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지 않는다>의 저자 야하기 나오키는 도쿄대 부속병원 응급실·중환자실 책임교수로

작은 병원에서 큰 병원에 이르기까지 촌각을 다투는 응급의료에서부터

임종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완화의료까지 실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1999년 도쿄대학과 인연이 닿아 교수요원이 되어, 2년 후 응급실에 배속된 후 현재까지

도쿄대 의과대학원 응급의학 분야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일본 인구 사망의 80%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숫자는 대략 한 해 1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병원이란 그야말로 생과 사가 교차하는 곳이고,

매일 삶과 죽음의 긴박한 현장에서 겪는 일들로 그는 많은 경험과 체험을 몸소 겪으며

이 책을 써내려 간 듯 하다. 삶과 죽음의 무게를 담백하게 그려냈고,

때로 삶의 염증을 느끼고, 죽음의 공포를 느낄 때 이 책이 우리의 마음을 만져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이 세상이 너무나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다.

하늘 끝의 끝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인간은 왜 태어나고 왜 죽는 것일까? 사후 세계는 있을까?

등등. 흥미롭게도 이런 원초적인 질문이 어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어른이 되어 일상에 쫓겨 잊고 있을 뿐이다. 155p

본인의 어린 시절 사고 이야기부터, 삶과 죽음 경계에 있는

응급실에서의 에피소드와 환자들의 경험담과 임사체험, 신의 존재와 섭리, 수명과 죽음에 대한 궁금증,

죽음의 순간 그리고,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인생을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 지

이 책을 통해 각 챕터마다 깨닫게 되는 매 순간의 연속에서 점점 죽음의 공포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것 또 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좌절할 것도, 자만할 것도 아닌 인생 속에서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까.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일들, 과학적으로도 증명하기 힘든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고,

기적과 같은 일도 생긴다. 저자가 겪고, 실제로 환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생생한 간증이다.

그래서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되고, 무거운 소재이지만, 내용은 다소 흥미롭게 전개되고,

환자의 상태를 디테일하게 묘사 하는 등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좋았다.

이 책에 보면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직접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정말 믿어지지 않은 사례들이 넘쳐난다.

어른이야 얼마든지 말을 꾸밀 수도 있고, 색을 덧 입힐 수도 있으나, 5

살짜리 꼬마가 하는 이야기는 누가 주입시켜서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한번도 배우지 않은 언어를 사용한다든 지, 가본 적도 없는 곳을 본 듯이 설명 한다 든지.

그리고 사고로 영혼이 빠져나와 제 3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에피소드나,

그 외 임사체험이 영혼의 실재를 느끼게 해주어, 육체는 어쩌면 껍데기에 불과하고,

이대로 죽는게 죽는 게 아니구나. 제목처럼 사람은 죽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신기한 내용들이 많았다.

사람은 죽지 않는다. 육체가 죽어도 우리의 혼은 또 다른 차원에서 살아간다.

나는 그것이 ‘섭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이론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규칙이라고 나는 받아들인다. 174p

만약 혼이 우리 몸에서 떠나버리면 그 순간 사람은 죽는 것이다.

하지만 영혼은 죽지 않고 또 다은번 육체에 들어가서 새로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설령 이 세상의 수명이 다 하더라도 영혼은 또 다른 인생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183p

불교에서 윤회라고 하는 의미와 비슷한데, 또 다른 인생에서 계속 살아갈 수도 있지만,

나는 기독교이기 때문에 내 영혼은 천국에 간다고 믿는다.

그동안 교리에서도 그렇고, 육체는 없어지지만, 영혼은 영원하다라고 하지만,

순간 순간 인간으로서 느끼는 죽음의 공포는 이루말 할 수 없이 두려운 건 어쩔 수 없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랬다.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다가도 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낄 때,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며, 점점 호흡이 가빠지고,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이 곳 저 곳 성한 데가 없어 고통스러워하며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그 모습에서

그 나이 쯤 되면 죽음이 쉽게 받아들여 지는지를...

나는 이토록 죽음이 두렵기만 한데...

내 인생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스스로 조심한다고 중대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얼마 전 고속버스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그 자리에서 즉사한 50대 부부가 생각이 난다.

그 밖에 10명의 부상자도 발생했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보니, 참혹한 현장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었다.

손주 출산을 3개월 앞두고, 참변을 당한 상황에서 자식들을 얼마나 비통할까.. 오늘 사고가 난다는 생각은

추호도 안했을 것이고, 자식 얼굴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부부의 심정 또한 비통할 것이다.

작별인사도 못한 채 이 세상에 내 소중한 존재가 없다라고 한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고,

실제 겪는다면 극한의 두려움이 폭풍처럼 몰아치겠지.

이렇듯 내가 살아있는 이 순간이 가장 온전한 시간이고, 삶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죽음 뒤에 나는 어디로 어떻게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을까? 존재한다면 내 영혼은 어디로 가며, 그

곳은 고통이 없는지.

인간이기에, 닿을 수 없는 영역이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다.

이 책을 통해서 그간 궁금했던 부분들을 알게 되었고,

주위 사람들에게 권장할 만한 책임에 틀림없다.

인간을 ‘사람 사이(人間)’라고 쓰듯이,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고 죽는다.

인생은 늘 공동작업이다. 이별이 가까워진 사람도, 그것을 배웅하는 사람도,

함께 협력해서 인생이라는 장대한 무대의 라스트 신을 생각해보자. 230p

이 책은 삶의 교훈이 될 뿐 아니라, 삶과 죽음의 물음표와 해답을 얻을 수 있고,

당신의 마음까지도 위로를 해 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죽음이 두렵지 않게 되었고,

보이지 않는 영역이나, 영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조금 달라진 나를 보며, 현재 마음의 여유가 없고,

돈과 사람에 치여 힘들어 하거나, 자신에게 엄격해서 삶이 고되고,

욕심을 버릴 수 없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도쿄대학 교수의 수십년간 임상에서 느끼고, 겪은 생생한 이야기.

응급실 현장에서 삶과 죽음의 가까이에 있었던 저자의 살아있는 체험 같이 한번 느껴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