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열광하는가. 아마도 이 책을 구입하는 다수는 30대 여성이리라. 우리나라 30대 여성(초반으로 추정)이 일본문학을 가장 많이 읽는 주된 소비층이다. 20대 후반도 그렇다. 20대 초반은 아니다. 즉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해, 일본 문학작품을 소비해 주는 최대 시장인 것이다. 이 책도 예외가 아니어서, 나중에 집계가 상세히 나오겠지만 그런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이 책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토록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가 누구인지도, 그가 소설가인지도, 그의 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절대다수이다. 하지만 소설을 좀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드롬 쯤은 접해 봤을 것이다.

내 경우 같으면, 그의 책이 무슨 재미만을 추구하는 상업성 짙은 내용이라면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의 소설을 그렇지 않다. 어떻게 보면 재미가 없다. 그런데 그런 재미가 없어서 읽게 된다. 이전의 노르웨이의 숲 도 그렇다. 그냥 읽고 나면 허무할 뿐이다. 하지만 매력이 있다. 아마도 나같이 느끼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아무튼 벌써부터 예약 판매시장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앞다투어 상업성 찌들은 판촉 및 얇팍한 상술이 돋보이기 시작한다. 뭐 선인세를 그렇게나 냈으니 본전을 땡겨야지 않겠는가. 이해는 가나, 난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니 이해는 안 한다.

 

영어 읽기 책인데, 그림이 레고 피규어로 되어 있고, 배경과 물건 등등이 대부분 레고 악세사리 및 현존하는 레고 제품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더더욱 정감이 가고 흥미가 생긴다. 어차피 영어 읽기 익히기를 책으로 할 것이면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것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가지고 함께 영어 읽기, 듣기 공부를 하려고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평소에 가지고 놀던 것이 그림 책으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자극할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해 주는 장치들이 많다. 무리하게 많은 지문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뚜꺼운 양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큼지막한 레고 피규어들이 인물로 나오는 그림들도 채워져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서 똑바로 읽어 볼 수 있기에 수월한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 레고를 만들어 전시하고 특징을 되살려 다시금 만들어 보고 하는 재미에 익숙해져 있다. 반면에 레고를 소재로 하여 학습을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레고의 기본적인 속성, 즉 만드는 재미에서 벗어나 읽고 듣고 하는 공부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정말 흥미롭고 신선하고 새롭다. 많은 레고 매니아들에게,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하는 바이다.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사실 레고는 만드는 재미로 출발한 제품이다. 아이들용 블럭 장난감에서 비롯되었는데, 솔직히 지금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레고를 훨씬 많이 접하고 느낀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레고는 일단 대단히 고가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레고 제품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것 말고도 굉장히 어렵고 디테일한 제품들이 즐비하다. 때문에 어른들이 구매하고 전시의 목적으로 세밀한 브릭들을 결합하는 문화가 발달되고 있는 것이다. 레고 매니아층이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많다. 레고 카페나 동호회 등을 보면 대부분이 성인임을 알 수가 있다. 이쯤 되면 레고는 더 이상 아이들을 겨냥한 장난감의 개념이 아니다. 어른들용 취미 생활인 것이다. 그런데 매니아들은 레고의 브릭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피규어는 물론 관련 책까지도 섭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류의 책들이 다양한 형태로 출판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예전에 월리를 찾아라 시리즈 같은 형태의 내용이다. 다만 찾는 사람이 월리가 아니고 피자를 든 귀여운 피규어인 것이다. 굉장히 재미가 있다. 레고 매니아들에게는 신선한 레고 관련 제품임에 틀림 없다. 이것 말고도 다양한 레고 관련 책들이 있다. 만드는 레고가 아니고 보는 레고이다. 많은 레고어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라 확신한다. 레고의 특징을 제대로 살린 새로운 책이라 생각한다. 정말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