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까지 해야할 일이 있어 6시에 자서 오늘 1시에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단다. 그저께 주문한 책인가 싶어 기대하고 있는데 아니다. 순간 실망했다. 부피가 작은 포장물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다. 설마 그게 더피의 Rockferry 앨범일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녀의 앨범을 발견한 순간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저번에 작성한 감상문이 채택된게 틀림없었다. 아침부터 이런 즐거운 일을 맞다니!!!! 아, 점심이구나.....

허겁지겁 오디오에 넣고 감상하기 시작했다. 노래를 듣자마자 속에서는 이러한 외침이 들려왔다. ’죽이는데?’ 오마이갓, 내 평생 이렇게 완성도 높은 앨범은 처음이다. 단순히 완성도가 높은 것이 아니다. 완성도가 높으면서 그녀의 기량이 듬뿍 들어가 있다. 이런 앨범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Mercy를 들었을땐 그녀의 통통튀는 매력적인 보이스에 감탄하면서 또 통통튀는 매력적인 리듬에 감탄했다. 하지만 전 곡을 들어볼 생각을 안 했던 나에게는 그저 영국에 나타난 초대형 신인일 뿐이었다. 음악을 자주 듣는 나로서는 더피의 소식을 들었을때 시큰둥했다. 난 청소년이었고 소울이라는 장르에는 그렇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기껏해봐야 팝, 락, 펑크 등등등을 들었고 소울이라는것은 접해보지 못했다. 단 한번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rehab을 들어본적이 있는데 듣다가 중간에 꺼버렸다. 그 곡에 그렇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처음부터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상에, 나를 이렇게 빨리 매료시킨 앨범은 처음이다. 확실히 여느 앨범들과는 다르다. 순간,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좋은 곡들로 채워진(장난이 아니다. 정말 다 좋다. 다, 몽땅 다!!!)앨범을 이제서야 듣기 시작했다니! 반성좀 해야겠다.

밥을 먹으면서 듣고 있는데 한곡, 한곡이 나올때마다 멈칫멈칫했다. 내 평생 밥먹으면서 그렇게 흥분된적은 처음이다. 밥먹다가 또 다른 한곡이 나오면 멈칫, 또 다른 한곡이 나오면 멈칫. 멈칫의 연속이었다. 속으로는 감동의 연속이었다. 정말 신기했다. 어떻게 모든 곡이 다 좋을수가 있지? 이럴순 없는거야. 단 한번도 나에게 이런 만족감을 준 앨범은 없어!라고 마음속으로 외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명백한 사실이었다. 모든 곡이 다 좋았다. 정말 들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3년동안 이루어진 노력이 성공한 것이다. 소울에 문외한이 나도 감동시켰는데 소울을 즐겨듣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까. 하지만 3년동안 겪었을 슬럼프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작업을 하다보면 별별 생각이 다 들었겠지. 그런 힘들고 지치고 고된 3년을 무사히 마치고 이 완성도 높고 듣다 보면 흥분되는 앨범을 준 더피에게 감사한다.

더피는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뛰어넘을 소울 디바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흠, 더피의 모든 곡을 들어본 나로서는 더피가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소울 디바가 아닌 소울 여왕이 되있을 더피의 모습을 상상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되면 그 동안 쏟아져 나올 그녀의 앨범은 얼마나 될까.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더피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