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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걸의 시집(큰글자도서) :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꾸는 존재에게 | 은유 첫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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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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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은유
  • 출판사 : 서해문집
  • 발행 : 2021년 06월 15일
  • 쪽수 : 280
  • ISBN : 9791190893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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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세상의 고통과 감응하는 에세이스트, 은유의 첫 산문집
절판 후 5년 만의 복간!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다가오는 말들]로 타인의 입장에 서는 일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작가, 은유의 첫 산문집.
[올드걸의 시집]은 2012년 출간되었다가 3년 만에 절판되었다. 그 후 절반이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로 세상 빛을 보았지만, 이 책은 정가의 두세 배 가격으로 중고 거래될 만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복간 요청이 꾸준했다.
내용 누락 없이 다시 돌아온 [올드걸의 시집]에는, 한 여자가 돈·권력·자식을 삶의 주된 동기로 삼지 않고 늘 회의하고 배우는 주체로 설 수 있게 해 준 마흔여덟 편의 시가 담겨 있다. 세상의 고통과 감응하는 에세이스트 은유의 삶과 시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절망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타자의 언어를 이해하며 나를 허물어뜨린 자리에 남을 들여놓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세상의 고통과 감응하는 에세이스트, 은유의 첫 산문집
절판 후 5년 만의 복간!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다가오는 말들』로 타인의 입장에 서는 일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작가, 은유의 첫 산문집. 『올드걸의 시집』은 2012년 출간되었다가 3년 만에 절판되었다. 그 후 절반이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로 세상 빛을 보았지만, 이 책은 정가의 두세 배 가격으로 중고 거래될 만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복간 요청이 꾸준했다.

내용 누락 없이 다시 돌아온 『올드걸의 시집』에는, 한 여자가 돈·권력·자식을 삶의 주된 동기로 삼지 않고 늘 회의하고 배우는 주체로 설 수 있게 해 준 마흔여덟 편의 시가 담겨 있다. 세상의 고통과 감응하는 에세이스트 은유의 삶과 시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절망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타자의 언어를 이해하며 나를 허물어뜨린 자리에 남을 들여놓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은유는 오래 전부터 ‘고통이 고통을 알아보고 존재가 존재를 닦달하지 않는 세상’을 꿈꿔 왔다. “이는 아주 일상적으로는 끼니마다 밥 차리는 엄마의 고단함을 남편과 아들이 알아보는 것이고, 음식점이나 편의점이나 경비실에서 일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다.”(22쪽)
이 꿈은 12년 전 사는 일이 버거울 때 찾았던 ‘시집’과 함께 시작되었다. 시는 결혼·육아·일에서 맞닥뜨리는 불가해한 고통에 맞설 수 있게, 아내·엄마·문필하청업자로 살며 겪은 절망들을 직시할 수 있게 했다. 그리하여 “생이 가하는 폭력에 질서를 부여”하고, “기계적으로 일하는 노예가 아니라 사유하는 인간”임을 느끼게 했다. 마흔여덟 편의 시가 휘저어 화르르 떠올랐다가 가라앉는 사유의 지층들, 저자는 그 속에서 여자의 삶에 대한 성찰을 하나둘 꺼내어 모았고, 그렇게 [올드걸의 시집]이 탄생했다.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으로 인간의 품위를 지키고 싶었던
한 여자의 분투와 수없이 무너졌던 실패의 기록
그 휘청이는 날들 곁에 있어 준 마흔여덟 편의 시

