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고종시대의 국가 재정 연구서. 대한제국 수립 후, 갑오개혁으로 개정된 회계제도를 충실하게 이행해 가며 국가재정을 발전적으로 개선 시켜 나갔던 대한제국은, 일본의 고문정치와 통감부의 식민지화 작업으로 인해 그때까지의 발전적 균형성을 잃고 말았다는 결론이 담겨 있다. 서론에는 연구 목적, 연구 범위, 연구 방법 및 연구 개요와 연구 내용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제 1 부는 예산회계에 대해, 제 2 부는 예산분석에 대해 기술하였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회계법의 재정과 운용, 관제 및 예산 분석, 등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원래 지은이가 의도하였던 연구 목적에 대한 타당성을 규명하고 있다.

고종시대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근대국가 수립 문제다. 이에 대하여 학계에는 두 가지 대립된 견해가 있다. 하나는 노력 부재론 내지 실패론이고, 다른 하나는 자력 근대화 실재론 내지 기회 피탈론이다. 전자는 군주의 자질 부족, 정부의 무능, 시대인식의 낙후성, 국제정세에 대한 무지 등으로 근대국가 수립은 시도되지도 못했거나 시도되었어도 실패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미약한 것이었다는 견해다. 후자는 1873년 12월 청년 군주 고종(高宗)이 직접 정치를 선언하면서부터 근대국가 수립의 의지가 강하게 발휘되어 특히 대한제국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루기도 했지만, 한반도 점령을 꿈꾼 일본이 조기 박멸을 위해 러?일전쟁을 일으키고 그 군사력으로 한국의 국권을 박탈해 자력 근대화의 기회가 상실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조선의 개화정책에 대한 방해는 1890년대 중반에는 淸國에서 일본으로 바뀌었다. 1894년 동학농민군 진압을 명분으로 한반도에 청과 함께 동시 출병한 일본은 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그를 대신해 조선을 보호국으로 만들려고 했다. 조선의 군주와 그 조정은 이에 저항하다가 왕후까지 시해당하는 고난을 겪었지만, 미국과 러시아에 도움을 청해 ‘아관파천’으로 일본의 강압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그런 다음, 1897년 왕조를 제국으로 승격시켜 그새 청?일본의 방해로 이루지 못한 자수자강(自修自强)의 근대화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른바 광무개혁(光武改革)이 그것이다. 뒤늦은 사업이었지만, 8년 정도의 시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자 일본은 이를 방치할 경우, 그들의 오랜 꿈인 한반도 장악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미국?영국을 끌어들여 러시아와의 전쟁을 일으키고, 그 군사력으로 한국의 국권을 강제로 탈취하기 시작했다. 대한제국은 무능해서 망한 것이 아니라 많은 가능성 때문에 일본의 노골적인 침략주의에 부딪혀 자초하고 말았다는 얘기다. 이 책은 바로 그 자수자강의 근대화정책을 편, 대한제국 정부의 예산제도를 다룬 것으로, 그 견해는 자연히 기회 피탈론에 속하는 것이다. 저자 김대준(金大濬)은 연세대학교 재정학 교수로 재직하던 1974년에 ?이조말엽의 국가재정에 관한 연구(1895～1910)－예산회계제도와 예산분석을 중심으로－?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당시는 대학원 제도가 발달하지 못해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않은 교수들이 많아 문교부가 시한을 정해놓고 학위취득의 기회를 준 적이 있다. 저자 김대준은 1923년 생으로 그때 50세였다. 그는 한 해 전에 ?한말의 지방비 연구 1895～1910?(연세대학교 산업경영연구소, ?산업과 경영? 제10호 1호, 1973)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의 박사학위 논문을 제목을 바꾸어 출간에 붙인 것이다. 저자의 결론은 대한제국 정부가 1895년에 갑오개혁으로 개정된 회계제도를 대한제국 수립 후에 충실하게 이행해 국가재정을 발전적으로 개선해 나갔으며, 그렇게 확립된 근대적 국가예산제도는 1904년 러?일전쟁 발발 후 일본의 재정고문 투입으로 그때까지의 발전적 균형성을 잃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반대로 대한제국 정부는 예산제도 측면에서 제대로 근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오히려 이런 성과를 파괴해 버린 것은 일본의 고문정치와 통감부의 식민지화 작업이었다는 것이다. 국가 예산회계 제도에 대한 이 연구는 곧 대한제국의 근대국가 수립의 가장 핵심적인 면을 다룬 것으로, 그 결론이 이렇게 나왔다는 것은 자력 근대화 실재론 주장자에게는 대단히 고무적인 것이다. 이 저서가 햇빛을 보게 된 것은 지금 군산대학의 김태웅 교수가 학위논문을 준비하던 중 발견하고, 이를 이태진 교수에 알리면서였다. 이 논문의 중요성을 절감한 이태진 교수는 곧 이를 책으로 출간하여 학계에 널리 알리기로 작정하고 대학원생 2명에게 컴퓨터에 입력을 부탁하는 한편, 유족을 찾았다. 저자 김대준은 1986년에 이미 고인이 되었다. 수소문 끝에 아들 김계학 씨에게 연락이 닿아 유족으로부터의 출판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이때의 기분을 이태진 교수는 “30년간 저장되었던 양질의 포도주를 개봉”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학계의 일각에서는 고종시대에 대한 긍정적 평가 작업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특히 대한제국의 성격을 가늠하는 ?대한국 국제(國制)?가 무한한 전제군주권을 표방했다고 해서 봉건체제로의 후퇴라고 판정하면서 긍정적 재평가는 헛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반론은 좀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일본의 메이지 천황제 국가를 근대국민국가 창출의 성공사례로 보지 않는 학자는 거의 없다. 그런데 그 메이지 천황제 국가의 기틀인 ?대일본 제국헌법?도 천황의 신성한 절대통치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같은 법조항을 놓고 한쪽은 성공사례, 한쪽은 실패사례로 판정하는 것은 불공정하지 않는가? 대한제국에 대한 학계의 부정적 평가는 여전히 편견에 차 있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대준의 실증성이 높은 사회과학적 연구 성과는 이런 편견을 걷어 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 책의 출간연도가 러?일전쟁 100주년에 맞추어진 것은 고인의 명부(冥府)에서의 뜻이 작용해서인지도 모른다.

머리말
.
.
서론 1. 연구 목적
2. 연구범위
3. 연구 방법
4. 연구의 개요와 내용
.
제 1 장 회계법
1. 회계법 제정의 시대적 배경
2. 회계법의 제정
3. 근대적 예산원칙과 회계법
.
제 2 장 예산회계제도에 관련된 관제
1. 입법과 의결기관
2. 재무행정기관의 관제
3. 징수기관
4. 관세기관
5. 검사기관
.
제 3 장 예산 분석
1. 예산의 연도별 분석
2. 예산의 종합적 분석
.
결론
1. 전기(1895 ~ 1904)
2. 후기(1905 ~ 1910)
3. 결언
.
.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