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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원제 : 名畵で讀み解くイギリス王家12の物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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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잔혹한 절대군주의 대표 헨리 8세, 노련한 처녀왕 엘리자베스 1세,
악마 연구가 제임스 1세, 농부와 광인을 오간 조지 3세,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양면적 사회를 상징하는 빅토리아 여왕…….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튜더, 스튜어트, 하노버, 작센코부르크고타, 윈저
명화를 통해 보는 현재진행형 역사, 영국 왕가의 모든 것!

명화를 통해 유럽 왕조의 역사를 소개하는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 세 번째 책, 《명화로 읽는 잉글랜드 역사》가 출간된다. 영국은 전작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의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가나 《명화로 읽는 부르봉 역사》의 프랑스의 부르봉가처럼 한 가문의 이름으로 오랜 기간 통치되지 않았다. 한 왕가의 대가 끊기며 새로운 왕가가 탄생하고, 왕가가 변천할 때마다 어처구니없는 인물이 태어나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 가며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을 지배했던 튜더, 스튜어트, 하노버, 작센코부르크고타, 윈저. 이 다섯 가문의 성이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가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문이 단절될 때마다 옅게나마 피가 섞인 방계로 왕위를 계승하며 명맥을 이어왔다. 적어도 하노버가에서 현재(윈저)까지는 완전한 직계 혈통이고 가문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전통 의식이 강한 합스부르크나 부르봉이라면 절대 바꾸지 않았을 가문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또는 칠전팔기의 고난 끝에, 그때그때의 군주와 의회가 협의해 변경하면서 시대를 극복해 온 것이다. 영국 왕실이 합스부르크, 부르봉, 로마노프와 같은 다른 큰 왕조의 멸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남아 승리한 요인은 바로 이러한 유연성, 아니, 대범함일지도 모른다.

튜더가의 헨리 7세부터 윈저가의 찰스 3세가 군림하는 현대의 영국까지. 변방의 이류 국가에 불과하던 섬나라가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기까지는 어떤 인물들이 있었을까. 이혼을 위해 종교를 바꾼 헨리 8세, 단 9일간 왕위에 올랐던 제인 그레이, 해적 여왕 엘리자베스 1세, 폭군에서 순교자가 된 찰스 1세,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 이야기의 나라, 영국답게 역대 영국 군주들은 각양각색의 개성을 자랑한다.

나카노 교코는 왕실이 현존하는 국가 중 가장 큰 상징성과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영국 왕가의 변천사를 우리에게도 친숙한 인물과 명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섯 왕조의 주요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담은 매혹적인 그림과 함께 저자의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서양사가 한결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더불어 복잡하게 느껴지는 다섯 왕조의 가계도와 시대별 연표를 함께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출판사 서평

15세기 절대군주제에서 21세기 입헌군주제가 영국에 자리잡기까지
명화를 보면 역사가 읽힌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스토리텔링 명화 수업

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영국’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영국이라는 나라는 없다. 공식 국명은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줄여서 UK)’이며,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이루어진 연합 국가다. 그러나 이 UK라는 국가 체제가 완성되기까지는 전쟁에서 전쟁으로 이어지는 몇 세기에 걸친 세월이 필요했다. 작은 섬나라 안에서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잉글랜드인, 스코틀랜드인, 웨일스인, 북아일랜드인이 서로 지배권을 놓고 각축전을 벌였고, 외세 침공과 종교 전쟁도 끊이지 않았다.

21세기 현재의 영국(UK)은 입헌군주제 국가로, 윈저가의 찰스 3세가 2022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의 뒤를 이어 영국을 통치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가나 프랑스의 부르봉가 등 유럽의 강력한 왕가들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는 동안, 영국 왕실은 어떻게 현재진행형 역사를 쓸 수 있었을까. 16세기 헨리 8세로 대표되는 강력한 절대 군주제에서 ‘군립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영국 입헌 군주제의 확립까지. 영국 왕실의 변천 과정과 영국 역사의 결정적 순간을 나카노 교코가 그림과 함께 유려한 스토리텔링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존 길버트의 〈제임스 왕 앞의 가이 포크스〉는 스튜어트가의 제임스 1세 시대에 일어난 1605년 의회 폭파 미수 사건을 그린 그림이다. 의자 등받이에 오른손을 올리고 평소의 크고 번쩍이는 눈을 더 크게 부릅뜬 제임스가 무릎 꿇은 남자를 째려보고 있다. 포승줄로 묶인 두 손을 등 뒤에서 거칠게 잡아당기는데도 남자의 태도는 오만하기 그지없다. 만약 밀고가 없었다면 의사당은 완전히 날아가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는 모진 고문 끝에 자신의 본명 ‘가이 포크스’와 동료의 이름을 토해내는데, 전대미문의 음모를 꾸민 그들은 제임스 1세를 폐하고 가톨릭 왕을 옹립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오랜 기간 지속된 종교 분쟁과 왕실의 무능과 사치가 반발을 불러온 것이다.

