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 둘리]는 초록색의 아기공룡 둘리를 중심으로 정겨운 친구들인 꿈이 있는 노래하는 마이콜, 우주에서 온 도우너, 귀여운 또치, 쪽쪽이를 물고 다니는 귀염둥이 희동이, 그리고 심술쟁이 집주인 고길동 아저씨와 길동 아저씨의 가족들의 이야기다.

 

‘요리보고 저리봐도 음음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빙하 타고 내려와 음음 친구들 만났지만~~~’ 이 노래가 나오면 아이공룡 둘리와 유재석(유느님)의 춤사위가 생각난다.

[아기공룡 둘리]가 TV에서 방영된 시대에 어린 아이었다면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고집불통 심술쟁이 고길동 아저씨 집에 얹혀사는 둘리와 한명씩 늘어나는 친구들과의 재미나지만 엉뚱한 일상을 그린 만화영화였다. 40여년 전에 방영되었다고 하니 이 만화를 보고 자란 어린이들은 이제 40대가 되었다. 이 만화를 그린 작가 김수정님이 얼마전 TV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당시에는 둘리와 그의 친구들을 구박하고 밥도 안주겠다고 하는 고길동 아저씨가 그렇게 밉상이었는데 이제는 그때의 시청자들이 어른이 되어 고길동 아저씨가 느꼈을 가장의 무게를 이해하게 된다도 하더라’ 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상대의 입장이 되어봐야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뜻에 나도 동감한다.

 

[둘리, 행복은 가까이 있어]의 첫페이지를 펼치고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야 자리에게 일어나게 되는 책이었다. 물론 예쁜 그림이 많고, 적은 글방이 그 이유라고 할수도 있게지만 그냥 웃어넘기면서 봤던 만화영화가 이렇게 철학적이고 감성적이었다니. 작년부터 힘든 시기로 지쳐있는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는 글로 인생의 해답을 주는 것만 같았다.

 

선택할 땐 결과부터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한 선택이 올바른지 아닌지는

선택의 순간에 알 수 없어요.

중요한 건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거죠.

------ P52(본문중에서)

 

누군가 내 마음을 꿰뚫고 있다가 해주는 얘기처럼 느껴지는 글이었다. 왜 일어나지도 않은 걱정을 먼저 하면서 조바심을 내고 있는지 어떤 선택이 더 좋은 결과를 나을지는 모르지만 그 선택이 후회로 남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거 아닐까? 미리 겁먹고 걱정하기보다 어떻게하면 후회하지 않을지를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힘들거나 즐겁거나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예요.

내게 힘든 일이 다른 이에게 즐거운 일일 수 있고,

내게 즐거운 일이 다른 이에게 힘든 일일 수 있어요.

세상엔 힘든 일과 즐거운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과 저런 일이 있을 뿐이예요.

------ P75(본문중에서)

 

내가 지치고 힘들 때 세상에 나만 제일 비참하고 불쌍하게 느껴지지만 누구에게나 힘들고 지칠 때가 있을 것이다. 다만 그 힘든 일이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고, 다가오는 시기가 다를 뿐, 그리고 그 힘든 일을 헤쳐나가는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책을 느리게 읽는 편인 내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한자리에서 한번에 다 읽었다는 것은 이 책이 그림이 많고, 글밥이 많지 않아서만은 아니었다. 이 책에 좋은 글리 많고 마음에 깊이 와 닿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귀여운 둘리와 친구들이 주인공들의 귀여운 그림과 글에서 인생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되는 좋은 책었다.

둘리행복은가까이있어, 열림원, 철학, 아기공룡둘리

 

“00씨가 이번에 코인에 투자해서 대박이 났데. 이번에 10억 벌어서 외제차도 한 대 뽑고,

월급생활보다는 투자해서 보는 돈이 많으니 퇴사까지 했다는데.“ 비트코인이 한참 붐을 일으키던 몇 년 언론매체나 주변 지인들에게 이런 비슷한 얘기들을 종종 들었다.

