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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가 사랑한 천재들 : 카프카에서 스메타나까지[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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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조성관
  • 출판사 : 열대림
  • 발행 : 2009년 04월 25일
  • 쪽수 : 272
  • ISBN : 9788990989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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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도시, 프라하 예술 기행!
“프라하는 프라하다!”

카프카에서 스메타나까지『프라하가 사랑한 천재들』. 중세의 신비를 간직한 마법 같은 도시, 프라하.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도 매력적이며 고풍적인 도시, 수세기에 걸쳐 이 보헤미아 땅을 지탱해 온 것은 바로 문화예술의 힘이다. 프라하를 프라하이게 만드는 그 예술 속으로 들어가 본다.

프라하의 연인들이 끊임없이 포홍과 키스를 나누는 카를교, 보헤미아의 역사가 응축보존된 구시가광장의 그 유명한 천문시계탑, 틴 성당, 프라하성…. 프라하는 카메라 렌즈를 대는 어느 곳이든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곳이다. 그리고 예술가들을 사랑하고 키워낼 줄 아는 도시이다.

이 책은 카프카에서 스메타나까지 프라하를 무대로 불꽃같은 예술혼을 불태운 여섯 명의 위대한 천재들의 삶과 예술을 통해 프라하를 재발견하는 낭만적인 예술 기행서이다. 유대인과 체코인의 경계선에 선 프란츠 카프카, 세계적인 영화감독이자 은유와 풍자의 거장 밀로스 포먼, 체코 국민음악의 아버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등 보헤미안들의 진짜 이야기와 프라하의 신비와 낭만이 아름다운 사진들을 통해 프라하를 여행해본다.

출판사 서평

카프카의 도시 프라하, 우리는 프라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여행하고 싶은 도시, 중세의 신비를 간직한 마법 같은 도시, 몇 번을 가도 또 가보고 싶은 도시로 꼽히는 천년의 도시 프라하는, 1989년 벨벳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공산통치에 신음하던 금단의 땅이었다. 불과 20년 전이다. 지금은 프라하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수세기에 걸쳐 보헤미아 땅을 지탱해 온 문화예술의 힘이 바로 오늘의 프라하를 있게 한 이유다. 프라하의 연인들이 끊임없이 포옹과 키스를 나누는 카를교, 보헤미아의 역사가 응축보존된 구시가광장의 그 유명한 천문시계탑, 틴 성당, 프라하 성…….
이 책은 카프카에서 스메타나까지 프라하를 무대로 불꽃같은 예술혼을 불태운 여섯 명의 위대한 천재들의 삶과 예술을 통해 프라하를 재발견하는 낭만적인 예술기행서이다.
유대인과 체코인의 경계선에 선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 카프카, 〈아마데우스〉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세계적 영화감독 밀로스 포먼, 음악축제 ‘프라하의 봄’을 이끄는 〈나의 조국〉의 스메타나, 생명력과 노스탤지어가 녹아든 〈신세계 교향곡〉의 드보르자크, 소설을 소설이게 하는 진정한 작가 밀란 쿤데라, 오직 펜의 힘으로 벨벳혁명을 이끈 극작가이자 전 대통령 하벨. 이들 보헤미안들의 진짜 이야기와 프라하의 신비와 낭만이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낭만과 동경의 도시, 우리는 프라하를 꿈꾼다!
모차르트는 “프라하 사람들만이 나를 알아준다”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빈보다 프라하에서 더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프라하는 어떤 도시인가. 역사주의 건축양식의 백화점으로 불리는 구시가광장에 가면 고딕 양식에서부터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양식의 건물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카페와 호텔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이곳 노천카페의 장관은 프라하의 명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며, 틴 성당의 조명이 불을 밝히는 밤이면 보헤미안식 디너와 맥주를 곁들여 황홀한 프라하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
도도히 흐르는 프라하의 심장 블타바 강, 현존하는 세계적인 극작가와 소설가가 단골로 드나들던 식당과 카페가 지척에 있고 누구나 그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중심가를 벗어나면 끝없이 펼쳐지는 유채꽃의 향연, 우리는 이런 프라하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프랑스의 조각가 로댕은 프라하를 ‘북쪽의 로마’라고 예찬했다. 나는 ‘북쪽의 로마’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프라하는 프라하일 뿐! 세계 어디에도 프라하 같은 도시는 존재하지 않는다.”(15쪽)

