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이야기를 담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너무나도 유명한 책인 만큼, 읽고 또 읽고, 곱씹을수록 더 좋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특별히 예쁜 일러스트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조금 더 다른 느낌을 가져 볼 수 있다. 우러날수록 향과 맛이 진해지는 차의 느낌처럼 데미안을 통해 이어지는 싱클레어의 성장은 우리를특정의 시절로 이끌고, 성장의 과정을 느껴보도록 돕는다. 당시를 회상하고, 앞으로의 모습에 대한 기대를 품어보는 등 삶을 살아가는 인생의 과정을 “성장”이라는 동력과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작품인 것이다.

 

책에서는 “환경이나 틀”, “고통”, “희망” 등 우리 인생에 등장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요소들은 결국 나라는 “자아”로 귀결된다.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책의 이야기처럼 지금의 상황이 힘들다면, 그것을 부수고 나올 수 있어야 하며, 관련된 두려움들을 떨쳐내는 용기가 필요함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를 거쳐야만 비로소 또 다른 세계의 나와 만날 수 있다는 것.

 

두려움이 우리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거야 그런 건 떨쳐버려야 해

-p.62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p.138

 

모든 사물에는 특정의 면이 있고,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듯. 우리의 삶 또한 이러한 다양한 면으로 인해 다채로움의 연속으로 펼쳐진다. 즉, 인생에는 다양성이 존재하기에 변수도 많고, 밝은 부분이 있다면 어두운 부분도 있기 마련인 것.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나아가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점. <데미안>은 우리 자신과 자아정체성에 대해, 꿈과 목표에 대해 조금은 더 진중하고 신중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품이다.

 

어떤 날의 상황과 날씨 속에는 내 감정이 고스란히 담길 때가 있다. 담긴다는 보다는 잠긴다는 표현이 맞을까. 사랑, 행복, 자존감 등으로 가득 차는 때가 있는가 하면, 우울감과 패배감 억울함과 분노 속에 잠길 때도 많다. 이렇듯 사람의 감정은 날씨나 환경에 이입되기 쉬우며 그 상황에 맞춰서 자신의 기쁜 상황 혹은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고자 한다. 외현적이든 내재적이든 말이다. 그리고 감정과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음식, 옷, 활동들이 달라진다.

 

“주섬 주섬 대충 입고 나왔다.

힘들 땐 고무줄바지.”

 

“하루 종일 비가 내릴 줄이야!

축 처지는 하루여서

편하게 체크 셔츠 원피스를 입었다.”

 

“마음만은 하와이 룩.

어느덧 여름!

비록 여름휴가는 없지만

화려한 하와이안 셔츠로

여름 기분을 내보았다.”

 

이번 작품<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는 그런 날씨와 감정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나의 감정을 패션 스타일로 표현한 작품이다. 날씨와 감정의 순환에 따라 다양한 색감과 디자인의 옷들이 등장한다. 단순히 보면 패션 잡지를 연상시킬 수도 있으나 이 책은 어떤 전문가가 수요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공급하는 지적 정보가 아니다. 독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그럼, 이런 옷은 어때?”, “나는 오늘 이러했는데, 너는 그런 적 없니?”라고 묻고 답하는 과정을 담아 놓은 책이랄까. 월요일부터 일요일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계절과 날씨의 흐름을 따라, 그날의 내 감정을 따라 변해가는 옷의 모양새를 살펴보는 것이 나름 유쾌하고 신선하다. 그 가운데 저자가 제시하는 꿀팁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때론 화사하게, 때론 프리하게, 때론 어둡게. 누구나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지만, 일상 가운데 한 번쯤 다르게 독특하게 입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 전환도 할 겸 말이다. 물론 책에서 말하듯 옷을 고를 때는 적절한 쇼핑 포인트가 있어야 과잉 충동 구매를 예방할 수 있다.