이십 대에 엄마가 되어 정신없이 살다 마흔에 다다랐을 즈음, 저자는 일상의 아수라장 속에서 불행을 느끼는 순간마다 ‘나이 든 소녀(올드걸)’와 마주했다. 평소엔 주로 아내나 엄마로 있었기에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눈가의 물기와 사유의 탄력을 잃지 않는 존재로, 돈·권력·자식을 삶의 주된 동기로 삼지 않고 늘 느끼고 회의하고 배우는 주체로 살아가려는 자신을 발견한다.
올드걸로서의 욕망과 저항은 시에 기대어 천천히 언어화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해 놓고 상대에게 속죄하는 영화를 향해 사랑을 모독하지 말라고,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함성호, 〈낙화유수〉)라고 이야기한다. 생계를 위해 식탁 구석에 밀어뒀던 책을 당겨 부산스레 글을 짓다 “밥 먹는 곳에 책 좀 늘어놓지 말라”는 남편의 말을 들은 날, 김선우의 시(〈뻘에 울다〉)를 읽고 “식탁이면서 식탁이 아니기도 했던 모호함이 나에겐 숨구멍이었”다고 쓴다. 부자유하고 부담스러운 시댁에서 무기력해질 때면 유하의 시(〈달의 몰락〉)를 빌려 “나의 쓸모없음을 사랑한다”고 되뇌인다. 아들의 고등학교 진학으로 알게 된 불공정한 계급 재생산을 비판하며 아들에게 “내가 죽어 넘어진 곳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는 루쉰의 말을(〈아이들에게〉) 건넨다.
시선은 나와 가족에 그치지 않고 세상의 무수한 아픔을 향해 확장된다. 김사인의 시(〈바짝 붙어서다〉)와 자주 지나다니던 동네 어귀에서 처음으로 폐지 줍는 노인을 본 기억이 만나 ‘사람을 사람으로 알아보는 능력이 퇴화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흐른다. 지하철 개찰구 주변을 서성이는 청소년을 불행한 애라고 단정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기형도의 시(〈기억할 만한 지나침〉)를 읽는다. 일을 하다 자본의 속도에 치여 남을 원망하게 될 때는 최영미의 시(〈행복론〉)를 보며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고, 주변의 것들과 어우러지는 행복한 삶의 속도를 만들어가기로 한다.

“나는 시를 통해 고통과 폐허의 자리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법을 배웠다”
나이 든 여자에게 꿈이 뭐냐고, 무얼 욕망하느냐고, 어떤 슬픔이 있냐고 묻는 것은 왠지 어색하다. 하지만 저자는 시를 마중물 삼아 자신에게 끈질기게 묻고 답한다. 사회적 역할에 매몰되지 않고 타인에 대한 다정함을 잃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수없이 실패한다. 그 과정을 담담히 기록한다. 그리고 힘주어 말한다. 어딜 가나 치유와 긍정의 말들을 사나운 헤드라이트 불빛처럼 얼굴에 들이대어 삶에 눈멀게 할 때, 시는 은은히 촛불 밝혀 삶의 누추한 자리를 비춰 준다고. 배신과 치욕과 설움이라는 삶의 절반을, 의도적으로 기피하고 덮어 두는 그 구질구질한 기억의 밑자리를 끝내 밝힌다고.

“흔한 기대처럼 시는 삶을 위로하지도 치유하지도 않는다. 백석 시인이 노래했듯이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할 뿐이다. 사는 일이 만족스러운 사람은 굳이 삶을 탐구하지 않을 것이다. 시가 내게 알려 준 것도 삶의 치유 불가능성이다. 시를 통해 나는 고통과 폐허의 자리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법을, 고통과의 연결 고리를 간직하는 법을 배웠다. 일명 진실과의 대면 작업이다. 어디가 아픈지만 정확히 알아도 한결 수월한 게 삶이라는 것을, 내일의 불확실한 희망보다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믿는 게 낫다는 것을 시는 귀띔해 줬다.”(18쪽)

은유는 오래 전부터 ‘고통이 고통을 알아보고 존재가 존재를 닦달하지 않는 세상’을 꿈꿔 왔다. “이는 아주 일상적으로는 끼니마다 밥 차리는 엄마의 고단함을 남편과 아들이 알아보는 것이고, 음식점이나 편의점이나 경비실에서 일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다.”(22쪽)

