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이 책을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뮤지컬 안내서?

힐링에세이?

개인적으론 학창시절에 즐겨보던, 영화음악을 소개하는 두꺼운 책이 떠올랐다.

나는 그 책을 꺼내 책 안에 담긴 영화와 영화음악에 대한 소개를 읽으며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했다.

본 영화보다 보지 못한 영화가 훨씬 많았지만

그 시절엔 활자만으로도 충분히 절절했고, 파노라마틱했으며 역동적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펼치면서 내가 느낀 일감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더욱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인터넷의 발달로 검색만 하면 더욱 많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지금,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이 모든 게 막힐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한 요즘,

 

방구석에서 전세계 여행을 하는 시대에, 방구석에서 뮤지컬을?

제목부터 흥미로운 이 책<방구석 뮤지컬>은 서른편의 뮤지컬을 

각각 5개의 주제로 나뉘어 각각의 part에서 담아낸다

이름만 들어본 뮤지컬도 있고, 직접 본 뮤지컬도 있고, 봐야지 하고 못 본 뮤지컬도 있고

그래도 제목을 들으면 반가울만한 뮤지컬들이 대부분이다

뮤지컬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대표곡이 눈앞의 가사를 보면서

더욱 새롭게 와닿기도하고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기도 한다.

더욱이 QR코드를 통해 뮤지컬의 대표곡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더욱더 방구석에서 뮤지컬을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같다.

 

책을 읽는 행위는 이를테면 내가 세계로 발을 내딛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특별한 경험처럼 여겨진다.

그런 면에서 <방구석 뮤지컬>은 내 방이 무대가 되어 뮤지컬 서른 편이  펼쳐지는 기분이 든달까.

분위기로만 느꼈던 뮤지컬 넘버의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새롭게 와닿는다.  

 

리텍콘텐츠타인의속마음심리학자들의명언타인의속마음심리학자들의명언700

흔히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문학 작품들을 읽다 보면
아니, 이게 뭐야? 라고 읽혀지는 작품이 있는데
아이러닉하게도 나중에 다시 같은 작품을 집어들었을 때
아니, 이런 작품이!!! 하면서 감탄하게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나이대에 이르러 읽어야 작품의 가치를 더 잘 깨달을 수 있는 것 같달까.
개인적으로 독서백편의자현, 이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지만
고전 문학에 대해선 가장 근처에서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산은 올라갈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것처럼
책도 무수한 언어와 의미, 상징과 은유가 섞여있다보니 읽을 때마다
전에 읽었을 땐 발견하지 못했던 문장, 뉘앙스, 여백, 숨표, 행간 같은 것들이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새롭게 와닿기 때문이다.
내게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라는 작가도 놓쳤다가 다시 알게 된 작가 중의 한 명이다.
자극적인 서사에 길들여져 있던 터라 처음 그 유명한 설국, 을 읽었을 땐
작품 속에서 눈이 내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설국을 정말 아름다운 책으로 기억하고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책으로 떠올린다.
이 작품 <산소리>는 작가가 만년에 쓴 책이다.
언뜻 제목만 봐서는 서정적인 서사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작품 속의 <산소리>는 주인공이 한밤 중에 문득 깨어 들은
죽음이 다가오는 소리이다.
이 죽음은 실제로 물리적으로 육체에 다가오는 죽음일 수도 있고
자식들의 무너지는 가정사처럼 그의 가정이 무너지는 소리일 수도 있으며
패전 후 많은 일본인들이  느꼈던 그 묘사하기 복잡한 감정의 소묘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작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던 것처럼, 작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문학적 죽음일 수도 있다.
오랜만에 읽은 가와바타 야스나리,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을 가진 작가라는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렸다.
 문장이 서사가 되는 힘을 가진 작가랄까.
오랜만에 고요속의 격정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