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이 거의 흐릿해지는 열녀비 앞에 멈추어선적이 있다.

주변 콘크리트 바닥에서 풀이 몇포기 돋아나고 빈 플라스틱 병이 뒹굴고 있었다.

열녀비를 지나치며 그 앞에 선 나를 보고 열녀비를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분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열녀비의 내용을 물어보니 알지 못했다.

막연히 열녀비라고만 할뿐 어느 시대를 살다간 그 여인의 깊은 속내를 아는 이는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열녀비라는 비석으로 삶이 읽혀지는 그녀도 밥을 먹었을 것이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세상을 살아갔을 것이다.

때로 위인이라 불리는 이들이 거쳐갔을 삶의 민낯이 궁금할 때가 있다.

현모양처의 대명사처럼 일컬어지는 사임당 신씨의 삶 또한 그러했다.

조선이라는 유교적 사고가 삶에 다양한 모습으로 스며들었을 시대에 탁월한 모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사임당은 근엄한 모습으로 내 안에 그려지고는 했다.

'사임당의 비밀편지'라는 책의 제목이 반가웠다.

사임당의 삶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졌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펴들었다.

남편과의 이혼 후 홀가분한 마음이 된 인선에게 모니터로 말을 걸어온 사임당,

사임당은 포장된 자신의 모습이 아닌 사람냄새 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편의 무능과 정이 메마르던 생활, 그 안에서 여성의 마음을 갖는 게 사치 같았던 자신의 삶의 궤적, 홀로 아이들을 돌보던 시간들,

사임당의 비밀편지에서 그녀의 삶은 고단하고 외로움이 전반에 걸쳐있다.

남편과의 관계도, 행복을 물을 수 없는 삶의 어려움도,

그럴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문장.

사임당의 그림에 얽힌 이야기들,

주인공인 인선과 사임당의 공감대가 형성되며 인선은 또다른 인선인 사임당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다른 이의 삶에 어떤 이름을 붙이기를 좋아하는 건 인간의 습성일까, 

다 읽은 책을 덮으며 다른 이의 삶에 어떤 형태의 자도 들이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다. 

작가가 바라본 사임당의 삶, 이 땅을 살다간 한 여인의 이야기를 곱씹어보았다.

친구의 할머니는 새해가 되면 가족의 생년월일을 적은 쪽지를 들고 향하는 곳이 있으셨다. 그 할머니의 한 해는 새해 운수를 보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어린마음에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좋게 나오면 좋겠지만 안 좋게 나오면 한 해 내내 불안하게 지내야 할 텐데 저런 것을 왜 보러 다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제목만큼 사색의 분위기가 감도는 표지의 책을 받아드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책의 제목은 조금은 육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읽기를 시작했다. 서서히 조그마한 자와 펜을 들고 밑줄을 치고 읽어갔다.

동양과 서양의 운명에 대한 철학의 내용이 심도있게 쓰여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전략가란 어떤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의 전략을 짜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일컫는다. 어떻게 운명을 대하고 바라볼 것인가를 철학의 관점에서 함께 생각하자고 권유하는 책, 우리는 운명을 따라가기도 하지만 그에 맞서 자신의 의지를 펼쳐가기도 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운명에 대해 정해진 틀을 바꿀 수 없다고 보는 이들과 운명이 없다고 거부하는 이들, 운명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 세상에는 운명을 대하는 다양한 모습이 있다. 운명이라는 주제를 앞에 놓으면 숙연한 마음이 된다,

운명에 대한 다양한 학자들의 관점과 대처, 운명을 예지하는 법 등이 실려있는 이 책의 좋은 점은 독자들이 각자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장을 넓게 펼쳐놓았다는 점이다.

집착하지 않고 자신과 타인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운명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당당히 걸어가는 것으로 작가는 운명에 대한 자세를 말해주고 있다.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직장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어야겠다고 했다.

때로 세 개의 직업을 가지고 밤늦게까지 바삐 움직이던 친구, 예전에 외국 영화에서 봤던 투잡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회가 되었다. 친구도 한때 직장과 자영업을 병행했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자신의 일을 접을수밖에 없었다.

노란색 표지의 '창업'이라는 글귀에 눈이 갔다. 직장에 다니면서 창업을 했다는 책의 길다란 제목은 '어떻게'라는 방법을 묻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거창하게 보이는 '창업'에 대한 내용을 저자는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내며 책쓰기 코칭을 하기까지의 자신이 걸어온 경로를 말하고 있다.

책의 중간중간 살아오면서 배워온 노하우나 삶을 대하는 자세를 강조점을 두고 있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매일 시를 쓰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 자투리 시간도 아껴쓰며 꿈을 이루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작가의 땀이 어린 걸음걸음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창업은 어느 순간에 이루어지는 벼락치기 공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읽어가며 작가의 노력을 통해 생각했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서서히 실현해 나가는 것이 창업의 지름길이며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책쓰기 코치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면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고 누군가의 꿈을 이루어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 꿈을 가지고 창업을 향한 노력을 한다면 시작과 성공이라는 열쇠를 쥘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