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세게 분다. 힘겹게 버티듯 매달려있는 나무 잎들이 낙하한다. 

가랑가랑. 바닥을 스치며 이리저리 나뒹군다. 그 사람은 말했다. 

저 소리를 들으면, 외로움에 사무친다고.

외로움을 모를 것 같은 사람이 내게 외로움을 토했다. 

가을은 풍요로움 뒤의 외로움을 보여준다.

 

'뭐해?' 하며 쉽게들 말을 걸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방어기제가 충만해 적어도 여기에서만큼은 혹은 이 치에게서 만큼은 거절당하지 않겠다는 강한 자기방어본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걸리는 '뭐해?'는 누군가의 관심에 반갑고 귀찮은듯 심심하지 않다.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은 이제 없지만, 내가 이석원을 알게 된 것은 언니네 이발관이었다. 

사실 음악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었지만 누군가 선물해준 첫 에세이였던 보통의 존재였다. 

담담한 것 같지만 예민함이 가득한 문체에 외로움이 보였다. 그 즈음이었다. 

나도 누군가의 글에서 외로움을 찾고 내 마음에 위안을 얻기도했다. 

이 사람도 외롭구나. 사람들과의 관계가 많아 보여도 외롭구나. 

그랬던 작가가 더욱 더 솔직하고 날것의 냄새를 담아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을 써내려갔다. 

책을 집필 할 때 더욱 인간답지않은 초연의 몰골의 작가가 보였다. 

책 속에서 날카롭고 예민한 남자가 생채기를 않고 그렇게 '김정희'라는 여자를 만났다.

 

참 흔한게 사랑노래라고 한다.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거지만 상대가 없기도 했고 상대가 변해기도 했고 상대가 다가오기도 했다. 

세상에서 사랑을 논하지 않고 우리는 무엇으로 이야기를 삼을 수 있을까?

만나고 헤어진다. 관계라는 것에는 그렇게 시작과 끝이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을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었고 결국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순간에 당신이 내 옆에 존재해 준다면, 그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새삼 느껴졌다.

 

제목이 너무도 달콤하여 작가의 달콤한 에세이를 기대했다. 

흔한 노래가사라고 해도 사랑의 세레나데를 세상의 미사여구를 다 갖다 붙혀 써내려 갔을까 기대했지만 

책 속엔 외롭고 처절하기도 했고 치졸한 치부를 보이기도 한 작가의 솔직한 일상의 일기가 있었다.

그녀를 만났고 만나게 되어졌고 만나고 싶었고 만나갔지만, '뭐해요?' 하며 언제들어도 좋은 말을 더 이상 그녀에게서 듣지 못 하게 되었다.

 

낙엽이 뒹구는 가을에 당신이 이별을 했다면 달콤해보이는 작가의 조금은 슬프고 적나라한 이야기를 읽어보길 바란다.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존재해도 외로운 것이 사람이다. 

내 존재에게 한번씩 물어봐주면 어떨까?

"뭐해요?" 라고.

아침에 눈을 뜨며 우리는 하루의 시작에 감사하기도 전에 일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시작한다.

일이라는 것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이지만, 단순한 영위 활동으로 축소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일'이라는 것의 범위는 단순히 노동을 통해 물질적으로 환산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의미'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돈'은 먹고 입고 자는 것을 구입하기 위한 수단이다. 물론 요즘은 수단이 목표가 되는 경우도 있기도하다.

매일 뉴스에 나오는 돈에 대한 이야기는 좋은 소식보다는 피가 범벅하고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일본의 멘탈리스트 다이고는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꾸는 '심리학'법을 이 책에 소개하고 있다.

돈으로 바꾸는 법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 지는데 하물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니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싶어서 책을 펼쳤다. 

법칙은 간단하다. 좋아하는 것에 돈을 쓰면 좋아하는 것이 돈을 만들어준다는 무한순환의 흐름들 타면 된다는 것이다.

그 무환 순환은 네가지 단계가 있다.

1.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발견.

2. 좋아하느 것을 온전히 알아가는 것.

3. 좋아하는 것을 수입과 연결하기 위해 연구.

4. 좋아하는 것으로 번 돈을 재투자.

