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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신화 : 우리가 먹는 음식 뒤에 숨어 있는 진짜 과학

원제 : The Diet My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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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파이낸셜 타임즈 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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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세계적인 과학자가 쓴 다이어트와 건강한 식단을 위한 바이블
    당신의 입 안에 들어가는 모든 음식들에 대해 진짜로 알아야 할 모든 것

    *2015 파이낸셜 타임즈 올해의 책


    ‘과학이나 의학의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이런 전문가 집단에서의 내분이나 보편적 합의의 부재나 수많은 권장 식단의 건강 요인을 뒷받침할 탄탄한 증거의 부재는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이토록 종교적인 경쟁처럼 보이는 과학 분야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저마다 대사제와 광신도와 평신도와 불신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무릅쓰고도 신앙을 바꾸려 들지 않는다.’

    <다이어트 신화>는 장내 미생물과 유전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동원하여 인류의 식단이라는 주제를 파헤치려는 시도이다. 저자 팀 스펙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상위 1퍼센트 내의 과학자로 현재 영국 장내 미생물군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 영양학 연구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영국 쌍둥이 연구소 소장이기도 하며 13,000명의 쌍둥이에 대한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는 양과 질에서 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유전자와 미생물 생태계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그가 봤을 때 현대의 다이어트 열풍은 일종의 종교처럼 보인다. 영양학도 과학의 한 분야라면 대체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한 걸까 의문을 품고서 팀 스펙터는 현대인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다이어트 신화를 하나하나 해체해 나간다. 그런 신화들이 해체된 자리에 또 하나의 신화를 세우는 대신 저자는 그 빈자리에 현재까지 검증된 최소한의 과학적 지식을 채워 나간다. 아주 유쾌하면서도 효율적인 방식을 통해서.

    우리가 먹는 식품들

    ‘슈퍼푸드는 겉보기로는 흥미로운 개념이지만, 동시에 홍보업계의 사기 개념이기도 하다. 모든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사실상 슈퍼푸드이기 때문이다.’

    몸에 좋은 식품을 찾는 현대인들의 경향은 점점 더 열풍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목록은 각 다이어트 유파마다 다르다. 몸에 좋은 몇 가지 음식만 섭취하는 것은 일종의 제한 식이요법이며 다이어트 효과도 부족한 열량 섭취에서 오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팀 스펙터는 우리 신체의 필수적인 영양소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그것과 연관된 현대의 다이어트 신화들을 연관지어 살펴본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의 필수적인 영양소를 포함해 현대인이 익숙한 유제품, 견과류, 콩, 옥수수, 초콜릿, 커피 등이 과학적으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상식이나 인터넷에 널리 유포된 괴담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치즈를 통해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포도주(건강에 이로운 이유가 알코올이라기보다는 포도의 폴리페놀 함량이 높아서인데)를 많이 섭취하는 프랑스 식단은 영미권에 비해 평균 수명이 길고 심장 질환 발병률이 낮아 ‘프렌치 패러독스’라 불려왔다. 역시 올리브유를 중심으로 많은 지방을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단이나 요구르트를 많이 섭취하는 불가리아, 해산물의 비중이 큰 오키나와의 경우도 영미권의 권장 식단과는 거리가 먼데도 세계적인 장수촌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진화 기간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해진 음식만을 섭취한다는 구석기 식이요법은 ‘몸이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곡물류나 가지과의 일원인 토마토 등을 배격하는데 유사과학을 끌어들여 수백 가지 화학 성분 중 한두 가지의 부작용에 집중하는 아주 고약한 행위이다. 그리고 진화의 과정에서 애초에는 소화 효소가 없던 우유나 해초에서 영양소를 추출하는 능력 등을 얻게 된 인간 신체의 유연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가정에 근거한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대신 에너지 전환 효율이 떨어지는 단백질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케톤 생성 식이요법은 지방 축적을 약간 늦출 가능성은 있지만 이조차 장기적인 관찰 결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점차로 탄수화물 섭취를 포함하는 쪽으로 타협하는 중이다. 식품의 힘은 자연적인 식품의 총체적인 구성 성분과 그 모든 성분이 자기들끼리, 또는 미생물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만들어지는 수천 가지의 대사 부산물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몇 가지 화학물질에만 집중하는 환원주의적 사고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영양 보충제의 섭취 등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
    현대인은 식품 산업계가 제공하는 식품에 식생활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건강한 식단을 저해하는 요소의 주범이 바로 이러한 가공식품들이다. 상품이 상하지 않고 오랫동안 선반에 남아 있으려면 박테리아의 생장을 억제하는 설탕, 수분 함량을 줄여 박테리아와 균류의 증식을 저해하는 지방, 식품 보존에 도움이 되는 염분, 이 가공식품의 삼위일체가 거대한 비만의 폭풍을 일으키고 현대인의 건강을 해치는 주요인이다.
    저자는 우리가 구입하는 식품에 적혀 있는 식품성분표를 믿지 말라고 단언한다. 냉동 가공식품은 무려 70퍼센트 이상 열량 함량이 과소평가되기도 한다. 법적으로 열량은 20퍼센트까지 오차가 허용되는데 규제가 없기 때문에 30퍼센트 이상의 오차가 대부분이지만 이런 문제는 어떤 정부나 규제 기관도 심각하게 따지지 않고 가볍게 무시한다. 식품성분표에는 구매자를 속이기 위한 눈속임이 수없이 많이 숨어 있다. 그리고 건강을 위한 상식이라고 여겨져왔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식품 산업계의 홍보 문구이거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들이다. 든든한 아침이 건강한 하루의 시작이라는 말은 명백한 오류이며 오히려 건강을 위해서는 아침을 건너뛰는 게 훨씬 낫다.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보다는 불규칙적으로 식사 시간을 가지는 것을 우리 몸속의 장내 미생물은 더 선호한다.

