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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홍 시집『꽃에게 기도하다』. 1983년 '심상'을 통해 문단에 데뷔한 윤여홍 시인이 첫 시집 <내 늪 속에 빠져> 이후 6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이기 보다는 인간이 더 되고 싶었다는 윤여홍 시인은 참회의 심정을 시에 담아내었다. 시인의 내면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독특한 시어들을 만날 수 있다. [양장본]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꽃에게 기도하다>

꽃이 저렇게 핀 것도
작년에 내가 시킨 말 때문이다
내 말에 침을 뱉고 씨처럼
흙 속에 묻었던 때문이다
봄 햇살에 나의 몸살이 녹는다
열꽃이다 봄이 저절로 온 것이 아니다
분주한 세밑 별들도 나도
기다린 봄 때문에 마중하는 봄 때문에
나는 지금 머리가 맑다 몸살에 핏기가 돈다
저 꽃처럼 나의 시도 가을에나
영글 것이다 꽃도 꽃이지만
무화과처럼 영글 것이다.

꽃이 저렇게 핀 것도
작년에 내가 시킨 말 때문이다
내 말에 침을 뱉고 씨처럼
흙 속에 묻었던 때문이다
봄 햇살에 나의 몸살이 녹는다
열꽃이다 봄이 저절로 온 것이 아니다
분주한 세밑 별들도 나도
기다린 봄 때문에 마중하는 봄 때문에
나는 지금 머리가 맑다 몸살에 핏기가 돈다
저 꽃처럼 나의 시도 가을에나
영글 것이다 꽃도 꽃이지만
무화과처럼 영글 것이다.
윤여홍 _ 본문 시 ｢꽃에게 기도하다｣ 중에서

■ 시인의 말

일년 남짓 시를 버리고 살았다
시인이기 보다 인간이 더 되고 싶었다
천기누설일지라도 꼭 이 말은 해야겠다
내 시는 위증이고 사기다 참회의 심정뿐
더는 시를 쓸 것 같지 않다

2008. 8.20
탈고를 마치고

시인의 말

제1부 무료함에 대하여
모과처럼
산행일기
소요음
나무 처럼
무료함에 대하여
러시안 블루
단전호흡
아직 시가 아닌
강물
삼거리 韻
묵언 1
묵언 2
줄탁둥시
동백꽃 분갈이
부석사 검은여
감자꽃
봄날은 갔다
유아독존

제2부 꽃에게 기도하다
윤사월
꽃에게 기도하다
산문을 나서며
마랑포구에서
동백꽃 연서
나의 詩
내가 가는 길은
백수근황 부정맥
문상을 하다가
귀납법
조각달
빗 속의 하관
하산 무렵
雨後謠
불두화
텅 빈 충만
겨울연가
연말정산 2
어떤꿈

제3부 꿈을 꾸지 않는 날은 뒤숭숭하다
새벽 강물은 속이 깊다
첫눈에 대하여
주전자
꽃무릇 상사화
돌멩이를 위한 시
분재원에서
寂
금연연습
요즘 나는
말기
파도
꿈을 꾸지 않는 날은 뒤숭숭하다
一夜九渡河記
다시 태어난 화석
나비와 열무꽃
할아버지 새집 들다
참회록
내 집 무덤이다
익명의 남루에게

제4부 참 더딘 하루
겨울 채석장
전도몽상
소설 무렵
송사리
갑신세모
윤증고택에서
가을
제부도 임영조를 생각하며
한 오백년의 꿈
참 더딘 하루
우포 늪에서
작업 1
작업 2
할미꽃
역설법
개나리꽃
폐차장
슬픈 이 길
도화원경
비밀 익명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