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깜짝 깜짝 놀랐다. 평소 뉴스를 끼고 사는 편인데도 화재 현장에서의 그들의 죽음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뉴스에서 볼 때만 해도 감정이입해서 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아마 다시 한번 화재 사고가 크게 나고 특히 소방관의 인명 피해가 크게 나야 언론에서도 다시 조명할 거고 나 역시 내가 언론이 다뤄줘야만 기억하는 우매한 지식인이었음을 그제야 깨달았을 것이다. 필자가 전문 작가가 아닌 탓에 다소 중언부언하는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진심은 충분히 통했다. 특히 '노병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피소드는 나중에 다른 곳에 써 먹고 싶을 정도로 찡했다.

 

덧붙임 : 올해 1월 28일부터 1월 31일까지 대학로 아르코 소극장에서 <안녕 파이어맨-강기춘은 누구인가>라는 공연이 올라갔었다. <어느 소방관의 기도>는 그 공연과 참 많은 부분이 닿아있다. 그 공연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자살율이 무척 높다는 것... 심지어 그 공연에서 '강기춘'은 '고양이 구조 현장'에서 죽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가 죽음을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사고로 죽음을 당한 것인지 아리송해 한다. 작가가 의무소방을 했던 전력 때문인지 여러 면에서 맛깔나는 대사들이 돋보였는데-예를 들면 "소방대원은 슈퍼맨이 아니다" 뭐 그런 식의 대사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그 연극도 작품이 좋아서 언젠가는 다시 공연될테니 꼭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