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대한민국 사회는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대세가 되었고, 수 많은 힐링도서들이 나오게 되었다. 그 대부분이 따뜻한 위로, 혹은 종교적 자비와 사랑의 관점에서 접근을 시도한 한계점은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본 도서는 관계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한국 번역판 제목은 단정적이긴 하지만 상처받지 않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의도를 가장 잘 나타내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다 보면 너무나 일상적 상처를 가진 이들이 등장한다. 부모, 친구, 그리고 연인에게서 받은 상처들과 그 상처가 잠재적으로 그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렇다고 한없이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로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모든 상처의 주체는 나라고 주장한다.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상처는 대부분 ‘마음 상함’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왜 항상 나만 상처를 받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비단 자기만의 문제는 아니고 누구나 그렇게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이겨내는 것, 그것이 삶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 인생에서 상처를 일으키는 사건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 저자는 여기서 한 가지 위로의 말을 전달한다. 그것은 선택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상처를 일으키는 사건을 나와의 관계로 받아들이고 마음이 상할 것인지, 혹은 거부할 것인지 선택할 권리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좀 더 산뜻하게 정리된 느낌이 들게 한 것은 마지막 챕터에서 상처투성이 세상에서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는 25가지 방법으로 마무리 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개인적으로 공감이 간 부분은 ‘상처 받았음을 시인하라’, ‘솔직해 지자’ ‘마음 속의 의연함을 키워라’ 등 이었다. 아무튼 25가지 핵심은 메모해 두었다가 상처받았을 때 혹은 위로 받고 싶을 때마다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이 책은 상처받은 사람을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모든 상처는 결국 나로 인한 것이고, 내가 바뀌면 상처도 사라진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상처에 대한 관계론 적인 입장에서 다른 책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이 좋았고, 심리학 도서임에도 그리 전문적이지 않아 이해하기 쉬웠다. 다 읽고 나서 마음이 온전히 힐링되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야 좋아질 수 있는지는 확실히 알았다는 점에서 위안이 되지 않았나 싶다. 상처를 잘 받는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인 거 같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의 사랑스러운 면을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 자신의 사랑스러운 면을 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라는 저자의 충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이 아닌 바로 ‘나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