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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의 시조들을 통해 다양한 인물 군상의 다채로운 특징을 캐리커처로 그려내듯이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시조가 그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나온 정형시집이라는 면에서 더욱 그 의미를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용비어천가』의 기조를 따르고 있는 김해인!

『용비어천가』는 조선을 대표하는 문학작품이자 정신의 기록물이다. 일정 부분은 역사적 시각을 빌리면서도, 세상의 인심과 교훈에 대해 말하고자 한 작가(포괄적 의미에서의 작가)의 전언도 잊지 않은 경우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읽으면 과장과 수사의 현란함 못지않게 작가의 의지와 태도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나는 김해인 시인의 시조집이 이러한 『용비어천가』의 기조를 따르고 있다고 판단한다. 다양한 인물 군상의 다채로운 특징을 캐리커처로 그려내듯이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대목은 형식적 유사점에 해당한다. 또 인물들의 연대기를 연결하면 하나의 역사적 집적물이 되는 점도 『용비어천가』의 그것과 닮아 있다.
하지만 작가적 전언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형식적 장치는 공허한 수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김해인의 '별들을 호린다고 저 달을 참수하면'이 읽을 가치와 재미를 지니는 것은 역사를 보는 객관자의 시각과, 이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해야 한다는 문학가의 믿음이 결부되어 균형감 있게 공존했기 때문이다.
'별들을 호린다고 저 달을 참수하면'에서 작가 의식이 이 시조집을 지탱하고 있음을 이해한다면, 그의 시조가 더욱 빛날 수 있는 대안과 방안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시조라는 장르가 우리 곁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고 현대시의 국지적 변형으로만 취급되고 있는 현실에서, 시조가 보다 우리의 삶과 문학을 강력하게 인도할 수 있다면 더욱 가치 있는 작업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김남석(문학평론가, 부경대 교수)

5 | 시인의 말

제1부
12｜해돋이 (조선)
14｜해 (태조 이성계)
16｜무지개 (정도전)
18｜해 (태종)
20｜해 (세종)
22｜사계 (장영실)
24｜이슬 (단종)
26｜해 (세조)
28｜달 (신숙주)
30｜소용돌이 (단종복위운동)
32｜절벽 (매월당 김시습)
34｜혜성 (남이)

제2부
해 (연산군)｜38
해 (중종)｜40
불 (정암 조광조)｜42
월식 (정암 조광조)｜44
눈 (정암 조광조)｜46
공기 (화담 서경덕)｜48
만월 (황진이)｜50
강물 (백호 임제)｜52
해 (선조)｜54
바다 (퇴계 이황)｜56
산 (남명 조식)｜58
산 (고봉 기대승)｜60
바다 (율곡 이이)｜62
강호 (송강 정철)｜64
반달 (유성룡)｜66
바다 (충무공 이순신)｜68
샛별 (한음 이덕형)｜70

제3부
74｜해 (광해군)
76｜별 (허준)
78｜폭설 (교산 허균)
80｜낮달 (난설헌 허초희)
82｜반달 (계생)
84｜소금 (잠곡 김육)
86｜바람 (고산 윤선도)
88｜별똥별 (소현세자)
90｜그믐달 (인현왕후)
92｜초승달 (장희빈)
94｜달 (조선)

제4부
해 (영조)｜98
진눈깨비 (사도세자)｜100
해 (정조)｜102
일식 (정순왕후)｜104
대지 (연암 박지원)｜106
동천 (초정 박제가)｜108
물 (다산 정약용)｜110
구름 (추사 김정희)｜112
구름 (난고 김병연)｜114
안개 (고산자 김정호)｜116
낮달 (철인왕후)｜118
떠돌이별 (이제마)｜120

제5부
124｜해 (고종)
126｜서리 (흥선대원군 이하응)
128｜우레 (면암 최익현)
130｜폭우 (고균 김옥균)
132｜달 (명성왕후)
134｜동풍 (동학농민운동)
136｜우박 (해몽 전봉준)
138｜개밥바라기 (김개남)
140｜소나기 (매천 황현)
142｜해 (순종)
144｜해넘이 (조선)

146｜해설_ 신新용비어천가(김남석)

소용돌이
― 단종복위운동(端宗復位運動)

1.
저 하늘 어딘가에 돌개바람 숨어 있듯

저 강물 어딘가에 소용돌이 숨어 있지

누구든
한번 휘말리면
돌아오지 못 하지


2.
역사의 물길 잡으려다 오히려 잡히다니

단종 복위 부르짖은 열 받은 신하들

잊다니,
한번 세조(世祖)는
영원한 세조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