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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이명수 시인의 순례기행!

이명수 시집『울기 좋은 곳을 안다』. 1975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월간 '심상'으로 등단한 이명수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시 54편과 시인이 직접 찍은 시와 관련된 사진 20장을 수록하였다. 시인은 생활에서 발견한 다양한 화두를 시 안에 담았다. 사실이 보여주는 진실과 감정이 보여주는 진실을 조화롭게 녹여내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단상들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다.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내면과 풍경, 감정과 사실 사이를 오가면서 성스런 '몸의 기억'을 하나하나 완성해간다. [양장본]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몸의 기억> 本鐸論

스님이 오랜만에 절집에 돌아오셨다
법당에 들어가 목탁을 치셨다
목탁이 제 소리를 내지 않았다
목탁도 자주 쳐 주지 않으면
제 소리를 잃고 만다
제가 목탁인 것을 잊은 것이다

꽹과리, 징도 자주 쳐 주지 않으면
쇳소리를 잃고 만다
종도 사람도 그렇다
本色을 잃고 깨지고 만다

몸이 몸이 아닐 때
네 몸을 목탁처럼 쳐라
詩를 쓰지 않으면
몸이 시인인 것을 잊고 만다

"울음의 성지"는 어디에 있는가?
오늘도 길 떠나는 시인 이명수, 그의 詩를 따라 순례기행에 동참한다.

시집 <울기 좋은 곳을 안다>는 1975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월간 <心象>으로 등단한 이명수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연암 박지원은 요하에 당도해 탄성을 지른다.
"아, 여기가 울기 좋은 곳이로다. 가히 한 번 울만하구나."
연암은 슬플 때만이 아니라 기쁨, 노여움, 즐거움, 사랑 등 칠정 모두가 울음이 된다 했고, 울음이란 천지간에 우레와도 같은 것이라 했다.(『열하일기』 "도강록" 중에서)
이명수 시인이 찾은 울음의 성지가 연암의 통곡에 이르는 통로가 될 수 있을까?

오세영 시인은 그의 시를 이렇게 평하고 있다.
"이명수의 시에는 깊은 명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철학적 단상들은 그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큰 부담 없이 읽히고 감동을 준다. 훌륭한 시란 이렇듯 일상성 속에서 본래성을, 사소함 속에 비범성을 내포하는 것이다. 나는 그의 시를 보면 한 방울의 이슬 속에서 하나의 우주를 발견하는 그런 시인의 통찰을 발견한다. 일견 생활의 시 같지만 삶의 존재론적 지평을 뛰어넘고자 하는 시인의 예지가 잘 함축된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또 박주택 시인은 "육체의 재생은 정신의 재생이며 죽음의 한가운데는 삶의 성지이다. 그리하여 그 아스라한 모순 속에 온전히 들어 앉아 있는 시집. 시집은 그 스스로 길이 될 때까지 예지의 문장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이승과 저승, 욕망과 허정, 과거와 미래를 넘나든다. 무욕이면서 방하착의 세계인 영토. 사이도 생사도 없는 텅 빈 광야인 영토. 그러기에 시인은 그 자신 감옥이자 길이다. 그가 감옥의 몸이었을 때 빛은 미혹을 돌고 와 몸으로 천공을 만들고 그가 길이었을 때 상처는 집착을 버리고 기억에 풀꽃을 피운다. 생의 모순의 깨달음을 표표하게 그리며 경험이 시간과 격렬하게 부딪친 뒤의 음성을 들려주고 있는 이 시집은 이런 의미에서 두꺼운 경전이다."
평론가 유성호는 "이명수 시인은 은둔자와 순례자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만큼 그의 시선은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내면과 풍경, 감정과 사실 사이를 오가면서 성스런 "몸의 기억"을 하나하나 공들여 완성한다. 그는 "글 쓸 때는 글이 되기"(「몸 바꾸기」)를 욕망하면서, 때로는 폐칩閉蟄에 가까운 은둔을 통해 때로는 길 위에서의 순례를 통해, 내면과 풍경의 움직임을 아름답게 부조浮彫한다. 또한 그는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가볍게 떠나가는 저 바람 같은 목숨들"(「터미널」)에 대한 가없는 연민을 스스럼없이 내보인다. "죽은 것 안에도 생명의 속알이 숨어"(「속알」) 있음을 생래적 사랑으로 알아채는 것이다. 그 연민과 사랑의 마음을 통해 우리는, 휘트먼이 한 "세계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은 이 세계의 극히 미세한 무엇엔가 숨어 있다."는 정언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명수 시인은 그의 시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형식과 내용, 사실과 추상, 보이는 사실과 느껴지는 감정은 양극의 대립이라기보다 조화로운 긴장 속에 시 안에 녹아들어야 한다. "사실이 보여주는 진실"과 "감정이 보여주는 진실"의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긴장 속에 함께 조화롭게 녹여내야 할 하나의 화두다."
그가 생활에서 발견한 조화로운 화두가 시 안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의 시는 사진처럼 밀고 당기는 사이의 긴장을 잘 간직하고 있어 시를 읽는 내내 독자들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곳 어딘가에서 우리는 "울음의 성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집에는 시 54편과 시인이 직접 찍은, 시와 관련된 사진 20장이 함께 실려 있다.

시인의 말

제1부 몸의 기억
몸의 기억 木鐸論
몸의 기억 삼식이論
몸 읽기
몸의 기억 흉터
속알
알전구
종3유민鍾三遺民
모노드라마 숙명宿命
모노드라마 염색집,그 오래된
모노드라마 2006 告白
울기 좋은 곳을 안다
몸 바꾸기
그리멍 지드리멍 마라도 시편
반말 마라도 시편
방풍초 마라도 시편

제2부 빈집을 들고
겨울 밤
터미널
情 떼기
상속
참혹한 사랑
빈집을 들고
원초적 오윤 판화의 기억
슬픔
메멘토 모리
감옥의 詩
비수구미
오후 다섯 시에서 여섯 시 사이 대학로 풍경
국립소록도병원 임 할머니

제3부 방하착
방하착方下着
미륵 곁에서
사잇길
세상이 나를 보고
그림 속에 앉아
되짚어 가다
저문 길에서 정일근 시인에게
흔들리며 살다
도비도 해넘이
천지 풀꽃
억새꽃에게
옹기 피리새
뒤로 걷기 1
뒤로 걷기 2

제4부 안 가르쳐 주지
개다리춤
자판기 앞에서
세상에 이런 일이
안 가르쳐 주지
냅둬유
내 흡연구역
강아지와 휴대폰
생간
약사여래의 꿈
개 밥그릇
상사화
달랑게
독도,항온恒溫

나의 시론.詩와 사진-'밀고 당기기' 그 사이의 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