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가는 무렵 생일 선물로 받은
김훈의 소설 두 편.
이렇게 우연히 김훈 소설을 연거푸 마주했다.
늘 치열하고 깊었던 그는
결국 안중근에게 가서 닿고 말았다.
작가 스스로가 너무 커서 주저하고 망설였던
안중근이라는 인물
노회한 소설가는 자기의 소명처럼
결국 묵묵히 그리고 처연히
그의 삶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작가의 이야기는 사람이 아닌 장소를 향했다.
인간 안중근이 아닌 하얼빈이란 장소를 제목으로 정하고
사람이 아닌, 그러한 운명을 이끌어 낸 상황, 그 개연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김훈다웠고, 안중근다웠다.
그래서 인지 여느 때처럼 처절하게 비장하지 않고,
비루하게 감정적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작가와 안중근, 그리고 우리 모두는
종착지인 하얼빈에 닿았고, 그렇게 머물 수 있었다.
안중근,
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