이 꿈은 12년 전 사는 일이 버거울 때 찾았던 ‘시집’과 함께 시작되었다. 시는 결혼·육아·일에서 맞닥뜨리는 불가해한 고통에 맞설 수 있게, 아내·엄마·문필하청업자로 살며 겪은 절망들을 직시할 수 있게 했다. 그리하여 “생이 가하는 폭력에 질서를 부여”하고, “기계적으로 일하는 노예가 아니라 사유하는 인간”임을 느끼게 했다. 마흔여덟 편의 시가 휘저어 화르르 떠올랐다가 가라앉는 사유의 지층들, 저자는 그 속에서 여자의 삶에 대한 성찰을 하나둘 꺼내어 모았고, 그렇게 『올드걸의 시집』이 탄생했다.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으로 인간의 품위를 지키고 싶었던
한 여자의 분투와 수없이 무너졌던 실패의 기록
그 휘청이는 날들 곁에 있어 준 마흔여덟 편의 시

이십 대에 엄마가 되어 정신없이 살다 마흔에 다다랐을 즈음, 저자는 일상의 아수라장 속에서 불행을 느끼는 순간마다 ‘나이 든 소녀(올드걸)’와 마주했다. 평소엔 주로 아내나 엄마로 있었기에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눈가의 물기와 사유의 탄력을 잃지 않는 존재로, 돈·권력·자식을 삶의 주된 동기로 삼지 않고 늘 느끼고 회의하고 배우는 주체로 살아가려는 자신을 발견한다.

올드걸로서의 욕망과 저항은 시에 기대어 천천히 언어화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해 놓고 상대에게 속죄하는 영화를 향해 사랑을 모독하지 말라고,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함성호, 〈낙화유수〉)라고 이야기한다. 생계를 위해 식탁 구석에 밀어뒀던 책을 당겨 부산스레 글을 짓다 “밥 먹는 곳에 책 좀 늘어놓지 말라”는 남편의 말을 들은 날, 김선우의 시(〈뻘에 울다〉)를 읽고 “식탁이면서 식탁이 아니기도 했던 모호함이 나에겐 숨구멍이었”다고 쓴다. 부자유하고 부담스러운 시댁에서 무기력해질 때면 유하의 시(〈달의 몰락〉)를 빌려 “나의 쓸모없음을 사랑한다”고 되뇌인다. 아들의 고등학교 진학으로 알게 된 불공정한 계급 재생산을 비판하며 아들에게 “내가 죽어 넘어진 곳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는 루쉰의 말을(〈아이들에게〉) 건넨다.

시선은 나와 가족에 그치지 않고 세상의 무수한 아픔을 향해 확장된다. 김사인의 시(〈바짝 붙어서다〉)와 자주 지나다니던 동네 어귀에서 처음으로 폐지 줍는 노인을 본 기억이 만나 ‘사람을 사람으로 알아보는 능력이 퇴화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흐른다. 지하철 개찰구 주변을 서성이는 청소년을 불행한 애라고 단정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기형도의 시(〈기억할 만한 지나침〉)를 읽는다. 일을 하다 자본의 속도에 치여 남을 원망하게 될 때는 최영미의 시(〈행복론〉)를 보며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고, 주변의 것들과 어우러지는 행복한 삶의 속도를 만들어가기로 한다.

“나는 시를 통해 고통과 폐허의 자리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법을 배웠다”

나이 든 여자에게 꿈이 뭐냐고, 무얼 욕망하느냐고, 어떤 슬픔이 있냐고 묻는 것은 왠지 어색하다. 하지만 저자는 시를 마중물 삼아 자신에게 끈질기게 묻고 답한다. 사회적 역할에 매몰되지 않고 타인에 대한 다정함을 잃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수없이 실패한다. 그 과정을 담담히 기록한다. 그리고 힘주어 말한다. 어딜 가나 치유와 긍정의 말들을 사나운 헤드라이트 불빛처럼 얼굴에 들이대어 삶에 눈멀게 할 때, 시는 은은히 촛불 밝혀 삶의 누추한 자리를 비춰 준다고. 배신과 치욕과 설움이라는 삶의 절반을, 의도적으로 기피하고 덮어 두는 그 구질구질한 기억의 밑자리를 끝내 밝힌다고.