불멸의 천재들과 함께 떠나는 낭만적인 프라하 예술기행
밥벌이를 위해 보험공단에 다니며 좁고 옹색한 다락방에서 오직 글쓰기에 전념했던 카프카의 황금골목길 집필실, 프라하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포먼 감독의 〈아마데우스〉 촬영지, 체코 국민의 성금으로 완성된 국립극장의 황금빛 용마루와 장엄한 자태, 끝없는 창작의 영감을 불어넣으며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드보르자크의 비쇼카 숲과 별장, 혼란 속에서도 쿤데라의 첫 장편소설 《농담》이 출간되었던 작가동맹의 나로드니 거리, 소련제 탱크에 짓밟히고 벨벳혁명의 환희를 지켜본 역사적 장소 바츨라프 광장, 그리고 지식인들의 토론장소였던 슬라비아 카페…….
혼돈의 시기에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고 인류에게 위대한 업적을 남긴 천재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들여다보는 이 책은 여섯 인물들의 충실한 평전과 역사서와 여행기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저자가 직접 순례하며 찍은 프라하의 명물들, 천재들이 태어나고 살았던 집과 작업실, 고단한 영혼이 쉬고 있는 묘지들, 그리고 아름답고 동화 같은 프라하 풍광들은 프라하를 오직 프라하로 느끼게 해준다. 천재들의 드러나지 않았던 사생활이나 연애담은 또다른 재미를 준다.

〈본문 내용 소개〉
카프카, 경계인의 운명

《변신》, 《성》의 세계적인 작가 카프카가 체코에서 자유롭게 읽혀지기 시작한 것은 1989년 벨벳혁명 이후였다. 공산정권에 의해 불온한 작가, 퇴폐적 허무주의자로 낙인찍혀 그의 작품은 금서로 묶여 있었다. “이제 프라하는 카프카의 도시가 되었다. 빈에서 모차르트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프라하에 가면 카프카와 마주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 프라하는 카프카이고, 카프카는 프라하다.” 카프카는 태생부터 유대계 체코인이라는 불행한 운명을 타고났다. 프라하의 중심인 구시가광장에 있는 그의 생가를 비롯해, 그가 다녔던 학교, 죽을 때까지 다녔던 직장, 황금골목길의 집필실, 묘지 등을 찾아가본다. 독신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사랑했던 여인들 이야기를 통해 ‘남자’ 카프카의 모습도 들여다볼 수 있다.

포먼, 은유와 풍자의 거장
경박한 말투에 끊임없이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던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를 우리는 기억한다. 〈아마데우스〉의 무대는 오스트리아 빈. 그러나 체코 출신의 영화감독 밀로스 포먼은 이 영화를 프라하 올 로케이션으로 찍었다. 프라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포먼 덕분에 프라하는 아름다운 도시라는 명성을 얻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진한 여진 또한 아직도 우리에게 충격으로 남아 있다. 불행한 체코의 역사를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포먼은 체코 뉴웨이브를 이끌며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1968년 ‘프라하의 봄’이 소련군 탱크에 의해 좌절되면서 미국으로 망명했다. 포먼이 다니던 영화대학, 영화 〈오디션〉과 〈아마데우스〉를 탄생시킨 공간들, 바란도프 스튜디오 등 프라하에 남겨진 포먼의 흔적들을 둘러보며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본다.

스메타나, 체코 국민음악의 아버지
매년 5월이면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이 보헤미아 평원을 뒤덮는다. 스메타나를 추모하는 음악축제 ‘프라하의 봄’은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으로 그 서막을 연다. 〈나의 조국〉의 제2곡 〈블타바〉는 이제 체코인의 영혼에 흐르는 불멸의 선율이 되었다. 프라하 도처에서 만날 수 있는 스메타나의 흔적들을 비롯해, 생가가 있는 리토미슬, 스메타나가 구시가광장에 세운 음악학교, 국립극장, 〈리부셰〉를 탄생시킨 체코인의 성지 비셰흐라트, 스메타나 박물관과 묘지, 그리고 말년에 수용되었던 정신병원까지 스메타나가 프라하에서 겪은 영광과 좌절의 발자취를 좇는다. 절망 속에서도 마침내 체코 음악계 최고의 자리인 임시국립극장의 지휘자로 임명된 그는, 청력을 잃은 상태에서 완성한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을 프라하 시에 헌정했다.