    잘못된 신화들을 해체하는 키워드, 장내 미생물

    ‘유명한 일화로, 헨리에타 골드에이커라는 여성이 전미 영양 상담사 협회의 전문가 인증서를 받은 일이 있다. 헨리에타가 의학 저술가인 벤 골드에이커의 죽은 고양이였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수많은 영양학 인증서에서 사용하는 기준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에 대한 SNS의 인플루언서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영양학의 수많은 전문가들은 대개 과학적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다. 체험을 통해 다이어트 효과를 간증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례도 장기간의 관찰을 통해서는 전혀 다른 부작용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체가 지방을 축적하는 메커니즘이 얼마나 정교하게 진화해 왔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식이요법으로 단기간에 무리하게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행위는 신체의 여러 부위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 관해 좁은 범주의 고전적 견해나 단순한 관찰 및 유사과학에 의존한 정보가 인터넷상에는 차고 넘칠 정도로 그득하다. 저자는 이런 정보의 많은 부분이 헛소리라고 단언한다.
    왜 과학은 영양소와 식단의 배경이 되는 지식을 널리 보급해 대중들을 계몽하는 일을 게을리하는 걸까. 하나의 식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일이 영양학계의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올리브유 같은 간단한 식품에도 총량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단일 불포화지방산 올레산 외에 여러 포화지방산, 다가 불포화지방산, 30여 종의 페놀 화합물 등 수백 가지의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 어느 요소가 우리 몸에 이로운지를 확인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식품 산업계를 비롯해 건강 보충제를 판매하는 회사들은 인체에 유익한 요소를 추출한 뒤 고도로 농축해 건강의 보충제로 홍보하고 판매하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고농축 성분이 우리의 몸속으로 바로 들어갈 때 일어나는 부작용은 그 보잘것없는 효용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우리 몸은 음식에서 영양소를 천천히 추출하는 데 익숙하지만 소화기 내부에서 갑자기 특정 화학물질의 농도가 급상승하는 상황은 버티지 못한다. 인공적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을 투여하면 호르몬 분비에 문제를 일으키며 신체의 메커니즘을 교란시킨다. 이런 상황임에도 ‘과학’으로 포장된 영리한 광고 전략에 의해 식품과 별개로 존재하는 영양소가 존재한다는 생각에 현대인은 사로잡혔고 건강식품 산업은 점점 더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저자 팀 스펙터는 왜 유전적으로 클론이라고 할 수 있는 일란성 쌍둥이 중에 성장 과정에서 다른 체형을 가지게 되는지 확인한 결과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핵심적인 요소라는 합리적인 가설을 세운다. 장내 미생물은 연구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새로운 개척지이지만 수백조에 이르는 장내 미생물이 우리 몸의 건강과 얼마만큼 관련이 있는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대인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는 과거의 인류에 비해 아주 단조로워졌다. 원시적인 생활을 하는 여러 부족들에 대한 관찰과 실험 결과를 통해서도 이러한 사실은 꾸준히 입증되고 있다. 현대인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파괴한 주원인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가공식품들에서 온다. 설탕과 지방과 염분의 삼위일체에 더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각종 첨가제가 포함되면서 가공식품의 섭취량은 장내 미생물과 건강을 파괴하는 핵심 요소이다.
    영양학적인 분석 외에 환경의 변화도 장내 미생물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항생제의 남용(가축 사육에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항생제 남용이 심각하다는 것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과 제왕절개 수술의 급증, 그리고 청결에 대한 현대인의 결벽 등이다. 일란성 쌍둥이 중 급격한 체중의 차이를 보인 사례의 많은 부분은 항생제 사용이 결정적이었다. 아토피와 각종 알레르기와 천식 등도 식생활과 환경의 변화로 인한 극히 현대적인 질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음식이 장내 미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주고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은 우리의 몸이 영양소를 섭취하는 방식에 다시 영향을 끼친다.