“흔한 기대처럼 시는 삶을 위로하지도 치유하지도 않는다. 백석 시인이 노래했듯이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할 뿐이다. 사는 일이 만족스러운 사람은 굳이 삶을 탐구하
지 않을 것이다. 시가 내게 알려 준 것도 삶의 치유 불가능성이다. 시를 통해 나는 고통과 폐허의 자리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법을, 고통과의 연결 고리를 간직하는 법을 배웠다. 일명 진실과의 대면 작업이다. 어디가 아픈지만 정확히 알아도 한결 수월한 게 삶이라는 것을, 내일의 불확실한 희망보다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믿는 게 낫다는 것을 시는 귀띔해 줬다.”(18쪽)

목차

서문
두 번째 서문

1. 여자,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_장석남의 시 〈옛 노트에서〉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지
_함성호의 시 〈낙화유수〉

•그대라는 대륙
_박정대의 시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모든 사랑은 남는 장사다
_이선영의 시 〈사랑하는 두 사람〉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갔다
_채호기의 시 〈사랑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_메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

•그와 말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_김광규의 시 〈조개의 깊이〉

•이곳의 혼돈이 좋아요
_김선우의 시 〈뻘에 울다〉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_정일근의 시 〈그 후〉

•나는 오해될 것이다
_이장욱의 시 〈오해〉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
_이성복의 시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살림만 미워했다
_이재무의 시 〈걸레질〉

•꽃보다 집요한 냄새를 피우기까지
_김중식의 시 〈모과〉

•생의 시기마다 필요한 옷이 있다
_신해욱의 시 〈끝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

•그림을 걸지 않는 미술관처럼
_김이듬의 시 〈겨울휴관〉

•양껏 오래 살고 싶다
_심보선의 시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셀프 구원

2. 엄마,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엄마와 수박
_강형철의 시 〈사랑을 위한 각서8 - 파김치〉

•때로 엄마로 산다는 건
_백석의 시 〈바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_최금진의 시 〈아파트가 운다〉

•내가 아프면 당신도 앓으셨던 엄마
_김경주의 시 〈주저흔〉

•밥을 먹고 하늘을 보고
_허수경의 시 〈시〉

•나이 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_황지우의 시 〈거룩한 식사〉

•나의 쓸모없음을 사랑한다
_유하의 시 〈달의 몰락〉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_김정란의 시 〈눈물의 방〉

•꽃수레가 요란하다
_장석남의 시 〈그리운 시냇가〉

•꽃수레의 명언노트
_김종삼의 시 〈북치는 소년〉

•앵두와 물고기
_이오덕의 시 〈앵두〉

•중학생 아들의 첫 시험

•늦게 피는 꽃도 있다
_나희덕의 시 〈물소리를 듣다〉

•아들에게 읽어 주고픈 글
_루쉰의 산문 〈아이들에게〉

•구닥다리 모성관의 소유자
_김기택의 시 〈태아의 잠 1〉

•다정함의 세계
_김행숙의 시 〈다정함의 세계〉

3. 작가, 사는 일은 가끔 외롭고 자주 괴롭고 문득 그립다

•나쁜 짓이라도 하는 게 낫다
_최승자의 시 〈이제 가야만 한다〉

•꽃 시절은 짧고 삶은 예상보다 오래다
_두보의 한시 〈곡강이수〉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당신의 첫
_김혜순의 시 〈첫〉

•거대한 눈알나무 아가씨
_김민정의 시 〈나는야 폴짝〉

•나는 푸른색 거짓말을 곧잘 한다
_허연의 시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_함민복의 시 〈긍정적인 밥〉

