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어우러진 일러스트의 그림이 참 아름답다고 느껴진 작품이다. 독자들이 삶 속에서 느꼈던 계절에 대한 정취와 경험에 근거한 기억들은 글과 그림을 통해 다시금 넘어온다. 한 편의 추억이 되어 밀려오는 감성이 아련하고 잔잔하다. 흘러들어 오는 추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는 시간, 일상의 모습을 동화처럼 그려낸 <일상속의 동화>다.

 

계절을 따라 바람이 흐르고, 인생이 흐른다. 나이 듦에 대해 그저 가볍게 느끼자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과정들을 또 너무 무겁게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봄직하다. 때론 가볍게 흘려보내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으니 말이다. 이번 작품은 일러스트와 간결한 문장을 통해 계절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순환한다. 동화의 주된 특징이 시각적 이미지와 글이 곁들여져 이해하기 쉽고, 의미하는 것을 확실히 알도록 돕듯이 <일상속의 동화> 역시 쉽게 이해하고 가볍게 읽어보기 좋은 작품이다. 일러스트만 보더라도 그 글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 속 풍경에 오롯이 빠져보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너무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부분은 봄이라는 지금의 계절과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봄이 오고, 여름을 지나, 가을을 넘고, 결국 겨울에 이른다. 그리고 그 계절은 순환 속에서 삶의 과정이라는 자국을 남긴다.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잔잔하게 동화 속을 탐험하며 내가 나아온 길, 그리고 특정 계절에 무르익었던 경험들을 생각해봐도 좋지 않을까.

 

<벚꽃 바다>

수줍은 듯 피어나 설렘을 주던게 엊그제 같은데,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주려는 듯

흐드러지게 피어나

황홀함을 주던 게 어제 같은데,

 

어느덧 떠나가는 순간에도

헤어짐이 아쉬운 내 맘을 달래주듯

꽃바다를 만들어 아름다운 작별 인사를 건네는구나.

 

고마워.

떠나는 순간까지 아름다워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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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가을>

주변의 풍경들은

알록달록 아름다운 색들로 가득하고

 

주변의 공기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런 계절

 

모든게 좋은 이 계절이 물에 비춰

두 개의 가을 속에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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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예쁜 그림과 글이 모여 만들어진 <일상속의 동화>는 저자가 가진 감성을 그림을 곁들여 있는 그대로 녹여낸 작품이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든가 존경한다든가 사랑한다든가 함으로써 나타나는 긍정적 양상들은 그 표현의 감정선이 남다르다. 지극히 인간적이고 편향적이면서도 그를 통해 나와 상대의 발걸음을 맞춰가는 균형적인 모습도 나타난다. 더불어 나타나는 긍정적 감성 속에서 우리는 삶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게 된다. 물론 지나친 우월주의적 성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도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저 그렇게 긍정감을 온전히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작품 <빈센트 나의 빈센트>는 작가가 학창시절부터 빠져 지내게 된 매력적인 인물, 빈센트 반 고흐의 일대기와 작품들을 담아 놓았다. 좋아하는 만큼 그 관심 또한 정적 상관관계 이상의 모습으로 나타날 터, 작가를 통해 전해지는 고흐의 발자취가 글과 어울려 생생히 전해진다. 그의 작품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그림 속 별처럼, 밤 하늘에 수 놓인 별처럼 선명한 빈센트의 세계는 우울, 고난, 벅참, 긍정, 환희 등 다양한 감정을 넘나든다. “과연 예술가답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끔 만드는 모습이다. 그렇게 전해지는 고흐의 일대기와 작품의 세계는 그동안 우리가 알던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에 대한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보다 구체적이고, 치밀하며, 열정적으로.

 

정여울 작가의 이전 작품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유럽의 주요 장소에 대한 소개와 그 풍경을 전하던 글의 내용들은 매력적인 가이드북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었다. 이번 작품은 그보다 한 층 업그레이드 된 내용을 다루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작품의 성격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겠다. 기존에는 여행이 주제고 여행 장소와 연결되는 작품 혹은 인물들이 재료로 쓰였다면, 이번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의 일대기와 그림작품들이 주제이고, 그에 따른 여행지의 모습이 재료로서 다뤄진다. 정여울 작가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대상을 다루었기 때문인걸까. 때론 그 감정의 벅참이 독자들이 다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빈센트를 향한 작가의 강렬한 애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기도 한 작품이다.

 

<빈센트 나의 빈센트>는 인간의 고뇌와 절망, 그리고 그 안에서 피는 희망에 관한 내용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작품. 빈센트의 세계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과도 그대로 닮아 있는 삶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제자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자신감 넘치고 긍정적이었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주변의 상황과 시선에 눌려서 작아지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점점 소심해지는 우리. 늘 제자리걸음 같은 동일 선상의 지점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지금까지 해 온 방식을 확실하게 바꾸면 된다. 원하는 것을 추구하면서 살아간다는 것. 생각만으로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늘 생각만 하던 방식이었다면 직접 행동하고 뛰어드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핵심은 내가 늘 해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내가 지금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은 결국, 우리 삶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는 없었으며, 그저 그렇게 고요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 수 있다. 또는 나의 생각 또는 의지가 부정적인 방향에 많이 쏠려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일 수도 있다.

 

“가만히 앉아서 걱정만 하지 마라. 현실도 걱정한 대로 될 뿐이다. 걱정 자체가 당신이 걱정하는 상황이 되도록 조정할 테니까.” -p.14

 

책에서는 조지프 머피의 말을 인용하여 가만히 앉아서 걱정만 하는 것의 위험성을 알린다. 현실 또한 걱정대로 될 뿐이라는 말에서 우리는 변화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릇된 신념은 그릇된 방향을 안내하고, 목적지를 잃고 항해하는 배는 결국 바다 한가운데 표류하게 될 수밖에 없다. 어떤 장소에 도착했다 하더라도 내가 원하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를 먼저 알고, 거기서 파생되는 긍정적 의지와 방향성의 추구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볼 수 있겠다.

 

목적과 방향을 적절히 설정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나’를 아는 것이다. 교육학 용어로는 자기인식 또는 자기지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에 대해 알고, 나의 특징과 장점을 알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하는 이 말은 단순한 단어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자신을 놓치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보다 의미 있는 존재론적 가치를 시사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애쓰지 마라. 그건 곧 나 자신을 버리는 행위다. 평생 남의 얼굴을 그린 가면을 쓰고 사는데 온전히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하려면 가장 먼저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p.34. 커트 코베인

 

어느 순간부터 주변을 의식하고, 그 안에 휘둘리며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작금의 시대 사람들에는 어색하게 들릴 수 있으나, 결국 주변보다는 나를 먼저 바라보는 생각과 행위가 의식적으로라도 행해져야 함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조금은 내려놓아도 좋다.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충분하다. 당신을 먼저 바라보는 눈이 필요한 요즘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타인으로부터의 탈출 방법이 흥미롭다.

자신에게 이유를 묻기

자신과 대화 나누는 시간 갖기

자신의 신념 믿기

나만의 롤모델 찾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기

p.62

 

책에서 언급된 “달콤한 설탕물 한 잔을 마시려면 우선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처럼 긍정적 마음가짐과 신념, 방향성을 확립했다면, 조금 늦더라도 기다리고 인내하며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좋은 방향으로 나아 갈 수 있음을 믿으면서 말이다. <사는게 귀찮다고 죽을수는 없잖아요?>는 이렇듯 목적이 있는 전략으로 성공에 대한 길을 조금은 더 순탄하게 만들길 권하는 처방전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