드보르자크, 코스모폴리탄적 예술혼
영화 〈조스〉의 모골이 송연한 배경음악으로 더 유명한 〈신세계 교향곡〉과 〈슬라브 무곡〉의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음악 인생은 비교적 평탄하고 명예와 영광으로 가득하다. 푸줏간 집 아들이었지만 음악적인 환경에서 성장한 그는 스메타나가 지휘자로 있는 임시극장에서 오페라 연주에 참여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음악가의 길로 들어섰다. 드보르자크가 탄생한 시골마을, 기념관, 프라하 오르간학교, 프라하의 집, 드보르자크 박물관, 그리고 그에게 창작의 영감을 불어넣은 아름다운 비쇼카 숲과 별장에 이르기까지 생전에 모든 영광을 누린 드보르자크의 삶과 예술이 녹아 있는 장소들을 둘러본다.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기 직전 들었던, 우주에 최초로 울려퍼진 지구인의 음악이 바로 〈신세계 교향곡〉이다.

쿤데라, 베일에 싸인 보헤미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의 작가 밀란 쿤데라는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로 유명하다. 고향 브르노를 떠나 프라하로 간 때는 스탈린의 꼭두각시인 고트발트가 권력을 장악하려던 시점이었다. 사랑과 혁명에 무모하고 맹목적인 열아홉 나이에 열혈청년 쿤데라도 공산당이 내건 달콤한 구호에 넘어갔다. 훗날 산문 《작가 수업》에서 쿤데라는 이렇게 고백했다. “스트라빈스키, 피카소, 그리고 초현실주의가 나를 사로잡았듯이 공산주의는 나를 매혹시켰다.” 고향 브루노의 음악학교, 골스킨스키 궁전, 스탈린 동상이 있던 레트나 공원, 교수로 일하던 영화대학 등 프랑스로 망명하기 전까지 프라하에 남아 있는 쿤데라의 흔적을 좇는다. 쿤데라가 살던 아파트 주민의 증언을 통해 ‘생활인’ 쿤데라의 단편도 들여다볼 수 있다.

하벨, 진정한 체코의 지성
벨벳혁명을 이끈 극작가이자 전 체코 대통령 하벨은 퇴임 이후 극작가로 돌아와 지금까지도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문학인이다. 현대판 철인 정치가로 불리는 하벨은 부유한 집에서 성장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부르주아를 탄압했던 공산정권에 의해 번번이 좌절되는 인생행로를 걸어야 했다. 바츨라프 광장 근처의 생가, 출신성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간 기술고등학교, 문예 담당으로 일했던 나자브라들리 극장, ‘프라하의 봄’의 눈물과 벨벳혁명의 환희를 지켜본 역사적 장소 바츨라프 광장, 작가와 예술가들이 모이던 슬라비아 카페 등을 순례하며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벨벳혁명을 이뤄내기까지 감옥과 저항운동을 오가는 지난한 투쟁의 과정을 살펴본다. “펜의 힘에 의해 오로지 용기와 신념과 진리로 무장한 작가 겸 극작가의 빛은, 민주주의가 거부된 박해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목차

머리말 - 프라하는 프라하일 뿐!

