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대한, 신에 대한, 그리고 본인과 주변에 대한 이야기들. 그렇게 전하는 이야기는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현실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담은 저자 ‘들꽃’의 이야기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사랑”과 “art”다. 본인의 감성으로 노래하듯 이어나가는 글의 향기는 곧 사랑을 품고 있었고, 예술적 감각을 지닌 이야기로 관통했다. 특별히, 음악에 대한 소개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독자 또한 직접 감상하며 글 안에 온전히 젖어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과 mozart의 piano concerto No.20, k466 등 다양한 음악에 대한 소개와 그에 따른 자신만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부분이다.

 

사랑, 예술과 더불어 모든 만물은 경이롭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존경과 존중에서 비롯될 수 있는 선한 삶은 어떠한 것일까? 저자는 길고양이 이야기와 시대적 변화에 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향성에 대해 고찰한다. 고귀한 인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인간. “자유의지”에서 비롯된 사람의 양면성. 저자는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 말하며 존경과 존중에서 벗어난 무례한 인간에 대한 모습을 비추고 있다.

 

자연의 모든 생명은 고귀하다.

인간의 생명 또한 고귀하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고귀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시궁창일 수 있다.

자유의지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

p.78

 

스트레스에 허우적대거나 연이은 시련으로 좌절감에 치를 떨 때, 혹은 정반대의 상황으로 기쁨을 감출 수 없을 때, 사람은 자신 안에 존재하는 온전한 내면을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외로움이든 괴로움이든 기쁨이든 말이다. 그렇게 내면을 느끼고 있을 때 우리 앞에 나타나는 자연은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느껴지기 마련. 우리가 일로 뒤덮인 삶에서 벗어나 휴가 속에서 느끼는 자연이 다르듯, 보다 아름답고 경외한 모습으로 펼쳐지는 자연에서 우리는 감동을 얻는다. 몰입 후에는 휴식이 필요하듯 사회적,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자연과의 관계가 아닐까.

 

자연의 순리를 상실한 마음은 조급해졌고,

배려가 사라진 언어들에 타인들과의 가벼운 스침에도 상처가 나고

그들에게도 상처를 주었다.

심신이 사나워질 때면 수목원을 걷는다.

p.92

 

삶의 속도에 이끌려 가는 지금의 바쁜 삶에서는 때로 나를 돌아보고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삶을 존중하고 주변의 사람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몰입 속에 살아가는 삶일지라도 잠시는 휴식을 내어주는 시간, 그 때에 도움이 되는 존재 중에 하나로 자연이 있음을 알려주는 작품. <나의 감성이 언어가 되다>이다.

 

계절이 변하고, 날씨가 변하고, 내 주변 상황이 변함에 따라 그날의 감정 또한 달라진다. 기쁘고 감사하게 느끼다가도 갑작스럽게 울적해지고 슬퍼지기도 한다. 나만 그런 것이 절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 혼자만 그렇게 느끼는 것처럼 생각되는 어떤 나날의 감정들. 흘려보내면 그만이라 생각했지만, 그저 그렇게 흘려보낸 감정들은 어느 순간 거대한 파도가 되어 밀려 돌아오곤 했다. 잘 흘려보내기보다는 그저 흘려보낸 감정의 순간들은 곧 내가 감추고 외면했던 순간이기도 했다. <오늘의 감정>은 우리가 매일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경험했던 일들, 들었던 일들을 단 편의 일화들로 기록한 에세이집이다. 담담하게 응원하는 작품의 내용을 읽다 보면 글을 따라 위로받는 나의 마음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사람에 치이면 평범한 사람이 아름다워 보이고

일상이 치열할수록 잠깐의 여유도 단비같이 즐길 수 있다

정상에 오른 사람은 산세를 보는 쾌감이 있으니

고생의 끝에는 꼭 단맛이 나는 법이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함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원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느낀 감정들은 결국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마음의 방향이 아닐까. 마음의 방향이 어긋나면 삶의 방향 또한 어긋나기 마련이다. 그 방향성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할 때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 치이면 평범한 사람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고, 정상에 오를 때까지의 힘듦은 꼭대기의 정치를 누림으로 해소될 수 있으며, 우리의 고단한 노력의 끝에는 단맛이라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들을 그저 믿어보는 것. 그리고 내 감정에 충실해 보는 것. 여기서 삶의 방향 또한 긍정으로 나아갈 것이다.

 

사소한 일상 속에도 우리가 느끼지 못한 아름다움이 묻어 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오롯이 느끼며 그 일상에 대해서도 다르게 바라볼 줄 안다면, 우리의 아픔 또한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의미 있는 치유로 거듭날 것임을 기대해본다.

 

어디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인연과 닿으니

어쩌면 인연이란 너무 애쓰지 않아도

사소한 일상이 이어지는 순간의 마법인지도 모른다.

-p.30

 

우리의 감정은 흐렸다가 맑아지고, 어둡다가도 환해지는 순환의 과정을 겪는다. 그 과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나”라는 정체성 또한 더 아름답고도 예쁜 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 <오늘의 감정>은 잠시 잊고 지냈던 우리네 감정의 흐름을 잘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모든 꽃은 꽃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그대는 환하게 웃을 때

가장 예쁘다.

 

수줍은 미소는 꽃과 같아서

그래서 당신은 꽃답다.

-p.39

 

발걸음이 그렇고 인생이 그런가보다. 서로가 다른 보폭, 각자가 가진 입장과 환경에 따라 시작하는 지점, 통과하는 지점 또한 달라진다는 것. 무조건 빨리 시작한다고 해서 좋을 것도,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다. 맞고 틀림의 이분법적 사고는 오히려 획일적 잣대로 자기 자신을 줄 세우고 다그칠 뿐, 차이에 대한 이해는 고려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는 성별, 연령, 특징 등 모든 것이 다른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며, 그 다양성을 인정할 때 보다 나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그런 저마다의 보폭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늦은 나이에 시작하게 된 공부(사법시험)에 대한 이번 이야기는 각종 시험과 취업 준비에 시달리는 이 시대 사회 초년생들에게, 늦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기보다는 저마다의 보폭을 생각하며 다시금 일어서기를 권유하는 응원의 글이기도 하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확실하지는 않지만 보다 나은 선택이라 믿고 달리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바를 적어 내려간 글이기에 비슷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을 이입하여 공감하였을 것이고,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예전을 떠올리거나 비슷한 상황에 있었던 때를 추억하고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크게 3가지를 강조한다. “스트레스 관리”, “시간활용법”, “체력관리”. 3박자라고 해야할까? 공부를 하면서 가지게 되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관리법, 육체적 피로에 대한 관리법, 그리고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시간 관리법. 이 3가지는 보통 특정 개인이 무엇인가에 몰두하거나 심도 깊은 자료를 준비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하나가 빠졌다면 인지적 측면에서의 구체적인 공부 전략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 또한 시간 활용법과 책의 전반에 걸쳐 팁을 제시함으로써 그 내용을 보완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먼저임을 강조하는 책이다. 그 길을 먼저 걸어간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가지는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부정보다는 긍정으로 한 걸음 내딛는 이 시대의 우리가 되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