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케이블 채널 관계없이 앞다퉈 방영하고 있는 보험 광고를 보면 가슴이 답답해 온다. 아마도 광고가 심리적 불안을 건드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광고들을 보면 기분이 나빠질 뿐더러 우울해진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 침체는 장기화 되고, 고용은 줄어들어 실업자는 늘어나고 중국, 일본과는 영토, 영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 사회는 불안한 상황이다. 특히, 국민이 체감하는 불안은 현실보다 더 크다. 그 이유는 국민 대다수가 정치인들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거 때 마다 내놓은 공약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임기를 마치고 임기 끝나고 보면 부채는 커져 있다. 이 부채는 국민이 떠 안아야만 한다. 무책임한 행정으로 국민은 부채 더미에 올라와 있다.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에서 안정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신뢰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복지국가 스웨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최연혁 씨는 현재 스웨덴쇠데르턴 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스웨덴의 정치인을 비롯해 대학생, 배관공, 교수 등 다앙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복지 국가 스웨덴이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 또한 그들은 어떠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 책이다. 많은 이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서 쉽고 재미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스웨덴이 너무나 부러웠다. 우선, 스웨덴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신뢰한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 가장 힘든 직업 중 국회의원들을 손꼽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힘들어서 임기를 못마친다고 한다. 보좌관 없이 입법을 발의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밤새워 공부한다고 한다. 공부를 많이 하기 때문에 대정부 질문에도 윽박을 지르거나 고함을 치는 일은 없다고 한다. 논리고 맞서고 설득을 시킨다고 한다. 국민의 성에 안차는 의원은 다음 선거에 엄격한 심판을 받는다.

투표율이 평균 80%가 넘는다고 하니 스웨덴 국민이 공부하는 정치인을 만드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정치인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사명감, 봉사정신으로 스웨덴 정치인들은 일하고 있다고 한다. 스웨덴에 비해 한국 정치인들은 입법 활동도 제대로 하지 않는데 너무나 많은 특권이 주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씁슬하다.

둘째, 맞벌이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스웨덴은 장관도 평범한 가장이다. 그래서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출근하고 일찍 퇴근해 평범한 아빠로 돌아온다. 또한 지역마다 영유아 육아시설이 잘 갖춰졌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아버지를 또는 어머니를 일터에 빼앗긴 아이들이 많다. 그렇다고 업무 능률이 오르는 것도 아닌데 아버지와 어머니를 붙잡고 있다. 이것은 사회 풍조와도 연관되어 있다. 회사에 오래 있는 사람이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닌데 근무시간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의 문제이다. 또한, 상관이 퇴근을 안하면 퇴근을 못하는 풍조 등이 문제이다. 이러한 풍조는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고 있다. 밤 늦게 까지 기다리는 아기가 애처로워 나 또한 직장을 포기해야만 했다.

영유아 보육시설은 아직 턱없이 부족해서 대기자 명단에 아이들을 올리거나 가족들을 총 동원해서 아이를 맞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셋째. 사회의 안전망이다. 사실 이 부분이 너무나 부러웠다. 기업에서 정리해고를 하면 1년간 정리해고 한 직원에게 월급을 지급한다. 그리고 재취업 할 수 있도록 교육을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은 무상 교육이며 일정한 생활보조금도 지급된다. 이 기간동안 취업을 못하면 다시 1년간 월급의 80%를 나라에서 지급한다. 2년동안 취업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업은 경영이 어려워지면 사람을 소모품처럼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1년간은 그 직원의 생계를 책임 진다는 것에서 한국 경영진과의 큰 차이점을 보인다.

또한 중년에 정리해고나 사업 실패를 겪는 이들을 위해 제2의 인생 도약기가 주워진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무료로 다닐 수 있으며 일정한 금액의 생활보조비가 지급된다. 이들은 제2의 인생을 찾아 새로운 공부를 통해 자신의 직업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스웨덴의 정책 또한 중간에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자신의 내는 많은 세금은 결국 자신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다시 재기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미래는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웨덴 정치인 또한 더 나은 민주주의와 사회적 소외계층이 다시 설 수 있도록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무엇이 현재 필요한지,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미래를 남겨주고 싶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2009년 5월 23일, 나는 만삭의 몸이었다. 뱃속의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새벽 5시 인터넷을 통해 너무나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전 노무현 대통령이 바위에서 떨어져 위독하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오전이 되서야 그 기사는 자살, 그 이어서 서거라는 뉴스가 이어졌다. 봉화마을에서 반갑게 시민들을 맞이해 주었던 전직 대통령이 무슨 연유로 목숨을 끊었을까. 왜 고향에서 쉬고 있는 그에게 보이지 않은 세력들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지 너무나도 애석했다. 그리고 밝혀지지 않은 그 무엇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소설 노무현>은 전 노무현 대통령이 주인공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을 둘러싼 두 친구 중덕과 성익이 주인공이다. 저자는 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으며 아직 현대 역사에 미치는 영향을 크기에 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그를 둘러싼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소설 노무현>을 써 내려갔다. 1,2권으로 구성된 <소설 노무현>은 460여 페이지지만, 전 노무현 대통령의 군대시절부터 서거일까지 이야기를 작가의 상상력과 곁들여 이야기가 흥미롭고 빠르게 진행되어 지루할 새 없이 책장이 넘어간다.

