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온도 재봅시다."하며 다리에 장난감 청진기를 대는 아이.
"엄마, 오늘은 기차가 어떤 표정인지 한번 봐요."라며 난데없이 전철의 앞을 가리키는 아이.
말을 하면서 그 단어가 늘고, 문장이 늘어감에 아이다운 순수함...그리고 엉뚱함도 겸비해 가는 저희 아이처럼
[엄마가 제일 잘 알아]에 나오는 브래들리도 그러기에 더욱 정감이 가고 재밌는 아이라 여겨집니다.
"엄마~"를 부르며 언제나 궁금함을 묻는 브래들리.
그러나 그 질문은 어른의 눈에서는 엉뚱한 질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죠.
그래도 우리의 착한 브래들리는 엄마가 하는 말에 "알았어요."라며 뚱할 뿐 떼는 부리지 않네요.
저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이에요.
이 대목을 외워서 제게 질문을 할 정도로요.
저희 아이도 브래들리처럼 커다란 열기구를 타고픈 소망이 암암리에 내재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 차례 "엄마~"를 부르며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 브래들리.
아침부터 점심을 다 먹기까지 아이의 질문을 인내하며 대답해 주는 브래들리의 엄마.
그러나 공원에 혼자가겠다는 브래들리의 말에 결국 폭발을 하고 맙니다.
아이와 책을 읽다가 우리 모자는 여기서 웃음이 지어졌어요.
저는 저대로 브래들리 엄마의 심정이 십분 이해됐고,
아이는 아마 집에서 본 저의 모습을 책에서 봐서 웃음이 나온 건 아닐까 싶습니다.
"엄마가 제일 잘 알아"
그 뒤에 이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브래들리를 토닥이는 엄마.
다시 나란히 손을 잡고 공원 산책을 갑니다.
"엄마~" 브래들리는 또다른 질문을 엄마에게 하겠지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이 책을 읽으며 감정 이입이 저절로 될 거라 믿어요.
엄마와 아이의 생활. 그 한편이 책으로 나온 듯 할 정도로 말이죠.
오늘도 "엄마~"다다다닥- 달려오는 아이를 보며,
때론 브래들리 엄마처럼 결국은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해"라고 못 박기도 하지만,
이내 토닥토닥이며 상황을 정리하는 엄마와 아이 사이.
브래들리의 끊임없는 질문이, 어른이라는 눈으로 보기에 다소 엉뚱하게 들리지만
그런 질문과 답을 통해 아이들은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것에 마음이 흐뭇해 지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