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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 시나리오 : 새로운 지구를 상상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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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기후 위기 이후를 상상해본 적 있나요?”

인류의 발자국이 만든 새 시대
우리는 인류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지구상에 존재한 생물 중 지금껏 이토록 강력한 종(種)은 없었다. 인류가 지구에 남긴 거대한 발자취는 홀로세(Holocene)를 넘어 인류세(Anthropocene)의 가능성을 열었다. 지구 온난화에서 비롯한 기후 재앙과 다양한 생태적 변화, 자원 고갈과 환경 오염이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지만 개개인이 느끼기에는 지나치게 거시적인 변화다. 인류세는 공식적 개념이 아니다. 정확한 기준과 구분보다 중요한 건 메시지다. 인류세라는 패러다임을 삶에, 공동체에, 정책 결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인류세를 받아들여야 할지가 선행된다. 때로 이야기는 객관적 숫자보다 강하다. “훗날 인류가 살았던 시기의 지질층에는 매년 500~600억 마리씩 도살되는 닭의 뼈가 대표적인 화석이 될 수 있다”라는 표현이 더 현실감 있듯, ‘인류세 시나리오’로 새로운 지구를 상상한다.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bookjournalism.com

출판사 서평

46억 년 지구 역사에서 인류가 존재한 시간은 고작 0.004퍼센트 남짓이지만, 지금껏 이토록 강력한 종(種)은 없었다. 300만 년 전 이 행성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인간은 끊임없이 문명을 고도화했고, 그 흔적을 이 땅에 켜켜이 쌓았다. 전 지구적 차원의 환경 변화나 특정 생물종의 등장 및 멸종으로 분류하는 지질시대에 인류세, 즉 인류의 시대를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말이다. 지질학적 개념에 ‘인류’라는 특정 종명이 들어가 착각하기 쉽지만, 인류세는 인류의 위대한 번영과 업적을 기르기 위한 용어가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 흔적이 지구 위기를 초래했다는 일종의 경고에 가깝다.

인류세를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공룡과 암모나이트가 중생대를 대표하듯,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 방사성 물질, 콘크리트 같은 인위적인 물질과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매년 500~600억 마리씩 도살되는 닭의 뼈가 훗날 현세의 대표 화석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러한 땅 위의 변화 외에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 위기 역시 인류세를 상징한다. 산업 혁명 이후 화석 연료 사용과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10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사이에 지구 시스템은 균형이 깨졌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유례 없는 기후 재앙은 현상인 동시에 인류세의 증거인 셈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인류세는 낯설기만 하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설마 내가 죽기 전에 지구가 망하기야 하겠냐싶다. 빠르게 녹아내리는 빙하, 도시를 통으로 집어삼킨 홍수, 수개월째 꺼지지 않는 초대형 산불, 해수면 상승으로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의 섬나라들 모두 지금의 나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코로나19 판데믹을 보내며 전 세계 국가 그리고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까지 아주 복잡하게 얽혀 서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류가 이 땅 위의 유일한 주인공이 아님을 깨달았다.

지금 우리에겐 상상력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이 발표하는 연구 결과 혹은 지구 온도 1.5도, 해수면 10센티미터 같은 수치 데이터가 와 닿지 않는 이유는 내가 처할 미래의 상황과 맥락이 통하지 않아서다. 이 책의 저자는 내러티브와 이야기가 “우리가 누구이고, 지구에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이며, 자연과 어떤 관계인가를 탐구하고 재설정하게 한다”고 말한다. 인류의 위기와 파국을 다룬 SF 소설, 디스토피아 영화가 현실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목차

프롤로그 ; 갈림길에 선 인류

1 _ 인류세는 인간의 시대인가
인류가 들어선 낯선 시대
인류세 무대에 등장한 비인간
인류세 장애와 지구에 묶인 자들
인류세를 위한 상상력

2 _ 예고 없이 찾아온 재앙 ; 〈투모로우〉
기후 변화를 둘러싼 논쟁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얼어붙는다면
살아있는 지구, 가이아
기후 재앙 시대에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3 _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영원한 파티는 없다
석유 때문이지, 바보야
석유 자본주의의 딜레마
기후 정의와 기후 부채

4 _ 판데믹 이후의 세계 ; 《스테이션 일레븐》
인류세와 전염병
파괴 뒤에 남은 고요한 세상
역병에 의해 정의된 자들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아가기

5 _ 과학 기술의 명암 ; 〈설국열차〉와 〈인터스텔라〉
지구 냉각화 실험의 부작용
지구라는 시스템, 열차 혹은 가이아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기술 발전이 그린 다른 미래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인류세의 주인공은 인류가 아니다

본문중에서

“인류세에 살고 있다는 주장이 인간의 위대함을 찬양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인류의 마지막 시대에 도달했다는 불길한 예언도 아니다. 갈림길에 서서 우리는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10p.

“지구 표면의 모습만이 아니다. 그 위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가장 대표적인 증거가 닭이다. 머나먼 미래에 인류가 사라진 지구를 외계인이 방문한다면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 닭인 줄 알 거라는 얘기는 농담이 아니다.” 20p.

“인류세의 그 ‘인류’가 과연 누구냐는 것도 문제다. 화석 연료를 마구 불태워 엄청난 이산화 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하고, 열대 우림을 마구잡이로 벌목하고 개간한 사람들과, 조상 대대로 평화롭게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다가 하루아침에 식민 지배자들에게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난 사람들을 같은 ‘인류’의 이름 아래 묶어도 될까?” 23p.

“문학과 영화가 다가올 위기에 딱 떨어지는 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판데믹과 기후 재앙의 우울한 소식들 한가운데에서 인류세의 의미를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면, 또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새로운 시대의 길을 찾는 시작점으로 충분할 것이다.” 40p.

“기후 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친환경 정책을 내건 정당에 투표하는 것과 고기 대신 샐러드를 먹는 것, 둘 중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맞을까? 둘 중 꼭 하나만이 옳은 주장이고,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까?” 64p.

“파티가 끝나면 어김없이 청구서가 날아온다. 화석 연료를 태우느라 대기 중에 수천만 년간 축적된 탄소가 단기간에 배출되면서 인류는 지구 온난화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얻게 됐다. ...(중략)... 인류는 5억 년간 축적된 화석 연료를 겨우 몇 세대에 걸쳐 태워 버리면서 대기에 엄청난 양의 이산화 탄소를 배출해 왔다.” 79p.

“그런 점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재난 자체가 아니라 재난 이후의 삶이다. 인류가 종말에 가까운 재난을 겪더라도 정말로 절멸하지는 않으며, 재난 이후 남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역설이다.” 115p.

“〈설국열차〉와 〈인터스텔라〉의 ...(중략)... 벼랑 끝까지 온 인류가 선택한 위기의 해결책 또한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실제로 연구 중에 있다. 〈설국열차〉의 화학 물질 살포처럼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인위적으로 지구 환경을 조작하려는 시도가 ‘지구 공학’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 129p.

“기술 공학은 개척자이자 발명가로서 인간의 역할, 인간이 주인공이 되어 만드는 역사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인류세의 이야기에서, 인간은 더 이상 유일한 주인공이 아니다.” 154p.

저자소개

송은주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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