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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안에서 우리는 울고, 웃고, 먹고, 잠을 잔다. 그래서 공간은 우리의 삶을 닮았다. 또한, 삶을 보여주는 거울처럼 일상과 개인을 담고 있다. 공간이 삶을 담고 있다는 것은 삶의 특징이 공간에 녹아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오늘날의 상업공간』은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공간에 녹아있는 삶의 특징을 보여준다. 나아가 『오늘날의 상업공간』은 삶의 모습이 가장 날것 그대로 보이는 상업 공간을 통해서 오늘날의 사회를 돌아보고자 한다. 그렇다고 현실을 무조건 비판하지 않으며, 다만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어떻게 오늘의 사회를 이해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상업 공간의 요소를 사회적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기에 기본적으로 디자이너에게 권한다. 오늘날의 상업 공간이 가져야 할 중요한 요소의 힌트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대학생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 사회의 구조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길들어가는 대학생들은 사회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학습 당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법도, 세상을 보는 관점도 생기지 못한 채 성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대학생이 구조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인식하고,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 물론 좋은 사회에 대한 해답을 책에서 찾을 수는 없지만, 오늘날의 공간에서 묻어나는 변화의 목소리가 자신의 목소리였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날의 상업공간』은 단순히 현대의 상업 공간에서 나타나는 특징만을 서술하려는 의도로 쓴 책은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의 이유를 나름대로 찾아내고 있다.

우리는 제도와 법에 도덕과 윤리에, 사회가 만든 틀에 자신을 가두고 자유롭다고 최면을 걸고 있지만, 사실 구속되어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이어온 규격화되고 제도화 된 사회에서, 효율만이 파라다이스로 인도해줄 것처럼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야 견고한 제도의 틈이 갈라지고, 거기로 분출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노력이 오늘날의 사회에 나타나고 있다. 그런 부분이 상업 공간이라는 매개로 보일 뿐 사실은 어디에서나 나타나고 있고, 이 책은 그런 행동을 위한 경배이며, 아직 분출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주는 용기이다. 그래서 본문에서는 ‘저항, 비주류, 혼재, 개인, 유목, 소수 의견, 불규칙, 의도된 불편함, 변태적 시선’ 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과거의 문제를 지적해서 현대를 추앙하지 않는다. 과거의 제도에 저항하는 것이 오늘날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이라는 말이 전면에 등장한다. 지금일 수도 있고, 미래의 어느 지점일 수도 있고, 어떤 점에서는 과거와 과거의 변화일 수도 있는 상대적인 시간인 ‘오늘날’을 통해 우리의 일상에서 항상 존재하는 저항의 욕구를 다시 한 번 되뇌고자 한다.

들어가며

제1장
요소
[Element]
1. 도발적인 프레임
2. 일시성을 가진 공간
3. 경계의 재구성
4. 공간의 교집합
5. 남겨진 흔적
6. 투명보다 적극적인 투시
7. 반복에서 불규칙으로
8. 자연의 침공
9. 보고 만지고 느끼고 호흡하는
10. 소재의 진화
11. 단차의 비밀
12. 혼재되는 목적

제2장
감성
[Sensivity]
1. 관능적 오브제
2. 빈티지와 오늘
3. 나와 공간
4. 기능성과 사용성
5. 색, 풍요의 시대
6. 조각난 서사
7. 의도된 불편함
8. 유행과 트렌드
9. 생명이 싹트는 공간
10. 저항하라

제3장
현상
[Phenomenon]
1. 관계의 변화
2. 관망의 큐레이팅
3. 소위, 힙하다는 것
4. 인스턴트 공간
5. 은밀한 공간
6. 공간 속의 공간
7. 소수 의견
8. 상품이 아닌 감성
9. 재생산되는 공간
10. 가상의 상업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