•세상에는 무수한 아픔이 있다
_기형도의 시 〈기억할 만한 지나침〉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_김수영의 시 〈그 방을 생각하며〉

•나는 가끔 도시에서 길을 잃는다
_김사인의 시 〈바짝 붙어서다〉

•신앙촌 스타킹
_보들레르의 시 〈시체〉

•사는 일은 가끔 외롭고 자주 괴롭고 문득 그립다
_권혁웅의 시 〈내게는 느티나무가 있다2 〉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
_최영미의 시 〈행복론〉

•제 몸에서 스스로 추수하는 사십 대
_고정희의 시 〈사십대〉

서문
두 번째 서문

1. 여자,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_장석남의 시 [옛 노트에서]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지
_함성호의 시 [낙화유수]

그대라는 대륙
_박정대의 시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모든 사랑은 남는 장사다
_이선영의 시 [사랑하는 두 사람]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갔다
_채호기의 시 [사랑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_메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

그와 말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_김광규의 시 [조개의 깊이]

이곳의 혼돈이 좋아요
_김선우의 시 [뻘에 울다]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_정일근의 시 [그 후]

나는 오해될 것이다
_이장욱의 시 [오해]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
_이성복의 시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살림만 미워했다
_이재무의 시 [걸레질]

꽃보다 집요한 냄새를 피우기까지
_김중식의 시 [모과]

생의 시기마다 필요한 옷이 있다
_신해욱의 시 [끝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

그림을 걸지 않는 미술관처럼
_김이듬의 시 [겨울휴관]

양껏 오래 살고 싶다
_심보선의 시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셀프 구원

2. 엄마,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엄마와 수박
_강형철의 시 [사랑을 위한 각서8 - 파김치]

때로 엄마로 산다는 건
_백석의 시 [바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_최금진의 시 [아파트가 운다]

내가 아프면 당신도 앓으셨던 엄마
_김경주의 시 [주저흔]

밥을 먹고 하늘을 보고
_허수경의 시 [시]

나이 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_황지우의 시 [거룩한 식사]

나의 쓸모없음을 사랑한다
_유하의 시 [달의 몰락]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_김정란의 시 [눈물의 방]

꽃수레가 요란하다
_장석남의 시 [그리운 시냇가]

꽃수레의 명언노트
_김종삼의 시 [북치는 소년]

앵두와 물고기
_이오덕의 시 [앵두]

중학생 아들의 첫 시험

늦게 피는 꽃도 있다
_나희덕의 시 [물소리를 듣다]

아들에게 읽어 주고픈 글
_루쉰의 산문 [아이들에게]

구닥다리 모성관의 소유자
_김기택의 시 [태아의 잠 1]

다정함의 세계
_김행숙의 시 [다정함의 세계]

3. 작가, 사는 일은 가끔 외롭고 자주 괴롭고 문득 그립다

나쁜 짓이라도 하는 게 낫다
_최승자의 시 [이제 가야만 한다]

꽃 시절은 짧고 삶은 예상보다 오래다
_두보의 한시 [곡강이수]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당신의 첫
_김혜순의 시 [첫]

거대한 눈알나무 아가씨
_김민정의 시 [나는야 폴짝]

나는 푸른색 거짓말을 곧잘 한다
_허연의 시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_함민복의 시 [긍정적인 밥]

세상에는 무수한 아픔이 있다
_기형도의 시 [기억할 만한 지나침]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_김수영의 시 [그 방을 생각하며]

나는 가끔 도시에서 길을 잃는다
_김사인의 시 [바짝 붙어서다]

신앙촌 스타킹
_보들레르의 시 [시체]

사는 일은 가끔 외롭고 자주 괴롭고 문득 그립다
_권혁웅의 시 [내게는 느티나무가 있다2 ]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
_최영미의 시 [행복론]

