사회] [병원이 병을 만든다]로 현대 문명에 근원적 도전을 던졌던 세계적 사상가, 이반 일리치. 학교와 병원 뿐만 아니라 교통, 기술, 개발, 경제성장 등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을 겨냥한 그의 발언들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80년대에 이르러 일리치는 스스로 잊혀지는 길을 선택했기에 그의 후반기 사상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리치는 그의 말년 20여 년 동안 현대 문명에 대한 더욱 뿌리 깊은 사상적 도전을 치열하게 이어갔다. 그는 현대를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아시아로 도보 여행을 떠났으며, 동양의 여러 언어들을 익혔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사상의 여정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과거, 그 중에서도 12세기 중세 유럽이었다. 현대의 여러 관념들이 형성되던 시기였던 12세기를 통해 일리치는 우리를 지배하는 현대의 관념과 확실성의 기원을 뿌리까지 밝혀 내고자 했다.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는 경제, 교육, 의료, 언어, 종교 등 분야별 세계적 권위의 학회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그들이 금기시하는 전제들에 도전을 던지고 연구 방향의 근본적 전환을 호소했던 12년 간의 연설문이 망라되어 있다. 일리치가 제기하는 문제는 세계적인 의제가 될 정도로 영향력이 컸지만, 그는 자신의 사상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저서를 한 번도 출간하지 않았다. 그래서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는 일리치의 여러 저서 중에서 일리치 사상의 정수가 집약된 저서로 평가 받고 있다.

    목차

    머리말

    Ⅰ.
    간디의 오두막에서
    경제학에 가려진 삶의 축복
    평화의 사라진 의미
    빼앗긴 공용, 들판과 고요
    정주, 되찾아야 할 삶의 기술
    부정가치와 엔트로피
    사회적 선택의 세 가지 차원

    Ⅱ.
    중세의 우주에 갇힌 현대의 교육학
    호모 에두칸두스의 역사
    언어는 언제부터 상품이 되었나?

    Ⅲ.
    물의 신화: 망각의 강과 H2O
    정신 공간의 분수령: 구술, 문자, 컴퓨터
    기억의 틀: 중세의 책과 현대의 책
    컴퓨터, 인공두뇌의 꿈에서 깨어나기

    Ⅳ.
    신체의 역사, ‘신체 생산자’의 출현
    생명은 지옥으로!
    생명 윤리학의 가면을 벗겨라

    Ⅴ.
    품위 있는 침묵에 대한 권리
    나 또한 침묵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이반 일리치를 회상하며_ 더글러스 러미스
    이반 일리치 연보
    옮긴이의 말
    주요 고유명사와 용어

    본문중에서

    청중 앞에 설 때마다 저는 과거라는 거울에 비춰볼 때만 우리 20세기의 정신 위상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알아볼 수 있고, 나아가 대개는 오늘날의 관심사에서 밀려났지만 그런 결과를 낳은 논리적 공리를 깨달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 p.10)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으는 갖가지 가구나 물건이 결코 내면의 힘을 키워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온갖 편의를 짜 넣은 주택은 우리가 약해졌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갈 힘을 잃을수록 재화에 의존합니다. 사람들의 건강은 병원에 의존하고 우리 아이들의 교육은 학교에 의존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애석하게도 병원도 학교도 한 나라의 건강이나 지성의 지표가 되지 못합니다.
    (/ p.20)

    제가 특정 사회과학 이론이 아니라 과거를 살펴보는 이유는 이상향을 추구하고 계획을 세우려는 심리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계획이나 이상과는 달리 과거는 장차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는 제가 사실에 발 디디고 현재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 p.56)

    평화를 위한다는 뜻의 팍스는 가난한 사람과 그들의 자급 수단을 전쟁의 폭력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뜻이었습니다. 평화는 농민과 수도사를 보호했습니다. 팍스는 구체적인 때와 장소를 보호했습니다. 영주 간의 충돌이 아무리 피비린내 난다 해도 들판의 소와 이삭은 평화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 p.56)

    공용이던 환경이 이처럼 생산을 위한 자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환경 퇴화의 본모습입니다. 이런 퇴화에는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역사가 일치하지만, 오로지 그것으로 한정지을 수만은 없습니다. 애석하게도 정치생태학은 이런 탈바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까지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해왔습니다.
    (/ p.73)

