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맑고 순박한 관점으로 바라본 세상!

「화남의 시집」 제26권 『지갑 속의 달』. 2007년 '만다라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생활을 하게 된 정종연의 첫 번째 시집이다. 화려하거나 현란한 꾸밈 대신 마치 아이의 마음처럼 맑고 순박한 관점으로 세상을 들여다본다. 특히 착실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응원을 담고 있다. 삭막한 세상 속에서도 삶과 사람에 대한 뜨겁고 변함없는 사랑도 만나게 된다.

일상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 각박한 현실을 맑고 소박한 마음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투명한 시심, 착실한 월급쟁이로서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보통사람들의 삶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담아낸 정종연의 시집은 이즈음 우리 시단에서 찾아보기 힘든, 맑고 소박한 시심의 세계를 우리들에게 선보인다.

2007년 계간 <만다라문학>과 2009년 <한국평화문학>을 통해 늦깎이로 등단한 전남 함평 출신의 정종연 시인은 광주상고와 전남대 중문과를 졸업한 후 도서출판 아이세움을 거쳐 북폴리오 편집장을 역임한 후 현재 (주)미래엔컬쳐그룹(대한교과서 후신)의 중견 간부로 일하고 있다. 그가 마흔 여덟의 나이에 최초로 펴내는 이 첫 시집『지갑속의 달』(도서출판 화남)에는 총 75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아내에게 아낌없는 연민과 사랑을 바치고, 혈족처럼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시적 헌신을 보여주면서 그는 우리가 간직해야 할 세상을 동시적 시심으로 읽어낸다. 아울러 그는 일상의 삶을 통해 깨달은 성찰의 세계를 진지하게 펼쳐 보인다.

추천의 글

박완서(소설가)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내면서 한 번도 시인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출판인 정종연이 곧 시집을 낼 거라면서 그 초고를 보여주었다. 내가 시인답다고 느끼는 건 막연한 거긴 하지만 순수, 자유분방, 파격, 비타협, 불규칙 이런 거가 아니었나 싶다. 나는 그의 사생활은 전혀 모르지만 직업인으로서는 틀에 박힌 답답한 모범생으로밖에 안보여 내가 갖고 있는 시인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시 역시 내 안목으로는 잘 된 시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 그가 평범하고 착실한 월급쟁이로 이 풍진세상을 헤쳐 나가면서 한 가정을 유지하려면 그 여린 마음이 기댈 곳이 있어야 했으리라. 그게 시의 힘이었다면 그의 시를 어찌 아름답다고 안 할 수 있겠는가.

박상률(시인ㆍ아동문학가) 정종연의 시에는 화려한 수사나 현란한 말부림이 없다. 그의 시엔 그가 하루하루 그려내는 삶의 무늬가 어지러운 채색 없이 본판 그대로 드러나 있고, 꾸밈없는 동심의 맨눈으로 들여다 본 세상이 들어 있다. 굳이 이런저런 치장이 필요치 않은 시인의 삶. 그가 밥벌이의 곡진한 일상 속에서 채색 없는 시를 붙들고 있는 건 그만큼 그의 삶이 정직하기 때문이리라.

임동확(시인ㆍ한신대 국문과 겸임교수) 비유가 단지 기교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면, 그는 오갈 데 없는 함평 촌놈이다. 이미 유년기에 결정되었다고 할 만큼, 그의 영혼을 지배하는 원형 심상은 온통 농촌공동체의 꿈과 기억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솔직히 조금은 낡고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약삭빠른 세상에 이런 시인이 있는 것도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새삼 생각하다보니, 용봉골에서 선후배로 만난 이후 그가 보여준 한결같은 성실함과 항심恒心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가 본격적인 시인으로 펼쳐나갈 행보를 기대해도 좋다는 확신이 슬몃 든다.

방민호(문학평론가ㆍ서울대 국문과 교수) 정종연 시인은 이 시집에서 요즘과 같은 각박한 세상에서 만나보기 힘들 정도로 맑고 소박한 마음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맑고 소박하다는 것, 그렇게 꾸밈이 없으면서도 삶에 대한 사랑의 뜨거움은 그의 시집 면면이 선사하는 첫 인상이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그 맑고 소박한 양상의 특성일 것이다.

시인의 말 _ 4

제1부
에스컬레이터 _ 13
그 도시의 아침 _ 14
지갑 속의 달 _ 15
별 _ 16
누룽지 _ 17
골목길을 돌며 _ 18
장작불 _ 20
목욕탕에서 _ 22
굴뚝 연기 _ 23
연탄불 사랑 _ 24
빈집 _ 25
모란 장날 _ 26
그 눈동자 _ 28
노숙자 _ 29
가야금 _ 30
새벽 전차에서 _ 31

제2부
내가 널 지켜 줄게 _ 35
포옹 _ 36
키스 _ 38
사랑한다는 것은 _ 39
너만을 바라보며 _ 40
간절한 기원 _ 41
공감 _ 42
작은 바람 _ 43
귀인 _ 44
하숙생 _ 46
섬과 바다 _ 48
기다린다는 것은 _ 49
연꽃 같은 당신 _ 50
우산 _ 51
흰 고무신 _ 52
새집을 마련해 드리고서 _ 54
어머니 _ 56

제3부
자유 _ 59
놀부 동네 흥부 동네 _ 60
우리 집 휴일은 _ 61
감기 _ 62
봄 동산 _ 63
별님이 사는 하늘 _ 64
불구경 _ 65
가을 산 _ 66
파란 하늘 _ 67
흐린 겨울날의 오후 _ 68

제4부
홍매화 _ 71
군자란 _ 72
수국꽃이 피어 _ 73
보라꽃 _ 74
공원의 철쭉 _ 75
해바라기꽃들 _ 76
내린천의 여름 _ 77
갈 곳 없는 산노루 _ 78
바닷가에서 _ 80
산이 왜 거기에 있느냐고 _ 81
오솔길 _ 82
가을 단풍을 바라보며 _ 83
비 내리는 늦가을에 _ 84
겨울비 내리는 오후 _ 85

제5부
손길 _ 89
회한 _ 90
추암 촛대바위 _ 91
남산타워 _ 92
허상 _ 93
타워팰리스 _ 94
끝나지 않은 오월 _ 96
무등산에 올라 _ 98
진달래 봄 _ 100
겨울나무 _ 102
나목 _ 103
하얀 눈길 _ 104
어떤 풍경 _ 105
음악인 정의송님 _ 106
막춤 속의 나 _ 107
상상력의 날개로 웅비의 기상을 _ 108
저문 한 해의 뒤안길에 _ 110
갈망 _ 111

해설
맑고 소박한 생활의 윤리와 그 성찰 _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