제 몸에서 스스로 추수하는 사십 대
_고정희의 시 [사십대]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_윤동주의 시 [병원]

나는 나를 맡기고 산다
_고운기의 시 [익숙해진다는 것]

아름다운 언어에 익사당하고 싶다
_김언의 시 [문학의 열네 가지 즐거움]

결을 맞추는 시간
_문태준의 시집 『가재미』 뒤표지 글

초판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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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_윤동주의 시 〈병원〉

•나는 나를 맡기고 산다
_고운기의 시 〈익숙해진다는 것〉

•아름다운 언어에 익사당하고 싶다
_김언의 시 〈문학의 열네 가지 즐거움〉

•결을 맞추는 시간
_문태준의 시집 《가재미》 뒤표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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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시를 읽다 보니 생의 내밀한 부분을 보게 된다. 시적 언어를 통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잠재적인 것들. 찬찬히 유보 없이 응시한다. 거대한 카오스에 직면한 기분이다. “진실의 사막에 온 것을 환영하네.” 영화 〈매트릭스〉에서 가상세계를 박차고 나온 네오에게 모피어스가 건넨 말인데, 나야말로 모래알 같은 진실에 발이 뜨거워 죽겠다. 그간 나는 너무 쉽게 ‘고통의 자산화’와 ‘운명애’를 말한 건 아닐까. 고통에 대한 분석적 언어는 때로 현실의 구체적 고통을 소거시킨다. 이데올로기 이전의 삶은 이리도 난폭하고 섬뜩하다.
( '거대한 눈알나무 아가씨 - 김민정의 시 〈나는야 폴짝〉' 중에서/ p.216)

몇 해 전 남편과의 불화 국면에서 식탁은 종종 눈물의 씨앗이 되었다. “밥 먹는 곳에 책 좀 늘어놓지 말라”는 그의 말이 그렇게 싸늘하고 서러울 수가 없었다. 식탁이면서 식탁이 아니기도 했던 모호함이 나에겐 숨구멍이었지만, 정리벽이 있는 그에겐 매끈히 정리해야 할 간척지였다. ‘식탁의 난’은 남편이 내 생일선물로 책상을 사 주면서 종료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다시 묻는다. 이 동그란 식탁을 언제까지 이렇게 두려 하냐고. 한층 협조적이고 다감한 어조이지만 울컥했다. 서러움과 서글픔. 어쩌자고 나무토막에 살붙이 같은 정이 들어버렸는지 이 마음을 나는 설명하지 못했다. 최승자 시인의 말대로 “나의 존재를 알리는 데는 이 울음이라는 기호밖에 없”는가. 이 혼돈과 불편, 비합리와 비효율의 상황을 설득할 수 없었다.
( '이곳의 혼돈이 좋아요 - 김선우의 시 〈뻘에 울다〉' 중에서/ p.65)

한때 딸이었던 사람들은 그렇다. 엄마 따라서 눈물의 방에 갇혀 봤기에 안다. 나지막한 신음 소리. 그곳에서 오래 있으면 들린다. 서로서로 얼굴을 비춰 보는 신통력이 생긴다. 아픔을 향해 열린 36.5도 눈물방에서는.
(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 김정란의 시 〈눈물의 방〉' 중에서/ p.149)

“… 어머니가 그러더라. 가만히 있으면 뭐 하느냐고, 사람은 ‘나쁜 짓’이라도 해야 한다고, 그래야 하나라도 배울 게 있다고. 와, 그 말을 듣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나는 나이도 젊은데 잔뜩 움츠리고 살았더라고. 항상 방어적이었지 망가지고 실패하고 상처받는 상황에 나를 한 번도 놓아둔 적이 없었던 거지.” 어느 필모의 인생철학, ‘나쁜 짓이라도 하라’는 말이 선배의 생을 등 떠민 것이다. … 나쁜 짓이라도 하는 게 낫고 그러면서 하나라도 배워야 한다는 믿음. 그 “깨달음의 높은 돛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모진 풍파를 겪으셨을까. … 우리의 철학자 니체-어머니의 말이 쏴아쏴아 파도쳤다. 머뭇거리는 생이여, 늦었다고 생각할 때 재빨리 악행을 저질러라.
( '나쁜 짓이라도 하는 게 낫다 - 최승자의 시 〈이제 가야만 한다〉' 중에서/ pp.197~199)

