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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속의 현재적 시간을 노래하는 박선옥의 시집!

박선옥 시집『도경역』. 199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와 1995년 '현대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며 등단한 박선옥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2007년 충남시인협회 제1회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인은 시간으로써 시간을 극복하려고 한다. 시간은 영원히 지속되는 영원 속의 현재이며 현재 속의 영원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시에는 이렇게 현재 속의 영원에 대한 상상력이 담겨 있다. 특히 표제작 〈도경역〉은 동해안 바닷가 간이역인 도경역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떠나고 도착하는 시간성을 노래한다. [양장본]

"카이로스 위에 핀 고독의 불꽃"
- 박선옥 시에는 현재 속의 영원, 그리고 역동의 상상력이 숨어 있다.

『도경역』, 몸 안의 모든 길들을 꺾는 지상의 그림자들
-『도경역』, 이 시집엔 순환의 흐름, 순리의 눈인사, 균형적 긴장이 있다.

박선옥 시인은 1993년 《강원일보》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1995년 《현대문학》신인상으로 등단했다. 2003년에는 충남시인협회 제정 제1회 충남시협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키 작은 하지의 문짝이 떨어져 내리고
환절기의 빈집으로 떠나가는 화차들이 되돌아 나올 생각을 않는다
여름이 안개처럼 풀려날 때 바람의 오므렸던 주먹이 퍼지면서
빨랫줄에 길게 늘어진 더위는 저 세상 쪽으로 달아난다
이쪽인가 저쪽인가 어느 방향인지도 모를 빈 터의 한 끝에서
도 한 계절이 풍선처럼 식욕을 부풀리고 있다
-「여름의 끝」전문

시 「도경역」은 동해안 바닷가 간이역 "도경역"을 소재로 하고 있으나, 떠나고 도착하는 시간성을 중심으로 한다.

「도경역」은 사람들이 시간 속에서 안고 가는 '마음의 간이역'이면서 그것은 또한 '생애를 바꾸면서 간다는게 어디 그리 쉬었더냐고 하소연도 못하고 바다로 또'(「오래된 두 강」)가야 하는 인간 삶의 또 다른 상징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박선옥의 시 세계를 '카이로스 위에 핀 고독의 불꽃'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고독이 불꽃이 되는 이유는 「여름의 끝」과 같은 시가 웅변적으로 이를 증명한다.
지치지 않는 생명력, '한 계절이 풍선처럼 식욕을 부풀리고 있는' 풍경은 이 시인이 한국 시단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음을 확증해 준다.
- 손종호 (시인ㆍ충남대 교수)

한 번도 내게서 떠난 적이 없는 나
돌아 볼 곳도 없는 내 삶의 간이역에서
추억을 유품처럼 챙기다가 털고 일어설 때
저마다 역 하나 지니고 사는 이유를
내 허물어져가는 얼굴에서 묻는다
- 박선옥,「도경역」중에서

시인의 말

제1부 어머니의 집
가을江에서
선반
낙엽·1
낙엽·2
풍경제
여름의 끝
어머니의 집
시저와 쇠비름풀
메를리 퐁티
성형외과를 나오면서
강구 가는 길
실직
환절기
凶漁期·1
凶漁期·2
雪寒風

제2부 늦은 저녁 감포바다
저녁 강
진부령으로 가는 길
도경역
구절사
저녁 감포
죽은 비둘기가 있는 풍경
정나진에서
덕산 밤바다
간이역을 지나며
티베트어
인도 방랑
3월의 식장산에서
상산리에서
잉카 혹은 철새는 날아가고
저녁 한강에서
허물벗기

제3부 내 몸 안에 모든 길들을
시간 속에서
청진동
窓
붕어 입으로 입술을 내밀고
민들레
빈 터
어머니의 뜨개질
무녀도
여우비
문풍지의 노래
자정의 바다
민들레 홀씨
가구론·1
가구론·2
가구론·3
과거 쪽으로
수인선에 봄을 싣고

제4부 산간일기
詩·1
詩·2
오래된 두강
1997 자화상
아기가 노을처럼 울고 있는 풍경
잘 구워진 빵 하나는
병실의 IMF
브라보 COIN WORLD
어머니의 틀니
모래무지의 독백
보름달
어머니의 저승꽃
산간일기·6
산간일기·8
산간일기·9
겨울바람이 되어
길·1
길·2
길·3
변두리
속초일지

● 해 설
카이로스 위에 핀 고독의 불꽃
손종호(시인,충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