    <다이어트 신화>는 다이어트라는 주제를 과학적으로 폭넓게 점검한 책으로 출간 이후 영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영양소와 열량에 집중해 있던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다이어트에 미치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중요성을 일반에 널리 알렸으며 근거 없고 오히려 우리 몸에 해로운 여러 다이어트 열풍에 대해 반성을 불러왔다. 우리나라의 다이어트 열풍도 그 어느 곳 못지않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 안에는 수많은 잘못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연관 도서를 찾아 읽거나 시도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 혹은 지금도 새로운 정보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저자 팀 스펙터의 충고는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나는 앞으로 여러분이 식품과 식단에 대한 새로운 주장을 접하게 될 때마다, 아무리 설득력 있는 홍보를 마주하더라도 최대한 회의적인 태도로 접근하기를 바란다. 이 방대한 영역에는 실수한 적이 없거나 완벽하게 공평한 전문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성실한 실험보다 타성에 젖은 가설 쪽이 수만 배 많은 곳이기도 하다.’

    추천사

    『다이어트 신화』는 정말로 매력적인 책이다. 나는 지금 미생물에 사로잡혀 버렸다!
    - 나이젤라 로슨 / 요리 연구가, 진행자

    『다이어트 신화』는 놀랍고 신선한 시각으로 식품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을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고찰한다.
    - 마이클 모슬리

    『다이어트 신화』는 우리 미생물과 건강의 관계를 명쾌하게 설명하는 일급 교육서다.
    -마틴 블레이저

    완벽하게 마음을 사로잡는다.
    - 셰일라 딜런 / 식품 저널리스트

    혁명적이다.
    - 비 윌슨 / 요리 연구가

    우리의 미생물 손님에 대한 몇 권의 책이 올해 우리 곁을 찾았다. 팀 스펙터가 쓴 『다이어트 신화』는 그중에 최고다. 명료하고 읽기 편하며 재미있는, 과학 저술의 본보기라 할 수 있는 책이다.
    - <파이낸셜 타임즈>

    단 세 장으로 내 삶을 바꿔 버리는 책은 쉽게 만날 수 없다. 내가 평소 영양학의 유행에 쉽사리 편승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팀 스펙터의 책은 상당히 설득력이 뛰어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새로운 시야를 열어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100조 마리의 몸속 미생물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 <리터러리 리뷰>

    나는 다이어트 책을 읽지도 않고 따라서 실행에 옮기지도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팀 스펙터 교수의 최신작인 『다이어트 신화』는 명확한 예외다. 이 책은 음식을 입에 넣기 전에 신중히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신선한 관점에서 훌륭하게 설명한다.
    - <타임즈>

    영국의 현직 연구의인 팀 스펙터는 다이어트 전반에 대한 도발적이지만 훌륭한 공격을 감행하여, 모든 사람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다. 이 매력적인 책은 독자의 영양학 지식을 늘리고 허리둘레를 줄인다는 두 가지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건강한 식단이 불러오는 균형 잡힌 미생물 생태계의 이로움을 파헤치는 간결하고 흥미로운 책.
    - <커커스 리뷰>

    삶을 바꾸는 책이다. 훌륭한 독서 경험이다. 팀 스펙터는 명성이 자자한 과학자다. 그의 책이 음식과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점을 바꿔 줄 것이라고 보증할 수 있다.
    - <딜리셔스 매거진>

    목차

    감사의 말

    서론: 고약한 뒷맛
    1. 식품성분표에 없는 성분: 미생물
    2. 에너지와 열량
    3. 지방: 전체
    4. 포화지방
    5. 불포화지방
    6. 트랜스지방
    7. 동물성 단백질
    8. 비동물성 단백질
    9. 유제품 단백질
    10. 탄수화물: 당류
    11. 탄수화물: 당류 외
    12. 섬유질
    13. 인공감미료와 첨가물
    14. 코코아, 카페인 함유
    15. 알코올 함유
    16. 비타민
    17. 경고: 항생제가 들어갈 수 있음
    18. 경고: 땅콩 성분이 들어갈 수 있음
    19. 유통기한
    결론: 계산대