그의 아들 찰스 1세에 이르러서는 왕이 의회를 열지 않고, 교회세로 수입을 늘리고자 고향인 스코틀랜드에 영국 국교회를 강제하는 등의 횡포가 계속되자 ‘청도교 혁명’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찰스 1세는 ‘전제, 반역, 살인, 국가 배신’의 죄로 처형되고, 영국은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제를 선언한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바탕으로 19세기 프랑스의 화가 들라로슈가 왕과 혁명가의 관계를 캔버스에 담았다. 바로〈찰스 1세의 시신을 보는 크롬웰〉이다. 관에 누워 있는 찰스 특유의 수염, 베인 목에 남아 있는 생생한 피의 흔적, 검소한 옷으로 몸을 감싼 크롬웰의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 그 후의 전개를 아는 이가 그렸기 때문일까. 왕정복고 후, 크롬웰의 일족은 모두 살해당하고 본인의 시신도 파헤쳐져 다시 참수당한 뒤 오래도록 형틀에 방치된다. 1660년 왕정이 복고되지만 왕의 절대 권력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의회 이전보다 더 큰 권력을 갖게 되며 영국의 입헌군주제가 자리 잡게 된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그림을 보게 된다면, 같은 그림도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 나카노 교코는 영국의 다섯 왕가를 대표하는 인물과 관련된 12점의 명화 및 그와 연관된 다수의 명화들을 함께 소개하면서 명화 속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그가 역사에 끼친 영향이 무엇인지 시대적 배경과 일화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명화는 엄숙하고 화려한 왕실의 모습을 그려낸 유화 위주의 회화에서 윌리엄 호가스의 〈남해 거품 사건〉, 제임스 길레이의 〈조지 3세 풍자화〉와 같은 부조리한 현실과 왕실의 모습을 풍자하는 작품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익하다. 명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역사와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엘리자베스 1세, 앤 여왕, 빅토리아 1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시대에 번영하는 징크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낸 여왕들

영국은 남자에게만 왕위를 물려주는 ‘살리카 법’을 적용하지 않는 나라였기 때문에 주변 유럽 국가에 비해 여왕이 많이 배출되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영국은 ‘여왕의 시대에 번영한다’라는 징크스가 있을만큼 걸출한 여왕들이 탄생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엘리자베스 1세다.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라는 말로 대표되는 엘리자베스 1세 시대는, 처녀왕으로서 초월적 존재감과 카리스마로 영국의 황금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엘리자베스 1세를 대표하는 그림, 〈엘리자베스 1세의 아르마다 초상화〉는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난 뒤 그린 그림이다. 당시 어느 누구도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무적함대를 영국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적으로 열세한 상황에도 엘리자베스는 “나는 매우 약한 여자에 불과하지만, 가슴에는 영국 왕의 마음을 품고 있다. 모두와 생사를 함께 하겠다!”라는 격문을 띄워 영국 해군의 사기를 높이는 동시에 군주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이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림 중심에 위치한 엘리자베스의 등 뒤에 걸린 두 장의 그림 중 왼쪽은 만 안쪽에서 대치하고 있는 영국과 에스파냐의 군대, 오른쪽에는 폭풍에 침몰하는 적군을 그린 그림이다. 중심의 엘리자베스는 세계의 바다가 다 내 것이라는 양 지구본 위에 손을 얹은 채, 타고난 위엄과 당찬 기운으로 상대를 자연스럽게 압도한다.