코인는 사행성 도박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월급 받아서 안전하게 관리하는게 좋은거라고 생각하며 살던 월급쟁이인 나에게 아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나도 한번 용돈벌이 삶아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하지만 아무런 지식없이 주변인들 말만 듣고 들어갔던 투자는 결국 손실을 낼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유대인들은 부자가 많다고 한다. 그럼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인 문제를 거의 아이들과는 잘 공유하지 않는 우리나라 부모들과는 달리, 유대인들은 어릴때부터 가정에서 돈을 벌어서 사용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학습시켜 돈에 대한 개념을 갖을 수 있게 교육시킨다고 한다. 우리도 문화처럼 아이들에게 ‘경제적으로 누리는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이러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는거란다..’라는 개념을 심어준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보통 닥친 현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차는 있지만 돈은 없는 카 푸어, 집은 있지만 돈은 없는 하우스 푸어, 자녀 교육에는 열심이지만 돈은 없는 에듀 퓨어 등 여러 용어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으며,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등을 포기하고 N포세대라는 수식어까지 생겨나게 된 상황에서 먼 미래인 노후까지 고려하는 것은 너무나 큰 부담이 되어버렸다. ----- 본문중에서 P22

 

‘카 푸어, 하우스 푸어, 에듀 퓨어’

나도 여기에 속해 있는 1인으로서, 젊을 때 부터 노후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바빠서, 아직도 노후대책에 ‘노’자도 시작하지 못한 채 겨우 근로소득자로서 매달 내고 있는 국민연금 하나뿐이라는 사실이 답답해진다.

 

[삶에 필요한 재테크, 쉽게 배우는 금융지식]은 나의 답답한 삶을 들여다보는 것 같으면서도 이 책을 통해 배우고 실천하면 경제적인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어설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던 주식, 보험, 부동산, 금융 등에 대한 지식을 조금은 더 깊게 배우고 싶게 만들었다. 그리고 재테크나 금융지식 하면 전문 용어를 사용해 어려울 건 같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베스트 셀러 소설처럼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었다.

이 책은 한번 더 정독하고 아직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아이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다.

 

재테크, 금융지식, 바른북스, 전의진

어른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이라고 되어있다.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80~90%까지는 어른이지만 아직 뭔가 채우지지 않는 부족함이 있는 어른이다. 하지만 어른이라고 꼭 ‘어른스럽다’에 걸 맞아야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 어른스러워야한다는 틀에 맞혀 살아가다 보니 힘겨울 때가 이있다. 주변에 가끔 보이는 철없는 지인들이 있다. ‘넌 언제 철들래?’ 싶으면서도 그 천진난만함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 이 책 제목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한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모두 애들같으면 애어른이란 말은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며, 어른들이 다 어른스러웠으면 철없다는 말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에 조화가 있기에 세상이 돌아가는 거 아닐까? 하지만 조금 더 좋은, 조금 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긴 하다.

 

김혜민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늘 정량의 물을 찰랑거리게 담고 있는 컵처럼, 내 안에 비커를 두고 저 인간이 하는 악담을 내 마음을 지배하지 못할 정도로, 내 일의 실패가 나를 넘어뜨리지 못할 정도로 수위를 조절한다. 그러다 내가 만든 기준치를 넘어서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나를 지키기 위한 또 다른 선택을 한다. ----- 본문중에서 P31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은 있다. 나는 현실주의적인 사람이라 주저했다. 망설이고 묻어두고 또 묻고 또 묻어 두었다. 그러다가 한번에 크게 터졌다. 아마도 그때가 나에겐 그 넘치는 수위였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넘치는 걸 겨우 눌러가며 넘치지 않도록 숨죽이다가 제대로 한번 넘쳤는지도 모르겠다. 위의 글처럼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 놓고 주저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이번 글은 ‘라떼는 말이야 주의보’다. 그래서 쓰기 망설여졌지만, 가수 비가 본인의 신념과 믿음이 확실하면 50%는 꼰대가 되자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용기를 얻었다. 이 책을 읽는 20대 어른들이 내가 눈물 콧물 쏟으며 깨달았던 사회생활을 대하는 태도로 조금이라도 사회생활력을 올릴 수 있다면, 기꺼이 꼰대 소리를 듣겠다.

----- 본문중에서 P50-51

 

나도 꼰대가 되고 싶진 않지만 후배들에게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어느 순간 얘기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들에게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도움이 되리라는 확신이 있어서지만 후배들은 나를 꼰대라고 생각하겠지. 그저 밥사주고 커피 살 때 만 좋은 선배라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적당한 정도에서는 좋다. 내 선배들도 나에게 그리 했을 것이니.

 

 

 

이 책은 나와 비슷하면서도 ‘나는 그렇지 못했는데 저렇게 했었어야해는데’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공감되고 배우고 싶어지는게 많이 지는 책이다.

김혜민, 지금보다괜찮은어른, 시크릿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