각 단계를 좀 더 심도있고 심리학을 통해 저자는 서술하고 피력한다. 

좋아하는 것이 어떻게 돈으로 연결되며 그 연결 방법에는 '기브 앤 기브' '몰입' '공헌' '약한 관계 유지하기' 등의 여러 심리적인 기술이 깔린 스킬이 작용되어야 한다.

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이유와 그 감정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소비'와 '낭비'를 구분 할 줄 알아야 한다.

'가치기준'에 따라 소비와 낭비가 나눠지는 것이다.

특히 '경험' '시간'에 대한 소비의 역설은 그렇지 하며 동의하기도했다.

 

아쉬웠던 것은 저자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좋다.' 하는 확고한 자기만의 기준이 있었지만, 

흐름에 따라 학교에 갔고 직장에 다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흔히들 '일을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고들 말한다. 

열심히 하지만 재능있는 사람에 비해 시간이 많이 든다.

좋아하고 즐기며 일하는 사람들은 재능을 뛰어넘는다. 

왜 즐기는 사람이 잘 될 수 밖에 없는 것을까?

이 책을 통해 즐기며 임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았다. 

내가 하는 무엇을 하며 먹는 것을 사회네트워크망-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며 남들과 공유한다.

그리고 남들이 하고 먹고 입는 것을 앉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우리는 예전보다는 손 쉽게 정보를 얻으며 생활을 공유하는 디지털 사회에 살고 있다. 

찾아가지 않고 만나지 않고서도 대화를 나누고 네트워크로 친구를 사귄다. 

관계를 쉽게 맺고 그만큼 쉽게 끊기도 한다. 아날로그 시대와 다르게 쿨하고 빠르다. 

그렇기에 더욱 관계에 목말라하고 군중안에서 외로워한다.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살고, 보여주기 위해 꾸미고 배운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힘들고 지친다. 소진증후군 이라는 이름의 병도 얻는다. 

모든 것이 풍부해지고 풍요로워진 시대지만 외로움과 아픔은 여전하다. 아니 어쩌면 더 크게 늘어 났을지도 모르겠다. 

픽스유는 20년차라디오 작가인 정현주와 윤대현 서울의대정신과교수가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인 '해열제' 진행하며 나온 책이다. 

해열제는 청취자들의 여러 사연을 받아 윤교수의 대답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그런만큼, 사랑과 이별에서부터 가족문제, 직장문제, 개인의 자존감에 아우르는 여러 사연들이 집합한다. 

그리고 정작가는 주말서점을 운영하며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다고 한다. 

윤교수는 결국은 사람-관계라고 한다. 

모든 문제에서 결국은 사람이, 관계가 해답이 된다고 한다.

사실 거꾸로 보면 모든 문제는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아이러니 하게도 문제를 푸는데는 문제가 제격이라는 것인데, 사람은 사람으로 잊혀진다와 비슷한 맥락인건가 싶었다.

누구나 고독하다. 누구나 외로움은 품고 산다.

고독과 고독이 만난다. 줄어들지 않고 고독이 2인분이 되는 것이다. 

더 큰 고독을 끌어 안는 것이 사랑이다, 이 말이 참 인상 깊었다. 

우리는 모두가 처음 사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가 만나 처음을 채워간다. 

엄마가 되는 것도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고 아마 죽기 전까지 내가 여자로 사는 것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 할 것이다. 

인간은 죽음 앞에 유한한 동물이다. 

그러기에 고민도 슬픔도 아픔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내 마음을 아는 누군가와 함께하면 그 순간이 행복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럼 고민,슬픔,아픔에 사랑과 행복이 추가 된다. 

책은 각 주제별로 작가의 경험과 여러책과 영화에서 얻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그 뒤엔 라디오 사연과 윤교수의 답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해 실었다.

그 챕터들이 큰 위로가 되었다. 누구나 그런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것이리라.

아마도 그 코너가 지향했던 것이 그리고 이 책이 바라는 것이리라. 

내 마음 아는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괜히 안심이 된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누군가도 내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겠지.

그렇게 관계에서 위로 받으며 우리는 살아가면 되는거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