카프카, 경계인의 운명
카프카는 프라하다 / 유대인이라는 운명 / 유년의 기억 / 김나지움, 공포의 강의실 / 막스 브로트를 만나다 / 성실한 직장인, 카프카 / 초판 800부의 첫 책 / 카프카의 여인들 / 황금골목길의 옹색한 집필실 / 폐결핵, 그리고 아버지와의 불화 / 운명의 여인, 밀레나 / 지상에서의 마지막 사알 / 카프카, 심오한 하나의 세계

포먼, 은유와 풍자의 거장
프라하의 재발견 / 전율의 유대교회 / 체코 뉴웨이브의 기수 / 우리에게 유머마저 없다면?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아마데우스〉, 프라하 올 로케이션 / 18세기 그대로의 극장 / 영화감독은 특이한 전문가 / 바란도프 스튜디오 / 포먼의 여인들 / 페트진 공원의 조각 작품

스메타나, 체코 국민음악의 아버지
체코인의 영혼에 흐르는 〈블타바〉 / 생가의 스메타나 요람 / 평생의 스승 프로크슈 / 리스트와의 만남 / 절망 속에 싹튼 민족의식 / 오페라 〈팔려간 신부〉의 성공 / 체코인의 성금으로 지은 국립극장 / 개관기념 오페라 〈리부셰〉 /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 / 말년의 정신질환 / 스메타나 박물관에서 만난 마지막 모습

드보르자크, 코스모폴리탄적 예술혼
평양의 〈신세계 교향곡〉 / 푸줏간 집 아들로 태어나다 / 리만 선생을 만나다 / 스메타나와의 운명적 만남 / 드보르자크를 알아본 브람스 /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 / 영광의 나날들 / 뉴욕에서 쓴 〈신세계 교향곡〉 / 말년까지 예술혼 불태워 / 드보르자크 박물관 / 영혼을 달래주는 비쇼카 별장

쿤데라, 베일에 싸인 보헤미안
원작의 위대한 힘 / 프라하, 혼돈의 시기 / 스탈린과 고트발트를 찬미하다 / 열아홉 살의 공산당원 / FAMU 교수 시절 / 나로드니 거리의 작가동맹 / 공산주의는 나를 매혹시켰다 / 프랑스로의 망명, 그리고 향수 / 쿤데라식 소설 전개법 / 실화를 영화로 만든 〈새벽의 7인〉 / 베일에 싸인 사생활 / 오늘날의 소설은 가면을 쓴 자서전

하벨, 진정한 체코의 지성
하벨을 읽는 여자 / 혼돈의 유년기 / 부르주아라는 출신성분 / 희곡을 쓰기 시작하다 / ‘프라하의 봄’과 얀 팔라흐의 분신자살 / 체코의 평화는 묘지의 평’ / 77헌장 서명운동 / 옥중서신, 치질과 담배 / 재개된 저항운동 / 벨벳혁명의 분수령 / 진리와 사랑은 언제나 승리한다 / 우리 모두가 전체주의의 공범자였다 / 다시 극작가로 돌아오다

참고문헌 /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로비로 들어서면 계단 아래쪽에 ‘성실한 직장인’ 카프카가 기다리고 있다. 깡마르고 건조한, 동시에 사물을 통찰하는 듯한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얼굴로. 계단을 오르기에 앞서 1층 로비 복도로 가보자. 벽면에 카프카가 사용한 사무용 도구들이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다. 제도기, 펜, 노트 등. 작가 카프카가 아니라 생활인 카프카를 만나는 순간이다. 그가 밥벌이를 한, 손때 묻은 물품들을 대하는 순간 코끝이 찡해왔다. 카프카가 수시로 느꼈을 밥벌이의 지겨움. 좋아하지 않는 일을 성실하게 수행한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며, 한편으로 또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 41쪽

황금골목길은 짧고 또 좁다. 길어야 30미터나 될까. 번지수는 입구의 27번지부터 시작해 13번지로 끝난다. 성벽에 붙여 집을 지었으니 홀수와 짝수 구분도 없다. 골목길 바닥도 평평하지 않다. 길 양쪽 끝에서 가운데로 경사가 져 빗물이 흘러간다. 모든 것이 좁고 옹색하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고즈넉한 기운이 흐른다. 세상과 격리되고 차단된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 일체의 소음으로부터 방음된 무음의 공간에서 카프카는 영혼의 소리를 들었다. 파스텔 톤의 집들은 판타지 소설 속의 무대처럼 보인다. 이곳에서 카프카는 퇴근 후 자정 무렵까지 글을 썼다. - 51쪽