이처럼 그림은 초상화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정치적 수단으로서 사용되기도 했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1세는 일찍부터 처녀왕으로 자신을 신격화하는 이미지 전략을 세워, 많은 화가에게 초상화를 그리도록 했고, 판화나 서적의 삽화, 지도, 트럼프 그림에도 등장했다. 또 다른 초상화인 아이작 올리버의 〈엘리자베스 1세 무지개 초상화〉에서는 처녀성의 상징인 진주를 평소처럼 풍성히 걸치고 오른손은 무지개를 쥐고 있는데, 무지개 바로 위에 ‘Non sine Sole Iris(태양이 없으면 무지개도 없다)’라는 라틴어 문구가 새겨져 있다. 구약성서에서 무지개는 ‘신과 인간의 약속’을 의미하며 평화의 상징이다. 가운에는 뛰어난 지혜를 나타내는 커다란 눈과 귀가 사방에 무수히 흩어져있으며, 왼쪽 소매에는 탈피에서 연상되듯 영원을 상징하는 뱀, 그리고 사랑을 의미하는 붉은 심장. 얼굴을 감싼 주름 칼라에는 충성의 상징 곤틀릿(팔뚝까지 방어하는 갑옷 토시)도 그려넣었다. 요컨대 이 그림은 초상화라기보다 일종의 선전을 위한 이콘(예배용 성화)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전성기를 이끈 또 다른 여왕, 빅토리아 1세는 하노버가의 첫 번째 여왕으로,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은 세계 각지로 확장한 식민지를 통해 부를 얻으며,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엘리자베스 1세가 처녀왕으로서 일종의 초월적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국민 위에 군림한 것과는 다르게, 빅토리아 여왕은 ‘사랑받는 아내’, ‘자상한 어머니’의 이미지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프란츠 빈터할터가 그린 〈빅토리아 여왕의 가족〉에서 빅토리아는 결혼 6년 만에 벌써 다섯 명의 자녀에게 둘러싸여 있는데, 이후 총 아홉 명의 자녀를 낳으며 다복한 가정을 이룬다. 또한 빅토리아는 거실에 트리를 장식하고 행복하게 축하하는 왕실 가족의 사진과 판화를 유포하며 부군 앨버트와의 연애결혼이라는 로맨스, 그 결과인 이상적인 가정을 동화 속 옛날이야기가 아닌 현실 가정으로 국민의 눈앞에 보여주며 ‘왕위와 덕의 결합’이라는 이상적인 시대를 만들어 냈다.

유럽의 역사에서 유독 영국은 여왕의 시대에 번영하며 황금기를 맞는데, 합스부르크가의 프리드리히 대왕, 부르봉의 루이 14세와 같은 유럽의 전성기를 이끈 왕들과 대등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자랑한다. 영국이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고, 현재까지 왕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대 여왕 시대가 가져온 번영과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천사

최은주(서울시립미술관장)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불멸의 명화들과 유럽 왕조의 장구한 역사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는 미술 전문가뿐만 아니라 미술을 좋아하는 일반인들도 미술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을 갖고 있다. 미술 작품이 탄생하는 배경에는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상이 필연적으로 자리한다. 여기에 왕과 왕비, 귀족과 같은 절대권력을 가졌던 계층과 성직자와 영웅호걸이 빚어내는 이야기는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다.
이 시리즈는 600년에 이르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번성과 몰락, 16~18세기 해가지지 않는 제국으로 번영을 구가했던 부르봉 왕가, 절대권력의 광기와 비극으로 얼룩진 로마노프 왕가의 찬란함 속에 응축된 어둠까지 왕가의 격동하는 역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저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영국과 독일의 역사도 마치 장편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다채로운 문화와 역사를 꿰뚫으며 입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 책들을 읽는다면 최소 두 번 이상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첫 번째는 역사적 흐름을 따라 통독하고, 이후에는 각 그림의 의미와 상징, 기법 등에 대한 해설을 정독해 보길 바란다. 그러면 그림 한 점, 한 점에 깃든 세계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 올 것이다.