주인공 중덕과 노무현은 군대에서 만나 인연을 맺게 된다. 하사 중덕은 이상하게도 신병 노무현에게 마음이 쓰인다.폭력이 공공연하게 이뤄지던 군대시절 노무현이 괴롭힘은 당하지 않는지, 군대생활 적응은 잘하는 지 등살피게 된다. 중덕의 스승인 세심거사로 부터 중덕에게 천기(대통령)가 임할 것이라는 예언을 하는데...중덕은 천기가 누구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하지만 단전 호흡과 세심거사가 읽게 하는 서적들로 부터 바로 노무현이 미래의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군에서 서로의 마음을 터 놓을 정도로 친밀한 우정을 쌓지만 서로의 길은 다르게 된다.

중덕은 10.26사태로 반역자로 몰려 모진 고문을 받는다. 그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후유증이 컸다. 그 이후로 정의 보다는 힘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다시는 그런 모진 고문도, 억울한 일도 당하기 싫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의와 권력 사이에서 또한 권력과 우정 사이에게 끊임없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인물이다. 그러기에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하지만 잘못 디딘 첫발로 그는 자신이 아끼던 친구를 모함하고 괴롭히는 일을 함으로써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적 갈등이 심한 인물이지만 결국 미국의 네오콘에 편승해 노무현을 괴롭히는 인물로 나온다.

반면, 중덕의 고등학교 친구 성익은 중덕과 노무현의 인연으로 노사모 회원이된다. 성익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자신의 애인인 다연 집안이 빨갱이로 몰려 집안이 하루 아침에 무너진다. 이에 권력자들의 횡포에 대한 복수심을 키운 그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 노무현의 지지자가 된다.

대선과 비주류인 노무현 정부에 대해 방해공작을 하는 친미주의자 중덕, 현대사의 큰 틀 속에서 인물들간의 대립, 세력간의 싸음을 통해 우리의 현대사를 다시 보게끔 한다. 저자는 소설 속에서 전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뒤에는 네오콘의 세력이 있다고 설정해 놓았다. 또한 서문을 통해 그렇게 믿는다고 썼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너무나 힘이 없기에, 또한 미국에 빌붙어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 때문에 아직은 우리나라의 자주 국방이 너무나도 먼 길 같아 보인다. 하지만 다시 한번 서민들을 위해, 정의를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 원칙을 지키는 대통령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소설 <다빈치 코드>를 읽고 모나리자에 대한 관심은 깊어졌다. 소설 속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자신의 얼굴을 그린 것이라고 했다. 그 동안 모나 리자 미소에 감흥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모나 리자가 다빈치의 자화상이라니 너무나 흥미로웠다. 그래서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가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집적 루브르에서 모나 리자를 보고 싶었다. 이러한 열망은 루브르에 열망으로까지 번졌다.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루브르와 오르세 명화산책>의 저자는 모나 리자의 최고의 수혜자는 루브르라고 말하고 있다. 모나 리자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미술품이라는 소문 덕에 발생하는 정신적, 금전적 수혜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모나 리자의 얼굴이 남자 얼굴이라는 가설을 언급했다. 이 가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동성애자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성별을 모호하게 처리하는 기업은 르네상스 시대에 그다지 드문일이 아니라고 한다. 화가들은 완벽한 인간상을 구현하기 위해 남성도 여성도 아닌 양성합일 존재의 개념을 작품에 반영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인상주의 시대 전후의 서양 미술사를 다루고 있다.루브르, 오르세 외에도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된 우첼로 <산 로마노의 전투>,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프리마베라>,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소장된 우첼로 <산 로마노의 전투>, 독일 뮌헨 고전회화관에 전시되어 있는 뒤러의 자화상 등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예술가들의 치열했던 삶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 각 시대마다 추구했던 가치관, 이상적인 모습 혹은 일상적인 삶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가치의 변화에 따라 그들은 시개의 아웃사이더가 되기도 하고 시대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그들은 무수히도 연구하고 시도했다. 원근법을 연구하고 다양한 색을 찾고 빛을 찾고 다양한 기법들을 찾아냈다. 이러한 시도들은 처음에는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미술사를 이끌기도 했다. 이들은 요절하기도 하고 눈이 실명하기도 하고 관절염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자신의 삶 속에서 그들의 노력과 재능을 보상받기도 했지만 고흐처럼 죽은 다음에야 인정받은 작가도 있었다.

아름다운 명화들로 눈이 호강했지만 가슴을 적신 그림은 무리요 <걸인>이라는 작품이다. 소년 걸인이 앉아 있는 모습은 힘들어 보이지만 비참해 보이지는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서민들의 일상을 담은 스페인 장르화 작품에 대해 '이렇게 살 지언정 행복할 권리는 자신들에게도 있다' 라고 강변하듯 강한 자존감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정말 화폭 속의 주인공들의 표정에 삶을 비관하거나 절망하지 않는 것 같다. 삶에 대한 자존감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작품만 감상했다면 예술가들의 삶과 서양 미술사에 대한 지식을 쌓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서양미술사는 물론 작가들의 삶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밀레와 바르비종파전>, <모네전>, <고흐전>에서 만났던 작품들과 작가를 다시 한 번 책에서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육아와 시간으로 미술전을 한동안 가기 못한 나에게 단비 같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