    용어집
    참고문헌/주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2000년대에 들어 유행을 타기 시작한 앳킨스, 구석기, 뒤캉 등 저마다 다양한 복잡도를 가지는 여러 식이요법에서는, 사람들에게 탄수화물 탐닉을 그만두고 지방과 단백질만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혈당 지표(GI) 식이요법은 포도당을 빠르게 방출해서 혈중 인슐린 농도를 급격히 상승시키는 특정 부류의 탄수화물을 주적으로 삼는다. 사우스비치 식이요법은 나쁜 탄수화물과 나쁜 지방 모두를 적으로 간주한다. 일부 식이요법(몽티냑 등)에서는 특정 식품의 조합을 금지하고, 최근 들어 유행하는 절식 식이요법(5:2 식이요법 등)에서는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간헐적인 ‘절식’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그 외에도 대체품은 수도 없이 많다. 손에 닿는 책만 해도 3만 권이 넘으며, 저마다 웹사이트와 관련 상품이 존재하고, 저마다 납득 가는 것에서부터 위험하거나 대놓고 미친 것까지 다양한 식단 전략과 보충제를 홍보하고 있다.

    우리의 신체는 단순히 줄어든 열량 섭취량에 적응하고, 진화의 힘이 프로그램한 내용을 그대로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제한형 식이요법에서 사용하는 단순한 방법론은, 저장된 지방을 유지하려는 신체의 충동에 억눌려 버린다. 일정 기간 이상 과체중을 유지하면, 우리 몸에서는 일련의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나서, 지방 저장량과 음식에 대한 대뇌의 보상 작용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한다. 바로 이 때문에 대부분의 다이어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이 식품과 식단에 대한 전문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식이요법을 설계하고 홍보하는 사람들은 대개 과학적 훈련을 전혀 받지 않았으며, 간혹 분별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해도 영양학자나 영양 상담사라는 직함은 보통 특별한 자격 없이도 취득할 수 있다. 유명한 일화로, 헨리에타 골드에이커라는 여성이 전미 영양 상담사 협회의 전문가 인증서를 받은 일이 있다. 헨리에타가 의학 저술가인 벤 골드에이커의 죽은 고양이였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수많은 영양학 인증서에서 사용하는 기준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저명한 의사들조차 자신의 관념과 이론에 매몰되어 그에 반하는 새로운 자료가 등장했을 때 허점을 인정하기를 거부한다. 과학이나 의학의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이런 전문가 집단에서의 내분이나 보편적 합의의 부재나 수많은 권장 식단의 건강 요인을 뒷받침할 탄탄한 증거의 부재는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이토록 종교적인 경쟁처럼 보이는 과학 분야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저마다 대사제와 광신도와 평신도와 불신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무릅쓰고도 신앙을 바꾸려 들지 않는다.

    장내 미생물은 현대 식생활에 대한 오해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놀랍고 새로운 연구 분야는 우리 신체와 섭취하는 식품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껏 온갖 식이요법과 영양학계의 권고가 끔찍한 실패를 반복해 온 것에는, 영양과 체중을 단순한 에너지 섭취와 방출 현상으로 환원하는 편협한 시각과, 체내의 미생물을 고려하지 않은 설명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런 영양학의 재앙에, 값싼 음식을 대량생산하고 일부 질병의 치료에 성공했다는 업적이 더해져서, 오늘날의 우리는 덜 건강한 상태로 더 오래 살게 된 것이다.

    보통 미생물은 악역을 맡을 때나 언론에 등장하지만, 수백만 종의 미생물 중에서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종류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은 이로운 역할을 담당하며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하다. 미생물은 음식의 소화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우리가 흡수하는 열량을 조절하고 필수 효소와 비타민을 공급하며 면역 체계를 건전하게 유지해 주기까지 한다. 백만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는 미생물과 함께 진화하며 함께 생존해 왔다. 그러나 자연선택을 통해 세밀하게 조율된 관계는 최근 들어 어긋나기 시작했다. 도시 밖에 살며 풍요롭고 다양하고 항생제가 없는 식단을 누렸던 근래의 조상들과 비교해 봐도, 우리의 장내 미생물 다양성은 놀라울 정도로 줄어들어 버렸다.

    열량 공식은 ‘평균’의 근사치를 이용해서 평균화할 수 없는 세계를 설명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오류에 따르면 아몬드 같은 식품은 열량 함량이 30퍼센트 이상 과대평가되었으며, 식품 제조사가 작성하는 성분표의 열량은 법적으로 20퍼센트까지 오차가 허용된다. 일반적으로 냉동 가공식품은 70퍼센트 이상, 섬유질 식품의 경우에는 30퍼센트 정도 열량을 과소평가한다. 대다수 국가의 규제기관은 건강 관련 유의사항은 꼼꼼하게 검열하지만, 식품성분표의 정확도 문제는 가볍게 무시한다.