시를 읽다 보니 생의 내밀한 부분을 보게 된다. 시적 언어를 통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잠재적인 것들. 찬찬히 유보 없이 응시한다. 거대한 카오스에 직면한 기분이다. “진실의 사막에 온 것을 환영하네.” 영화 〈매트릭스〉에서 가상세계를 박차고 나온 네오에게 모피어스가 건넨 말인데, 나야말로 모래알 같은 진실에 발이 뜨거워 죽겠다. 그간 나는 너무 쉽게 ‘고통의 자산화’와 ‘운명애’를 말한 건 아닐까. 고통에 대한 분석적 언어는 때로 현실의 구체적 고통을 소거시킨다. 이데올로기 이전의 삶은 이리도 난폭하고 섬뜩하다.
--- p.216

몇 해 전 남편과의 불화 국면에서 식탁은 종종 눈물의 씨앗이 되었다. “밥 먹는 곳에 책 좀 늘어놓지 말라”는 그의 말이 그렇게 싸늘하고 서러울 수가 없었다. 식탁이면서 식탁이 아니기도 했던 모호함이 나에겐 숨구멍이었지만, 정리벽이 있는 그에겐 매끈히 정리해야 할 간척지였다. ‘식탁의 난’은 남편이 내 생일선물로 책상을 사 주면서 종료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다시 묻는다. 이 동그란 식탁을 언제까지 이렇게 두려 하냐고. 한층 협조적이고 다감한 어조이지만 울컥했다. 서러움과 서글픔. 어쩌자고 나무토막에 살붙이 같은 정이 들어버렸는지 이 마음을 나는 설명하지 못했다. 최승자 시인의 말대로 “나의 존재를 알리는 데는 이 울음이라는 기호밖에 없”는가. 이 혼돈과 불편, 비합리와 비효율의 상황을 설득할 수 없었다.
--- p.65

한때 딸이었던 사람들은 그렇다. 엄마 따라서 눈물의 방에 갇혀 봤기에 안다. 나지막한 신음 소리. 그곳에서 오래 있으면 들린다. 서로서로 얼굴을 비춰 보는 신통력이 생긴다. 아픔을 향해 열린 36.5도 눈물방에서는.
--- p.149

“… 어머니가 그러더라. 가만히 있으면 뭐 하느냐고, 사람은 ‘나쁜 짓’이라도 해야 한다고, 그래야 하나라도 배울 게 있다고. 와, 그 말을 듣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나는 나이도 젊은데 잔뜩 움츠리고 살았더라고. 항상 방어적이었지 망가지고 실패하고 상처받는 상황에 나를 한 번도 놓아둔 적이 없었던 거지.” 어느 필모의 인생철학, ‘나쁜 짓이라도 하라’는 말이 선배의 생을 등 떠민 것이다. … 나쁜 짓이라도 하는 게 낫고 그러면서 하나라도 배워야 한다는 믿음. 그 “깨달음의 높은 돛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모진 풍파를 겪으셨을까. … 우리의 철학자 니체-어머니의 말이 쏴아쏴아 파도쳤다. 머뭇거리는 생이여, 늦었다고 생각할 때 재빨리 악행을 저질러라.
--- p.197~199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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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저자 은유는 산문, 인터뷰 등 논픽션을 쓰고,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지은 책으로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다가오는 말들》,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출판하는 마음》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글쓰기 에세이 《쓰기의 말들》 《글쓰기의 최전선》이 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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