노경덕(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
유럽이라는 공간은 학습 욕구를 자극한다. 큰 도시, 작은 도시 할 것 없이 걷다 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너무도 멋진 성, 교회, 공연장, 박물관 등의 건물들과 그 안에 가지런히 전시된 수많은 명화들, 공예품들, 유물들. 그리고 과거의 인물들이 다시 살아나 다가올 것만 같은, 잘 보존된 생생한 역사의 현장들. 이 모든 것들이 유럽 역사를 더 알고 싶게 우리의 마음을 부추긴다.
유럽 역사에 가장 쉽고도 흥미롭게 다가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들 역사의 흥미로운 스토리들과 이 스토리들을 머릿속에 직접 떠올려 볼 수 있는 그림들을 함께 접하는 것이다. 일본의 유럽 문화 전문가 나카노 교코의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는 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합스부르크와 로마노프 등의 왕조 및 유력한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저자는 프랑스,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역사를 흥미진진한 플롯에 담아내어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 흥미로움에 유럽 문화 전문가로서의 그녀의 빼어난 식견 아래 선택된 명화들은 그 역사 이해의 깊이를 더해준다. 무엇보다도 나카노 교코의 시리즈에는 역사적 재미와 시각 자료에 치중한 작업들이 가지기 쉬운 단점인 특정 문명, 국가, 민족 등에 대한 편견과 엉뚱한 역사 왜곡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럽의 역사를 재미도 있지만 균형적인 서술로 접해서 이해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들의 화려한 문화를 더 깊은 수준에서 느끼고 싶은 사람은 이 시리즈로 그 여정을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현재진행형 역사, 영국 왕가

제1부 튜더가
튜더 가계도
제1장 한스 홀바인, 〈대사들〉
제2장 안토니스 모르, 〈메리 튜더〉
제3장 아이작 올리버, 〈엘리자베스 1세 무지개 초상화〉

제2부 스튜어트가
스튜어트 가계도
제4장 존 길버트, 〈제임스 왕 앞의 가이 포크스〉
제5장 폴 들라로슈, 〈찰스 1세의 시신을 보는 크롬웰〉
제6장 존 마이클 라이트, 〈찰스 2세〉

제3부 하노버가
하노버 가계도
제7장 윌리엄 호가스, 〈남해 거품 사건〉
제8장 윌리엄 비치, 〈조지 3세〉
제9장 윌리엄 터너, 〈노예선〉
제10장 프란츠 빈터할터, 〈빅토리아 여왕의 가족〉
제11장 프란츠 빈터할터, 〈에드워드 왕자〉
제12장 존 레이버리, 〈버킹엄궁전의 로열패밀리〉

맺으며
주요 참고 문헌
연표
이 책에서 다룬 화가들

본문중에서

40대의 헨리 8세를 그린 홀바인의 초상화는 압권이다. 개성과 박력을 고스란히 담아낸 초상화는 헨리 8세의 지금까지의 행동, 그리고 앞으로의 행동과 아무런 괴리감이 없다. 한눈에도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 보이는 넓적한 얼굴은, 그렇지 않아도 우람한 육체를 필요 이상으로 부풀린 의상 탓에 한층 강조돼 잔혹하고 폭력적인 인상을 심어주고, 여기에 냉혹 그 자체인 매서운 눈까지 더해져 공포감을 배가한다. 야만의 시대에 군림한 절대 군주의 전형이다. 육체적으로도 생리적으로도 너무 무시무시해서 오히려 강렬한 매력과 흡인력을 가진다.
열여덟의 나이에 왕관을 쓴 헨리 8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캐서린과의 결혼식, 다음은 부왕 심복들의 처형이었다. 원하는 것은 손에 넣고 방해꾼은 없앤다. 이 패턴이 그의 일생을 관통했다.
_제1장 한스 홀바인, 〈대사들〉

엘리자베스 1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운이 강한 여성’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할 듯하다.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로웠
다는 얘기가 아니다.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위기와 재앙이 잇따랐지만, 그때마다 ‘운명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엘리자베스에게 행운을 선사했다. 이탈리아보다 약 1세기 정도 늦긴 했어도 영국이 르네상스의 꽃을 피우고 유럽 열강의 대열에 낄 수 있게 된 것도 그녀의 강한 행운과 현명함 덕분이다. 이후 영국은 여왕의 시대에 번영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되었다(영국은 훗날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도 전성기를 누렸다).
_제3장 아이작 올리버, 〈엘리자베스 1세 무지개 초상화〉

