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학교 아빠, 쌤

◆지은이 : 이무영

◆출판사 : 리즈앤북

◆리뷰/서평내용 :

-> 처음에 제목을 딱 보았을 때는 '쌤'이라는 서양인이 학교에서 아빠 역할을 하는 소설인가 했었다. 그런데 사실은 한국에서 교사를 하시는 분의 리얼스토리였다.

글의 대부분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로 채워졌는데 사진도 들어가고 해서 왠지 선생님이 만든 학급 문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급 문집 같다고 하면 퀄러티가 떨어진다는 말이냐 할 수도 있지만 내 말에서는 딱히 가치 판단이 들어있지는 않다. 그저 아는 애 이름이 나오면 더 반갑고 모르는 애 이름이 나와도 전에 내가 알던 누군가를 떠올릴 수가 있다. 그리고 학급 문집은 문집 그 자체의 완성도 그런 것보다는 그 문집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소소한 추억들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쓰면서 추억과 기억을 하나하나 쌓아올렸을 이무영 선생님과 아이들이 부럽다. 요즘같이 교권은 추락하고 아이들은 고민 많은 이 시대에 학교에서 아빠(가 되고 싶은) 선생님의 꿈은 그것이 비록 완전하지 않을지라도 충분히 아름답다. 어느새 교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인 생계유지 수단이 되면서 자부심이나 사명감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적어도 이 선생님만은 그렇지 않다. 학생에게 좋은 점 하나라도 찾아내려고 애쓰는 그 모습 속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노라 애써 위로해 본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한 구절을 적어본다.

"사실 초능력자라면 뭐가 그리 대단하겠어?

초능력도 갖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불가능해 보일것만 같은 일을 해낸다는 게 정말 대단하지 않니?"

초능력도 갖지 않았는데 이 까칠한 세상에서 교복을 입고 아이들에게 또다른 가족을 만들어주려는 선생님에게 박수를!

이런 스타일의 책을 너무 많이 본 탓일까? 작가의 이력 때문에 뭔가 종교에서 뿜어져나오는 힘과 치열함과 성실함을 기대했었는데 다른 책들과 그다지 큰 차이점을 느끼지는 못 했다. 다만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놓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은 좋았다. 그리고 몇몇 예에서 나중에 내가 글 쓸 때 써먹으면 좋은 아이디어도 얻어갈 수 있었다. 상황이나 인물 설정이나 뭐 그런 면에서... 그러나 번역이 다소 매끄럽지 않아 보였고 그래서 군데군데 읽다가 스톱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목 역시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느낌이다. '한 생각 돌이켜 행복하라'도 나 같으면 제목을 '두 번 생각하면 행복해진다'나 '다시 생각하면 행복하다'라는 식으로 지었을 것이다. '한 생각 돌이켜 행복하라'라는 제목은 짧은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와닿지 않는 제목이다. '한' 앞에 뭔가가 들어가야 보다 자연스러운 말이 되는데 넣자니 좀 촌스러운 듯 하다.  제목의 내용이 '이미 한 생각 돌이켜 행복하라' 라는 건 알겠지만...   

처음엔 되게 신나서 읽었었다. 모르는 얘기가 나와서 그걸 읽을 때마다 내가 똑똑해 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런데 그러다가 책 속 틀린 부분들을 발견하고 그 때마다 놀랐다. 예를 들어 세계 4대 뮤지컬 중의 하나인 미스 사이공을 설명하는 부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미스 사이공은 베트남이 배경이다. 그런데 설명엔 미스 사이공의 엄마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오페라 나비 부인의 줄거리가 쓰여있다. 미스 사이공이라고 써 놓고 내용은 나비 부인. 더구나 나비 부인은 일본 초초상 이야기가 아니던가. 미스 사이공에서 헬기가 뜨고 이러는 것이 나비 부인에서는 없다. 상식적으로 사이공 들어가면 베트남인데 설명은 일본 초초상. 어떻게 그런 큰 착오가 생겼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검색을 해 보았다. 범인은 네이버 지식인인 듯 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네이버 지식인에서 답변으로 채택된 것 자체에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것을 그대로 퍼온 것이다. 그 네이버 지식인에 잘못된 답변을 단 사람도 그걸 어딘가에서 퍼왔을 테니 그렇게 잘못된 정보는 돌고 도는 셈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책을 보고 누군가가 질문을 올리면 답을 달테니 잘못은 그렇게 돌고 돌게 되는 셈이다. 내가 공연 쪽 일을 하는지라 다른 쪽에는 뭐 잘못 된 것이 있었다한들 잘 모르지만 미스 사이공 같은 경우에는 그 설명이 틀렸다는 걸 안다. 분야를 나누고 검토를 할 때 나름 그 분야 전문가들이 감수를 한다면 그런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텐데... 미스 사이공이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사람이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그는 나비 부인의 줄거리를 평생 미스 사이공 줄거리로 알지도 모른다. 그렇게 잘못된 정보를 아는 것은 차라리 모르는 것보다 못 한데... 틀린 것의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접근하다보니 원인이 인터넷 짜집기라는 것을 알게 되어버려서 그 이후에는 이 책에 대한 신뢰도가 엄청 떨어졌다. 사람들이 정보를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 책을 산다는 건 책은 더 믿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 특히 네이버 지식인에는 지금 당장 나도 말도 안 되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올릴 수 있고 모르는 사람은 그게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거나 아니면 그나마 나아서 답변으로 채택을 할 것이다. 책은 한번 찍으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검토가 필요한데 그 부분이 아쉽다. 내가 아 그렇구나 라면서 읽은 부분 중에서 또 잘못된 정보가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하니 좀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