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어쩌면 나의 삶이 욥과 같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욥처럼 의롭게,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을 살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는 잘못한 일이 없는데 왜 이런 어려움과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다른 누군가를 향해 원망하며 불평할 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착각하고..하나님의 뜻 안에서 믿음으로 살고 있음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고난 가운데 쉽게 원망하고 불평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욥이 당하는 고난 가운데 주변인들의 정죄는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
어떻게 보면 욥이 행한 원망과 불평은 주변인들의 서툰 위로와 정죄 가운데..
인간적으로 발끈한, 마치 친절한 금자씨의 반응과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욥기에 등장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현시대 크리스천의 모습을 반영하는 듯 하다..
어설픈 위로를 통해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더욱 더 비참한 고통을 가중시키는..
그래서 복음의 문을 가로막는 "답.정.너"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예수님에 대해, 진리에 대해, 복음에 대해 질문하는 이에게..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은 채 무작정 믿으라고만 하고..
정작 본인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답을 원하는 이에게 욥기는 이해할 수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욥이 당하는 고난이 욥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욥기의 기록을 보면 욥이 잘못한 내용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원망 밖에는 없다..
고통 가운데 원망이 잘못된 것이라면 이 세상 어느 누가 잘못되지 않을 수 있을까?
계속된 친구들의 섣부른 판단에도 욥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주장한다..
욥기의 기록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수밖에 없는 욥의 주장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욥은 인과응보의 법칙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금에서야 욥기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또 그에 따른 설교도 할 수 있지만..
고난 가운데 있는 욥은 누구에게나 동정의 대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욥기를 더욱 더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친구들의 판단과 욥의 변론 가운데..
하나님께서 직접 욥에게 말씀하시는 내용이었다..
하나님은 욥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지적하고 그에 대한 징계였음을 말씀하시지 않고..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신실하심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욥은 그것마저도 믿음으로 승화시키는 놀라운 고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았다는 것이다..
어서 빨리 다음 장의 내용을 읽고 싶었는데..
남포교회 성도들의 반응이 나와 같지 않았을까 싶다..
가끔 욥기를 본문으로 하여 설교를 할 때가 있는데..
전체적인 상황 가운데 허락된 믿음의 승리에 대해서 할 때가 많았다..
그런 가운데 이렇게 욥기의 본문 전체를 연속하여 더군다나..
욥기를 어려운 책이라고 말하는데 이처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박영선 목사님의 통찰력과 말씀을 현실과 연결시켜 적용하는 능력에..
새삼스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욥기는 인생의 정답을 원하지만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특별히 준비해 주신 선물과도 같다..
그 귀한 선물을 조금 더 쉽게 누리고 싶은 분들은..
어서 빨리 이 책을 손에 들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도 속독하여 읽은 느낌을 전하는 것이기에..
어쩌면 이 안에 담긴 깊이를 제대로 전하지 못할 수 있다..
한 번 더 정독하게 되면 이렇게 남겨 놓은 내용 역시..
조금 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