    창자의 크기가 줄어들자 우리는 다른 곳에 에너지와 열량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기관은 바로 뇌였다. 열량을 수월하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 조리의 발견은, 이제 뇌 용적 증가로 이어진 주요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덕분에 등장한 현대 인류는 이내 행성 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우리의 거대한 뇌는 욕심이 많아서, 별로 사용하지 않을 때도 매일 300kcal의 열량을 소모한다. 이 정도면 약한 백열전구 하나와 비슷한 정도의 에너지이며, 심지어 마음대로 끌 수도 없다. 뇌는 우리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거의 같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나는 수많은 요구르트 상품의 효능이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두 가지 특허를 받은 미생물을 적은 양만 첨가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많은 종류의 저지방 요구르트에는 설탕이나 절인 과일이 잔뜩 들어가며, 설탕은 박테리아의 생장을 막기 때문에 효력이 아예 발휘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장내 미생물은 갓난아기들이 정상적으로 두뇌와 신경계를 형성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다양한 미생물이, 특히 그중에서도 요구르트에 함유된 유산간균과 비피더스균이 뇌와 장의 연결축을 통해 뇌의 주요 부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여럿 있다. 장은 머리를 제외하면 몸에서 두 번째로 큰 신경망이 존재하는 장기로서, 종종 두 번째 뇌라고 불려왔다. 우리 장에 뻗어 있는 신경계를 전부 합치면 고양이의 뇌와 비슷한 크기가 될 것이다. 우리가 교활하고 이기적이며 목숨이 아홉 개나 된다는 이유로 숭상하는 바로 그 짐승 말이다. 아무래도 우리 장의 목소리에도 조금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듯하다.

    가공식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이래, 식품산업계는 미생물에 집착하며 어떻게든 상품이 상하지 않고 선반에 오래 남아 있도록 하려고 애써 왔다. 특히 미국처럼 땅덩이가 커서 유통 문제가 심각한 국가에서는 더욱 그랬다. 요구르트나 사우어크라우트나 피클에는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박테리아가 들어 있지만, 케이크나 비스킷이나 과자류가 문제였다. 그들은 설탕을 충분히 첨가하면 박테리아의 생장을 억제할 수 있으며, 지방을 많이 넣으면 수분 함량이 줄어들어 박테리아나 균류의 증식이 저해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식품 보존에 도움이 되며 선반에 더 오래 머무르게 해 주는 염분이 추가되면서, 지방과 설탕과 염분이라는 가공식품의 삼위일체가 완성되었다. 이들은 힘을 합쳐 거대한 비만의 폭풍을 일으켰다.

    고단백질 식이요법은 저지방 식이요법보다 단기적으로는 체중 감소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는데, 단백질과 지방은 탄수화물에 비해 에너지 전환 효율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일을 해도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게 된다. 다른 이유는 지방과 단백질 쪽이 대부분의 탄수화물보다 포만감이 크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호르몬을 분비해 뇌에 신호를 보내는 장이 큰 역할을 한다. 고단백 고지방 섭취가 지방 축적을 조금 늦출 가능성은 분명하지만, 이조차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다른 여러 식이요법에서처럼, 먹을 수 있는 식품의 종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섭취 총열량이 줄어들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제 대두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이 에스트로겐 수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대신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자극하여 유전자의 발현을 후성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즉 이소플라본은 우리 유전자의 발현을 시작하거나 멈출 수도 있고, 호르몬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미묘하게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자 수와 태아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등 생식 활동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가 가공식품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아기에게 두유를 먹이는 등으로 의식적으로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장기간에 걸친 부작용을 면밀하게 연구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 설탕이란 설탕 그릇에 담아 식탁에 올려놓고 차나 커피나 디저트를 즐길 때 추가하는 것이었으며, 사각형 종이봉투에 담겨 나왔다. 그 시절은 이제 되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식품에 별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는다. 편리하게도 미리 첨가된 상태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제는 미국과 영국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의 약 65~75퍼센트에 설탕이 첨가되어 있다고 추산된다.