〈아마데우스〉는 빈에서 보낸 모차르트의 마지막 10년을 다루고 있다.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은 셀 수도 없이 빈을 강조한다. “여기 빈에서는요.” 하지만 실제 영화를 찍은 곳은 프라하였다. 빈은 단 한 장면도 없다. 빈과 프라하는 기차로 3시간 거리에 불과하지만 영화에서 빈의 거리는 단 1초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포먼이 빈 대신 프라하를 선택한 결과는 엄청났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공산통치의 장막에 가려져 있던 도시 프라하를 자유세계의 시민에게 널리 알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유럽에는 파리와 빈 말고도 프라하라는 아름다운 도시가 있구나! 프라하는 영화로 인해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아름다운 도시로 등극했다. 포먼의 힘이었다. - 70쪽

포먼은 마이클을 통해 커크를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불만과 실망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포먼은 소설책을 보내준다고 약속해 놓고 왜 보내주지 않았느냐고 어이없어했고, 커크는 왜 책을 받고도 가타부타 대답이 없었느냐고 화를 냈다. 두 사람의 말이 모두 옳았다. 커크는 분명 책을 우편으로 보내주었고, 포먼은 그 소포를 받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체코 세관 심사에서 금서로 분류되어 10년의 세월 동안 창고에서 세월의 좀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불온서적으로 취급되어 수취인에게 배달되지 못하는 상황이 바로 1960년대 공산국가 체코의 실상이었다. - 82쪽

드보르자크는 곡이 잘 풀리지 않거나 머리가 복잡해지면 산책을 겸해 프라하 중앙역 근처로 나갔다. 그곳에 가면 프라하 중앙역을 드나드는 모든 기차를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기관차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프라하 역에서 출발하는 모든 열차 시간표를 훤히 꿰고 있어서 몇 시에 어디서 출발한 열차가 프라하 역에 도착하는지도 전부 알고 있었다. (……) 어쩌다 기관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할 때에는 사위이자 제자인 요제프 수크에게 기관차의 형식번호를 적어오게 했다. 한번은 수크가 그만 탄수차를 기관차로 오인하여 번호를 잘못 적어갔다가 장인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 166-167쪽

쿤데라도 예외일 수 없었다. 영화대학 교수 자리에서 쫓겨난 쿤데라는 재즈클럽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음악과 관련된 분야의 허드렛일이라도 주어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미 출간된 쿤데라의 모든 작품은 서점과 공공도서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흐바틱의 표현을 옮기면, 쿤데라는 역사에서 ‘삭제될’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흐바틱은 “러시아 침공 이후 온 나라는 망각과 체념, 무신경의 분위기만이 지배하는 거대한 감옥으로, 정치적인 공동묘지로 변해버렸다”고 썼다. - 207-208쪽

쿤데라는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극도로 노출을 꺼리는 작가다. 그는 출생연도(1929년)만 공개할 뿐 월일(月日)은 비밀에 부쳐왔다. 파리의 주소도 공개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로는 쿤데라가 파리에서 식당을 경영하고 있고, 식당 위층에 살고 있다고 한다. 정말 믿거나 말거나 식이다. 쿤데라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일체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 서면인터뷰만 몇 번 했을 뿐이다. 그 중 국내에 번역된 것이 앙투안 드 고드마르와의 인터뷰이다. 쿤데라가 서면인터뷰만 고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직접 인터뷰는 종종 부정확하게 인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219쪽

하벨은 투루노프 양조장에서 9개월 동안 노동자로

저자소개

조성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한국 사회의 소수자인 여성, 노인, 장애인, 어린이 등의 인권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기자이고 싶다는 조성관 기자는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고, 토론토 라이어슨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1988년 조선일보사에 입사한 후 '토론토 특파원'을 지냈고, 이후 10년간 월간조선에서 정치 및 현대사 분야 취재 기자를 거쳐 지금은 시사 주간지 주간조선 차장대우이다. 캐나다 관련 책을 세 권 펴낸 언론계의 대표적 캐나다 전문가이며, 여성부 자문위원을 역임했고, 현 캐나다학회 이사, 한카협회 회원이다. <한국사회와 여성> <한국사회와 언론> <캐나다와 한국> 등의 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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