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예쁜 표지에 연일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이 책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라틴어 교재까진 아니라 짐작해도 라틴어 명문장을 소개하고 그에 얽힌 역사 문화와 로마의 이야기들을 기대하고 읽게 되었다.
그 기대는 반은 채워주고 반은 좀 아니라 할까.
라틴어 수업이라는 제목이 좀 거창하게 느껴질 정도로 라틴어를 배우는 비중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자기계발, 에세이 비중이 생각보다 많아서 책 표지에 적힌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은 위한' 과 '라틴어 수업'의 폰트 크기와 위치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담긴 좋은 문장들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이탈리아에서 교회법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저자의 희귀한 경험담이 담긴 내용들이 있어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만한 책이었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한 문장 소개하자면,
로마사를 읽다보며 흥미로운 점 중 하나가 정복민들을 전부 노예로 삼지 않고
라틴 동맹을 유지하며 로마 시민권을 점차적으로 확대했던 점인데 그에 대한 챕터도 있었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라틴 동맹을 유지시킨 가장 주요한 원칙이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도 우트 데스 Do ut des' 입니다.
직역하면 '네가 주니까 내가 준다'인데요, 이를 테면 '기브 앤 테이크' 라고 보면 됩니다.
로마가 주변 도시국가 주민들에게 로마 시민과 동등한 여러 권리를 주었기 때문에
그 국가들이 로마의 정치적 동맹국이 된 것이죠. 쉽게 말해 공짜는 없다는 겁니다....
'도 우트 데스'는 관용과 대화의 기본 원리로서 '상호주의' '상호성의 원리'로 작용했어요.
그 이후에도 이 말은 국제 관계와 조약에서 상대국이 우호적이면 우호적으로 대응하고,
비우호적이면 역시 비우호적으로 대응한다는 상호주의 원칙의 기반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