무력 충돌은 5년간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국왕파가 유리했지만, 혁명파 지도자로 선출된 올리버 크롬웰이 열혈 청교도 신자를 모은 ‘철기대(鐵騎隊)’를 이끌고 마치 신 내린 듯 진군하는 사이 서서히 형세가 역전되더니 1648년에 왕이 체포되면서 내란은 끝이 났다. 이후 의회는 찰스 1세를 재판에 넘겨 ‘전제, 반역, 살인, 국가 배신’의 죄로 사형 판결을 내렸다. 참수는 뱅퀴팅하우스 앞에 설치된 처형대에서 시행됐기에 왕이 마지막으로 본 풍경은 앞에서 기술한 루벤스의 천장화였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가혹한 세금에 허덕이던 민중은 왕이 나쁘다는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막연히 동조해 왔지만(글을 아는 사람의 비율이 매우 낮았던 시대다), 막상 왕이 재판에 회부돼 목이 잘리는 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하자 기겁하며 공포에 휩싸였다. 신과 동격인 국왕을 죽이다니! 이 순간 찰스 1세는 순교자가 됐다. 사람들은 처형대로 몰려와 흐르는 왕의 피를 천에 적시고 성물로 간직했다.
_제5장 폴 들라로슈, 〈찰스 1세의 시신을 보는 크롬웰〉

그야말로 빅토리아 시대 자체가 가진 이중성이다. 고상한 척하는 겉모습 안에 감춰진 추한 실체. 의자의 ‘다리’라고 말하는 것조차 품위 없고 부끄러운 짓이라고 여기면서, 창녀의 수는 런던에만 8만 명, 여섯 집 중 한 집이 매춘관(1857년의 통계)이었다. 부부간에도 속옷을 입은 채 잠자리를 하면서 아카데미 회화에는 올누드가 넘쳐났고, 부유층 옆에서 빈민들이 굶어 죽어 갔다. 또 앞 장에서 다뤘듯 살인마 잭의 용의선상에 빅토리아의 손자이자 에드워드의 장남 클래런스 공이 오르기도 했다. 〈빅토리아 여왕과 로열패밀리〉에서 중앙이 빅토리아고 바로 뒤에 서 있는 사람이 에드워드, 그리고 그 오른쪽 옆에 선 소년이 클래런스 공이다. 국민은 왕족에게 표면적으로는 경의를 표했지만, 뒤에서는 맘껏 조롱했다.
_제11장 프란츠 빈터할터, 〈에드워드 왕자〉

조지 5세는 두 명의 사촌을 내팽개쳤지만, 아무리 비난받아도 아마 이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타국의 왕을 구할 상황이 아니었다. 영국의 입헌군주제도 존망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국민의 독일을 향한 증오가 외래 왕조인 작센코부르크고타가로도 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노버의 이름은 말할 것도 없고 작센코부르크고타도 독일 그 자체였으며 빅토리아 여왕 부부가 평소에 독일어로 이야기했던 사실도 모두의 기억에 선명했다. 역대 왕들이 독일에서 왕비를 데려온 사실도, 물론 현재 왕비인 메리도 마찬가지라는 사실도 모르는 이가 없었다.
여기서부터가 조지 5세의 고뇌에 찬 결단이다. 이제는 민의를 무시한 채 왕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전쟁이 시작되고 얼마 후 왕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작센코부르크고타를 버리고 앞으로는 ‘윈저’를 가명으로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_제12장 존 레이버리, 〈버킹엄궁전의 로열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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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나카노 교코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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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 대학에서 독일 문학과 서양 문화사를 강의하고 있으며 다양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오페라로 즐기는 명작 문학', '멘델스존과 안데르센','나는 꽃과 나비를 그린다 - 바로크 시대의 곤충화가 메리안의 일생','사랑에 죽다','오페라 갤러리 50', '무서운 그림' 등을 썼으며, 슈테판 추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를 일본어로 번역했다. '아사히 신문' 웹사이트에서는 역사 에세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조사연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일본 도쿄가쿠게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근대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일본 교도통신의 한국어 번역팀에서 근무했으며,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지금은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경영전략으로서의 영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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