    우리 식단에서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대부분 녹말이다. 녹말은 식물의 주요 에너지원이며 감자, 빵, 쌀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포도당 분자가 길고 단단하게 결합된 사슬 형태를 가진다. 일부 형태는 간단히 분해할 수 있으나 상당히 견고한 것들도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인간에게는 섭취하는 온갖 복잡한 구조의 탄수화물을 분해할 효소가 서른 가지 정도밖에 없다. 그러나 운 좋게도 우리의 장내 미생물들은 분해 효소를 6천 가지 이상 지니고 있다.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미생물들이 없다면, 우리가 섭취하는 대부분의 탄수화물은 그저 턱 근육 발달에나 도움이 될 뿐이다.

    날음식이나 구석기 방식의 제한적 식이요법에는 분명 나름의 이점이 있으며, 사실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가공식품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넓은 범주의 식품을 통째로 배제해서 선택과 다양성의 폭을 줄이는 일은 큰 실수다. 예를 들자면, 구석기 식이요법은 앞서 언급한 대로 ‘몸이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독성 식물이 많은 가지과의 일원이라는 이유로 토마토를 배격한다. 이건 한심한 짓이다. 토마토나 가지과 식물이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라 간주하는 것도 매우 그릇된 판단이며, 유사과학을 끌어들여 수백 가지 화학 성분 중 한두 가지의 부작용에 집중하는 행위는 더욱 고약하다.

    슈퍼푸드는 겉보기로는 흥미로운 개념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홍보업계의 사기 개념이기도 하다. 모든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사실상 슈퍼푸드이기 때문이다. 과일과 채소에는 저마다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으며, 누구나 원하는 대로 그 효능의 목록을 꾸며 붙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요구르트, 퀴노아, 달걀, 대부분의 견과류가 슈퍼푸드라고 생각하며, 앞선 장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치즈, 올리브유, 마늘을 목록에 추가했다. 사실상 슈퍼푸드의 목록은 무한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양의 프리바이오틱 식품을 먹는 일이 영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굳이 채소를 입에 댈 필요는 없다. 미국이나 온라인상에서는 완벽한 FDA 인증을 받은 합성 부티르산 보충제를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미리 몇 가지 경고해 두겠다. 첫째, 이런 제품은 인간을 대상으로 적절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 둘째, 이런 제품은 부티르산이 단독으로 있어도 다른 온갖 자연적 화학물질로 둘러싸였을 때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잘못된 가정을 따른다. 마지막으로, 자연 상태의 부티르산은 상한 버터나 인간의 토사물에서 악취를 유발하는 바로 그 물질이다. 그린피스는 심지어 이 물질로 만든 악취 폭탄을 포경선에 투척한 적도 있다.

    밀과 보리와 호밀을 배제한 식단은, 그 자리를 다른 몸에 좋은 채소로 대체한다면 아무 문제도 없겠지만, 종종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발생한다.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글루텐프리 치즈피자와 글루텐프리 맥주 같은 괴상한 식품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귀중한 비타민 B와 섬유질과 프리바이오틱 물질의 공급원을 배제해 버릴 뿐이며,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또한 심각하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인간의 몸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새로운 음식이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녹말 섭취량이 높은 지역에서 녹말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유전자의 수가 많은 것 외에도, 우리는 우유를 소화할 수 있도록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켰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비슷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여럿 존재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식단이 바뀌면 우리 유전자에 실제로 후생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인간의 몸은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 온 것보다 훨씬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 우리는 로봇처럼 대량 생산된 존재가 아니다. 주변 환경에 적응할 능력을 갖춘 유연한 존재다. 이런 유연성이야말로 우리가 이 행성에서 생존하고 번영하게 한 열쇠였으며 온갖 다양한 환경에서 가능한 모든 식량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식이요법을 통해 장 속의 산성도를 바꾸려는 시도는 영양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지만, 알칼리 식이요법이 인기를 얻으며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이 이론의 주장은, 산성 식품의 섭취를 줄이면 내장의 산성도를 낮추고 알칼리성의 ‘건강한’ 혈액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등장했던 다른 이론들과 마찬가지로, 인체의 산성도가 어떤 식으로 유지되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 이론 또한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카카오 함량이 10퍼센트만 돼도 초콜릿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허쉬 밀크 초콜릿의 카카오 함량은 11퍼센트에 지나지 않으며 그 결과 단맛이 강하다. 허쉬 밀크 초콜릿의 1회 섭취량에는 8그램의 지방과 24그램(6 티스푼)의 설탕이 들어 있다. 밀크 초콜릿도 다크 초콜릿과 같은 부류의 카카오를 사용하지만, 같은 폴리페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섭취량을 세 배에서 다섯 배까지 늘려야 하며, 그 과정에서 살이 찌고 치아에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특정 종류의 커피나 커피콩을 볶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생성된다는 괴담은 여전히 여러 곳에서 등장한다. 카페인은 커피콩에 든 수천 가지 화학물질 중 하나일 뿐이며, 콩을 볶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의 가짓수는 더욱 증가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여러 주장은 수천 가지의 구성 요소 중에서 한 가지에만 집착한다. 아라비카 커피에는 최소 열두 가지의 서로 다른 폴리페놀 화합물이 존재하며, 그중 가장 많은 물질은 아무리 봐도 수영장에 더 어울리는 ‘클로로겐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이름이 아무리 독극물 같더라도, 아직까지 우리는 카카오나 올리브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폴리페놀이 몸에 이롭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을 유지하려면 하루에 2리터(8잔) 이상의 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은 탈수증세를 두려워한 나머지 화학물질로 가득하고 미생물은 전혀 없는 플라스틱 물통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이 또한 뒷받침할 근거가 전혀 없는 현대의 신화 중 하나다. 인체에 필요한 물의 양은 개인차가 심하며, 우리 몸은 목이 마를 때 그 사실을 알리도록 완벽하게 적응되어 있다. 어쨌든 우리는 상당량의 물을 음식, 커피, 차, 청량음료, 심지어 주류를 통해서도 섭취한다. 사냥에 나서는 우리 조상들은 5분마다 수통에서 한 모금씩 홀짝이지 않아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었다.