         

옷장에 옷이 잔뜩 있는데 입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그만큼 성공적으로 옷을 구비 해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입을 것이 없다는 것이 일상적이고도 자연스러운 현실.

 

내 옷장엔 어떤 상황에 입을 옷이 많은지.

내가 어떨 때 입을 옷이 없다고 느끼는지.

 

저자는 이 두 가지를 고려하여 체크해보면 쇼핑의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고 말한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더불어 또 하나 공감했던 부분은 예뻐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다운 모습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 다양한 옷을 입고, 나를 꾸미는 것에 있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날의 감정과 날씨에 맞춰서 옷과 스타일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이나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나’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 내가 가진 예쁜 생각, 고유한 성격, 가고자 하는 방향 등 나로부터 시작되는 내꺼들 만큼은 소중히 챙기며 나아가야 한다. 저자의 일상을 공유하는 글이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 옷이나 스타일은 여성 옷으로 적용된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누군가의 소소한 일상을 다양한 색감의 옷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던 작품. 그 안에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들이 보통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또한 공감하며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간단하게 잘 정리된 인문학 서적이 나왔다. 교양서적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이번 작품은 <알아두면 잘난척하기 딱 좋은 문화교양사전>이다. 책의 두께는 두꺼운 편이나 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놓은 점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큰 주제에 따른 하위 주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보통 2~3장 안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인 책.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나 이슈를 관련 내용으로 넣어 둔 점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인간 하면 생각나는 것들은 보통 “남자와 여자”, “사랑”, “진화”, “마음” 등의 요소일 것이다. 남녀의 모습과 섹스, 이러한 인간 사회 속에서 등장하는 평등과 불평등의 요소들은 외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고, 마음에서 비롯되는 사랑, 도전과 변화, 정체성, 행복, 욕망 등은 내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인간”에서 시작되는 위의 요소들을 바탕으로 9가지 주제를 펼쳐놓는다. 인간, 남자와 여자, 민족, 인간의 마음, 변화, 평등과 불평등, 정의 그리고 현재와 미래, 유전자, 섹스와 사랑. 이렇듯 인간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관계와 현상들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한 내용이다.

 

지금 우리는 사랑하고 있는가?

 

플라톤은 사랑에 대해 4가지 관점을 제시했다. 육체적인 사랑을 뜻하는 에로스(eros), 부모와 자식 혹은 형제자매의 사랑처럼 서서히 무르익는 정신적 사랑을 뜻하는 스토르게(storgay), 친구 간의 우정이나 우호적인 관계로 도덕적 사랑을 의미하는 필리아(philia), 무조건적이고 숭고한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agape). 책에서는 이러한 사랑의 본질은 ‘성적 이끌림’이라 말한다. 더불어 에리히 프롬의 말을 빌려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이 아니며 의지, 노력, 결단, 판단, 약속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단순히 감정이나 성적 욕망에만 도취 되는 것이 아닌, 객관적 요소들을 깊게 세기면서 상대방과 마주할 때 그 사랑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과 관계 속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면, 나를 중심으로 한 방향 속에 등장하는 ‘선택’이라는 요소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을 두고 B와 D사이의 C라고 말했다. 태어남(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는 선택(Choice)의 과정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곧 인생이라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선택의 상황 속에서 막힘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이들을 가리켜 흔히 ‘결정장애’를 가진 사람이라 말한다. 단순한 선택에서부터 중요한 선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 속에서 막힘을 지닌 사람이 적잖이 많다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빠른 흐름과 복잡성으로 인한 부정적 측면을 반증하는 것 아닐까. 책에서는 내가 선택한 것이 행여 잘못된 결정이라 할지라도 결정을 하지 않거나 속절없이 미루는 것보다는 더 낫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런 선택 과정 속에서 등장하는 욕구와 욕망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주제들은 결국 인간과 삶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엄숙하거나 깊은 편은 아니기에 누구나가 읽어도 괜찮을법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