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뿐만 아니라, 밤에 잘 때도 더 놀고 싶어 잠을 피하려 하는 아이에게 [잠잠깨비]는 묘약이 되었어요.

한번 보실래요?

 

처음엔 도깨비 이야기인가?

잠을 자지 않는 아이를 물어간다는 옛 이야기의 하나로만 여겼는데 기분 좋은 깨비들 이야기랍니다.

 

잠잠깨비, 쑥쑥깨비, 당당깨비.

이 세 깨비들은 아이들이 잘 때, 살금살금 와서 아이들이 키카 크게 도와 주는 고마운 깨비들이에요.

 

 

깨비들이 잠자는 아이들에게 가려면,

꿀잠 꽃밭을 가로지르고 드르렁 개울을 건너 소록소록 버섯숲길도 헤쳐가야 해요.

 

(개인적으로 의태어나 의성어를 섞은 이런 말들이 너무 좋은 거 있죠.

아이에게 읽어 줄때도 이런 말들이 나오니 더 정겹고 친근하게 느껴졌답니다.)

 

 

자, 드디어 잠을 자는 아이에게 도착한 깨비들이에요.

서둘러 아이를 키 크게 하려는데, 그만 잠을 자던 친구가 뒤척이네요.

 

저희 아이가 가장 공감하며 놀라워 하는 장면이에요.

자다가 뒤척이기도 하고 깨기도 하는데, 이 때 깨비들이 이렇게 옆에 숨어 있냐고 묻던 걸요.

아이의 시선에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 깨비들이 왔다간다고 믿게 되었죠.

 

 

아이가 다시 잠이 들자 쑥쑥망치로 톡톡 두들겨 주는 깨비들.

정말 쑥쑥-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 같았답니다.

 

 

이 책을 읽고 저희 아이는 더더욱 잠을 자는 것에 대해 일종의 기대감이 생겼어요.

자전거를 타고 싶어하는 저희 아이에게 키가 더 크면 사 주겠다는 아빠의 말이 있었던 요즘.

잠을 자면 깨비들이 와서 키가 크도록 도와준다는 믿음이 생겨 잠잘 시간 알림음이 울리면,

"엄마, 코- 잘 시간~" 하면서 알아서 자리에 눕더군요.

 

사실감 있는 사진이 삽입되고,

정겨운 말들이 곳곳에 있는 [잠잠깨비]

어쩌면, 어른인 저도 자는 사이 정말 깨비들이 왔다가는 줄도 몰라요.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요.

암튼 엄마인 제가 100번 말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아이에게 잠을 잘 수 있게 하는,

좋은 이야기 책인 건 분명한 것 같아요.

 

난 결혼 전, 그리고 출산 후에도 굳은 신념 하나가 있다.

그것은 내 아이는 0~3세까지 아이에게 tv나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나만의 신념이다.

지금 3세인 아이는 나의 이런 신념에 발맞추어 따라왔으나, 집을 나가면 그것이 쉽사리 지켜지지 않음을 고백한다.

이를 테면, 광고용 영상으로 아이를 불러 모으는 마트의 완구 코너라든지 또래 엄마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으레 자신의 아이들 손에

쥐어지는 스마트폰. 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영상들의 즐비함에 내 아이는 신세계를 만난 듯 기웃기웃 거린다.

언제까지 닫고 살 수 없는 디지털 세상의 현실.

아이를 시대에 뒤쳐진 것처럼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뭇 엄마들.

사실 우리 아이는 뽀로로, 토마스, 폴리 등의 캐릭터를 책을 통해 접했다.

대한민국이 다 아는 캐릭터, 영상물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알고 접할 수 있다는 내 신조로 지금까진 잘 지켜졌다 생각했다.

그러나 그 후엔 언제, 어떻게... 도움이 될 만한 구실점이 필요하던 찰나.

 

[디지털 세상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실제 디지털 세상에서 허우적 거리는 아이들과의 상담을 바탕으로 현재 나의 고민에 해답을 찾아준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기기가 몸만 성숙한 아이, 마음은 성숙되지 않은 가짜 아이를 만든다는 부제로 현 시대의 만연되어 있는

문제점을 차분히 이야기 해 주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현실 속에 디지털 기기로부터 우리들의 아이를 어떻게 지켜야 되는지 '디지털 페어런팅'

에 대해서도 언급해 주고 있다. 끝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중독된 엄마들의 상담을 q&a식으로 엮어 좀더 확고히 디지털 페어런팅의 방

법을 찾는데 도움을 주었다.

저자가 말한 디지털 페어런팅의 원칙을 적어본다.

1.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사주느냐다.

2. '시간'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3. 약속을 어겼을 때의 벌칙을 명확히 정해둔다.

4. 규칙을 정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다.

5. 디지털 경험에 대해 늘 부모와 아이가 공유한다.

6. 가족 전체가 한마음이 되어 참여한다.

7. 부모가 통제할 수 없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이런 원칙 아래에 디지털 페어런팅의 성공을 위해서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있다면, 저자는 디지털 기기의 우상화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디지털 기기가 뭔가를 바꿔주고 이뤄줄 거라는 기대보다는 아이에게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바탕으로 성장시키라는 말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아이에게 실제 경험을 통해 얻은 것, 맘껏 뛰어 노는 것,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는 발달이 중요하다는 것 등을 말이다.

어느 부모도 한창 자라는 아이에게 디지털 기기의 맛을 선뜻 보여주고 싶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어서" "아이가 원하니까" "우리 아이만 뒤쳐지는 것 같아서"등등을 이유로 아이 손에 쥐어지는 디지털 기기들.

뉴스에서 보도되었듯 그것이 '팝콘 브레인'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편리함 속에 숨은 이면임을 안다면 손쉽게 내어주진 못할 것이다.

저자가 말한 '디지털 페어런팅'

it강국의 대한민국에서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세워야 할 시급한 전략임이 분명하다.

 

 

 

얼굴을 알지 못하는 이웃 아저씨와 편한 수다를 나눈 기분이다.

책을 다 읽고 저자의 얼굴이 보고파 검색을 해 보니, 내가 그려낸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

면도하지 않은 수염이 군데군데, 뿔테 안경에 마른 체격, 니트를 즐겨 입을 것 같은 이미지를 생각했건만,

검색 결과의 사진은 정 반대였다. (물론 지금은 어떠한지 모르지만)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저자가 에세이로 다년간 집필해 온 것을 하나로 묶은 에세이집이다.

때문에 짤막한 그만의 생각, 에피소드들을 볼 수 있고 앞서 말한 대로 차 한 잔 옆에 두고 보이지 않는 아저씨와의

이야기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오래 수다를 이어가진 못할 것 같다.

그의 문체에서 다소 진부 혹은 지루함도 쏠쏠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대화가 마냥 즐겁기만은 하지 않듯 그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수긍했다고 할까?

 

그 중 격하게 공감했던 대목을 소개한다.

전반적인 여성에 대해 오랫동안 그가 품어온 설이라 한다.

"여자는 화내고 싶은 건이 있어서 화내는 게 아니라, 화내고 싶을 때가 있어서 화낸다"

그가 품어온 이 설에 대해 "옳소" 한 표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