    식품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 몸의 미생물 생태계와 상호작용하는지를 고려해 보면, 개별 화학물질로 해체해서 분석하는 행위가 말이 안 된다는 점을 쉽사리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식품의 힘은 자연적인 식품의 총체적인 구성 성분과 그 모든 성분이 자기들끼리, 또는 미생물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만들어지는 수천 가지의 대사 부산물에서 나오는 것이다.

    요즘 우리가 먹는 식품이 50년, 심지어 30년 전과 비교해도 건강에 해로워졌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그 주된 이유는, 우리가 원래 식품의 영양소가 거의 제거된 가공식품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정부에서 면밀히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영국에서는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 심지어 고기조차도 50년 전의 같은 상품에 비해 영양소와 비타민 함유량이 절반 정도라는 것이다. 온갖 조언과 영리한 광고 전략에 의해, 우리는 비타민이 원래 식품과 별개로 존재하는 물질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버렸다.

    일반적인 신선한 채소와 과일에 가끔가다 고기 한 조각을 추가하는 균형 잡힌 식단만으로도 99퍼센트의 사람들에게 적정 비타민 수치를 유지해 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믿지 않는다. 최초의 종합비타민 보충제가 상업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1940년대 이래, 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제 35퍼센트의 영국인과 50퍼센트의 미국인은 규칙적으로 보충제를 섭취하며, 영국 시장은 7억 파운드, 미국 시장은 300억 달러라는 엄청난 규모에 이르렀다. 당신이 이런 제약회사의 주주가 아니라고 가정할 때, 이런 현상이 긍정적이라 할 수 있을까?

    상당수의 의사 처방약은 양변기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심각한 질병의 경우에도 실제로 복용되는 약은 50퍼센트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모든 처방약을 거부하는 환자도 가끔 마주친다. 하지만 이 약에 ‘비타민’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만 하면, 일부 환자들은 열성적으로 그 물질을 복용한다. 심지어 효력이 없다는 점이 증명된 후에도. 나는 이 현상을 비타민 충성이라 부른다. 비타민이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단 한 건도 없다. 게다가 비타민 보충제를 주기적으로, 특히 다량 섭취할 경우 위험하다는 증거는 이미 충분하다.

    우리 몸은 치즈나 우유나 브로콜리나 이탈리아 미네럴워터 등의 일반적인 식품에서 칼슘 등의 비타민을 천천히 추출하는 과정에는 적응할 수 있지만, 소화기 내부에서 갑자기 특정 화학물질의 농도가 급상승하는 상황은 버티지 못한다. 뼈에 작용하는 부갑상선호르몬을 비롯한 많은 종류의 호르몬은 평소에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작용하는데, 인공적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을 투여하면 온몸의 골격을 자극하는 효과를 낸다. 자연적이 아니라 인공적인 방법으로 투여한 다른 여러 비타민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존재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2억 5천만 건의 항생제 처방이 내려지며, 최근 영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일반 진료에서 과용 위험성을 꾸준히 경고하는데도 불구하고 항생제 사용 빈도는 아직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1999년 이래로, 지역 보건의들은 약한 염증이나 바이러스 감염증세에 대한 항생제 처방을 그만두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 권고는 무시되었고, 이제 상황은 훨씬 나빠져 버렸다. 2011년에 이르러 항생제 사용 빈도는 40퍼센트 증가했으며, 일반적인 지역 보건의는 기침이나 감기 증세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절반에 항생제 처방을 내린다고 한다. 이런 부류의 염증은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므로 항생제는 아무런 소용도 없다. 보건의 10명 중 1명은 그보다 무신경하게, 환자의 97퍼센트에게 항생제를 처방한다.