    정주定住와 삶을 같이 보는 것은 세상이 아직 살기에 적당하고 인간이 그 속에 머물러 살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정주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흔적 속에 깃들여 산다는 뜻이었고, 그날 그날 살아가며 자신의 일대기를 한 올 한 올 풍경 속에 적어 넣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일대기는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돌에 새겨지기도 하고, 장마철에는 갈대와 나뭇잎으로 새로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며 남기는 흔적은 그곳의 거주자만큼이나 덧없는 것이었습니다.
    (/ p.75)

    그에게서 삶의 기술은 몰수됐습니다. 그는 아파트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주 기술은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의료의 도움에 의지하기 때문에 고통을 겪는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분명 생각해본 적조차 없을 것입니다.
    (/ p.78)

    세계적으로 보면 성장의 결과 경제적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됐고, 한편으로 화폐경제를 벗어나면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람과 장소가 부정가치로 변했습니다. 일찍이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빈곤과 무력한 상태에 빠진 적은 없었습니다.
    (/ p.105)

    대다수의 사람에게 학교 교육은 유전적 차이를 억지로 비틀어 퇴화를 이끌어내는 공인된 과정입니다. 건강을 의료화하면 현실적이고 유용한 수준을 훨씬 넘어설 정도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상식적인 건강 즉 유기적 대처 능력은 떨어지게 됩니다. 혼잡한 시간대에 움직여야 하는 대다수는 수송 때문에 교통의 노예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자유의사로 선택하는 이동과 상호 접근성이 모두 감퇴됩니다.
    (/ p.109)

    세계를 현대적으로 만드는 원인은 토착 가치가 상품으로 대치되기 때문이며, 상품은 그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부분의 본질적인 가치를 부정해야만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 p.174)

    토착 활동을 상품으로 대치하는 일에 온 사회가 몰두하는 현상이 실제로 오늘날 세계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근거만으로도 우리 세계는 다른 어떤 세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종류의 세계임이 드러납니다.
    (/ p.176)

    관을 타고 도시로 들여온 물을 하수도를 통해 다시 도시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도시 설계의 기본 원칙이 된 것은 증기기관이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 되고 나서였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이러한 생각이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 p.205)

    저는 원래 유럽 중세기를 가르치다가 신체의 역사에 이르게 됐습니다. 12세기에 대해 강의하면서 제가 초점을 맞춘 것은 특정 관념의 등장에 대한 것이었고, 고대에는 똑같은 게 없었으나 우리 시대에는 확실성으로서 경험되는 주제와 개념이었습니다. 이런 것 가운데 한 가지는 우리가 ‘나 자신’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 pp.298~299)

    하지만 저는 신체의 역사 덕분에 저의 분석에서 진정으로 모자라는 면을 보게 됐습니다. 즐거움과 고통을 겪어냄은 모두 추상 개념이며, 감각이 문화적으로 체현된 두 가지 상반된 형태를 가리킵니다. 즐거움은 쾌락이 문화적으로 구체화된 것을 가리키며, 고통은 좌절이나 우울, 고민, 아픔의 정신적 위상을 가리킵니다. 시대마다 전통적으로 ‘육체’라 불리는 인간의 조건을 경험하는 나름의 양식이 있습니다.
    (/ pp.301~302)

    사람은 공포에 질려 더 이상 감정을 조절할 수 없을 때 비명을 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명철한 머리가 아니라 분별 있는 가슴에서 우러나는 행동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 p.335)

    삶에 대한 믿음과 자기 아이들을 위한 희망을 품고 있는 현명한 사람이라면 세상 누구라도 그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침묵으로 항거하면서 말할 수 없는 공포를 표출할 수 있습니다. 침묵을 지킨다는 결정, ‘아니오, 사양합니다’ 하는 의례 행위는 대다수가 간단명료하게 말할 수 있는 목소리입니다.
    (/ p.337)

    저자소개

    이반 일리치(Ivan Illich)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26~
    출생지 오스트리아 빈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2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잘츠부르크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은 후 교황청 국제부 직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빈민가의 아일랜드-푸에르토리코인 교구에서 보좌신부로 일했다. 1956년에 푸에르토리코 가톨릭 대학 부총장이 되었고, 1961~1976년에는 멕시코 쿠에르나바카에 일종의 대안 대학인 ‘문화교류문헌자료센터’(CIDOC)를 설립하여 연구와 사상적 교류를 이어갔다. 교회에 대한 비판으로 교황청과 마찰을 빚다가 1969년 스스로 사제직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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