    정상적인 분만 과정에서는, 아이의 장에 가장 먼저 뿌려지는 미생물 씨앗은 모체의 산도에 있던 것들이다. 여기에는 질과 요도와 장내 미생물이 포함되며, 뒤이어 피부 미생물이 추가된다. 이런 온갖 미생물이 섞인 다양하고 풍요로운 미생물 군집이 아이의 발달에 가장 중요한 첫 3년을 결정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장내 미생물의 성질과 복잡한 상호작용이 이 시기에 형성되는 것이다. 이런 미생물 군집은 아이의 정상적인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특히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면역계의 훈련에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질 미생물은 임신기 동안 극적인 변화를 거치며 분만을 준비하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조기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들은 진화가 마련한 전통적인 방식을 따라 미생물과 접촉하기 전에 강제로 적출당한 셈이다.

    자연은 모체에서 다음 세대로 유용한 영양소와 면역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을 유전자뿐 아니라 미생물까지 동원해서 완벽하게 다듬어 놓았으며, 임신 기간에 섭취하는 음식물에 따라 이런 전달 과정은 세밀하게 조율된다. 지난 두 세대 동안 급격하게 증가한 알레르기 증상은 아기의 미생물 다양성 감소로 설명할 수 있다. 미생물의 다양성 감소는 아직 우리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아기의 면역계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어난 아기는 첫 3년 안에 항생제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첫 3년 동안 1~3번의 지속 처방을 받는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조심스럽게 형성되고 있던 미생물 군집의 미묘한 균형이 깨지게 되며, 이후 두 번 다시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수도 회사에서는 숨기려 애쓰지만, 항생제나 항생제 저항성을 획득한 박테리아를 확인하거나 걸러낼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의 정수 처리장이나 시골의 저수지에서는 상당한 양의 항생제가 발견되었다. 세계 곳곳의 강이나 호수나 저수지에서 수행한 비슷한 연구에서도 상당히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약물의 양과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미생물의 저항성 유전자도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여러분이 사는 지역이나 먹는 음식의 종류를 막론하고, 어차피 상수원을 통해서 일정량은 섭취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심지어 병에 든 생수도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실험해 본 대부분의 생수에서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노출되어 저항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덜 위생적인 환경에서 성장하고 주기적으로 동물과 접촉하고 기생충에 감염되었던 사람들은 천식이나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 이유가 순전히 면역계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면역계의 방어를 세심하게 조율하려면 아주 어릴 때부터 감염으로 인해 자극을 받아야 한다는 가설이었다. 실제로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그런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그러다 1960년대 이후의 아이들은 갑자기 갈수록 청결해진 환경에서 성장하게 된 것이다. 과거에 면역계의 교육을 돕던 기생충이나 토양이나 온갖 가벼운 질병과는 이제 접촉할 방법이 사라졌다. 따라서 국가가 부유해지고 사람들이 자기 몸을 자연으로부터 보호할수록, 알레르기도 더 많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건강에 치명적이거나, 적어도 식중독을 유발하는 물질로 취급한다. 대중적인 미신에 따르면 그런 식품은 순식간에 미생물에 점령당하며, 식품과 미생물이 뒤섞인 물질을 섭취하면 독극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사실 식품의 안전보다는 품질에 대한 추정치라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상당히 드문 편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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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스펙터(Tim Specto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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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유전역학 교수, 과학 저술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상위 1퍼센트 내의 과학자. 전문 분야는 일란성 쌍둥이 연구, 유전학, 후생유전학, 미생물 생태계, 다이어트. 영국 의학 아카데미 회원. 쌍둥이 연구의 세계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영국 쌍둥이 연구Twins UK 소장으로 13,000명의 쌍둥이에 대한 유전자, 표현형 데이터베이스는 양과 질에서 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쌍둥이 연구 국제학회의 회장이었으며 현재 전 세계 120개 연구소와 협력하여 유럽 쌍둥이 레지스트리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800여 편의 연구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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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를 졸업했다. SF/판타지 단편과 어린이용 과학 도서 번역을 주로 하였고, 현대 해외 문학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레이 브래드버리』『시월의 저택』『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마이너리티 리포트』『진흙발의 오르페우스』『더블 스타』『하인라인 판타지』『아마겟돈』『컴퓨터 커넥션』『타임십』『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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