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나에게는 너무나도 떨리는 이름이자 큰 감동을 준 사람이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던 시절 나 또한 미국에서 한동안 생활했기에 그의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윽박지를 때는 형용하지 못할 희열을 느꼈다. 특히 나 뿐만 아니라 IMF 시절 온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기에 스포츠스타가 아닌 국민영웅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런 박찬호의 활약상을 담은 책이 바로 ‘박찬호’이다.

 

 

책의 주요 내용은 박찬호가 매년 어떤 활약을 했고 매 등판마다 어떠한 과정이 있었으며 경기 후 박찬호의 소감과 감독, 언론 등의 인터뷰 등이 나오는 그런 흐름이다. 야구기록도 상당히 방대하게 나오므로 박찬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박찬호와의 인터뷰나 심경 등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박찬호 자신이 집필한 자서전이 아니고 기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평이나 경기 기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슬럼프나 부상에 대한 언급이 있을 때에도 심리묘사 등이 구체적으로 되어 있지는 않아 다소 아쉽다.

 

 

하지만 책 후반부,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황혼기에 대해 다룬 부분은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부상, 나이 등으로 인해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찾는 팀이 없었을 당시에도 박찬호는 포기하지 않고 마이너리그에서 재기를 꿈꾼다. 사실 웬만한 사람이면 그 시점에서 그만 포기하고 다른 시작을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복귀라는 달콤한 당근을 위해 복귀한 선수들도 실제로 있으니까......돈도 벌만큼 벌었고 (5년간 6,500만불의 계약 포함) 결혼도 했기에 딱히 아쉬울 것이 없을테니까...하지만 박찬호는 포기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노력하며 결국엔 그 목표를 이루고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다.

 

 

박찬호는 지독할 정도로 본인에 대한 약속을 잘 지켰다고 한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종종 예민하다고 할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했다고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게으른 사람이 없고 본인에 대한 약속, 실천에 강했다. 작심삼일...항상 고쳐야지 하면서 실천은 되지 않고 계속 실천과 게으름이 반복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실천과 부지런함을 가지도록 마음먹게 된다.

회사 직장동료 자리에 꽂혀있는 빅 픽처라는 소설책을 보며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세계가 궁금해져 읽어보게 되었다. 빅 픽처, 템테이션 등을 연달아 출간하며

소위 요즘 뜨는 작가니까 기대를 많이 했던 것도 사실이다.

리빙 더 월드는 불우한 부모 밑에서 자란 한 여자가 유부남과의 불륜,

신분이 불분명한 아버지 때문에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건,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한 남자와 살면서 겪는 불행, 이어지는 아이의 사고로 절망 등을 겪은 후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평소 소설보다는 자기계발이나 경제, 심리학 등과 관련된 서적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1인칭 시점으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스타일이 읽기 편해서 좋았다.

또한 사실적이고 스피디한 전개도 나쁘지 않았다. 군더더기가 별로 없고

꼭 필요한 묘사만 하는 그런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소설 마지막 부분

주인공이 스스로 뛰어들어 해결하려고 하는 사건은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기는

하나 딸 아이에 대한 사랑이 무한한 엄마로서 그럴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이 든다.

 

책 제목이나 책 뒷면의 그림이 이 책의 결론과는 다소 무관한 점도 다행스럽다. 주인공이 리빙 더 월드를 꿈꾸긴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고 한 남자와 호수 앞에서 서있는 그림 또한 사실상 책에서 그닥 중요한 엔딩장면은 아니다.

 

후반부는, 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 이 책에서 가장 박진감이 넘치고 액션, 스릴 또한 가미된 부분이라서 흥미롭게 읽었다. 하지만 클라이맥스를 제외한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긴장감은 다소 떨어지게 보인다. 그러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수 있는 대형사건들이 하나씩 터지면서 주인공의 가치관과 무대가 이동하여 다시 흥미를 돋구는 형태의 소설이다.

 

리빙 더 월드를 읽은 후 최근 빅 픽처를 읽기 시작했는데 빅 픽처의 남자주인공이 좀 더 화끈한 사건을 겪기 때문에 저자의 책을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잠재적 독자라면 이 책보다는 빅 픽처를 추천해주고 싶다.

 

 

주식투자는 보편적인 재테크 방법 중 하나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일단 개미에게 수익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량주를 사도 매수를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 조정기간에 돌입하기도 하고

갑자기 주식시장 외부의 돌발악재로 휘청하기도 한다. 최근 북한의 위협이

있기에 더더욱 와닿는다. 최소 몇 년 동안 장기투자를 하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나 개미투자자이기 때문에 매매를 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기도 쉽지 않다.

 

차트공부나 재무재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개미투자자들도 있겠지만

여러 정보를 접하는 동안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래도 특정 테마에 편승한 테마주나 단기간 수백 퍼센트의 수익이 난 작전주일 수 밖에 없다. 야금야금 줄어드는 잔고를 보며 속은 쓰리고 우량주로 손실을 복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건드리게 되는 것이 바로 테마주, 작전주이다. 그리곤 본인이 선택한 주식은 대박을 칠거라고 믿는 순간 세력은 다 털고 나가고 순진한 개미들은 눈물을 삼킨다.

다시는 테마주는 쳐다보지도 말아야지……하고 다짐해보지만

담배 끊기가 어렵듯 이런 종류의 주식을 멀리하기도 쉽지 않다.

 

 

‘작전을 말한다’에서는 작전주는 어떻게 탄생이 되고 어떤 이들이 관여가

되어 있으며 어떻게 작업을 하고 개미투자자들을 울리는지에 대한 과정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 오래 취재생활을 했던 저자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꾼’들의 이야기와 인터뷰도 적절히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적어도 세력과의 싸움에서 나는 이길 수

있어~~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가지지 않게 될 것 같다.

 

 

먼저 주식시장은 나름 깨끗한 투자금만 오고가는 줄 알았는데 코스닥의

경우에는 조직폭력배(‘조폭’)의 자금이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은 실망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영화 ‘신세계’를 보면 조폭들이 기업 하나를 가지고 이권싸움을

하는 장면이 나와 다소 과장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면

그러고도 남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코스닥도 많이 거래해보고 가끔은 소위 ‘잡주’를 보유한

적도 있다.

주식게시판에 들어가보면 자칭 전문가들이 하는 말들이 세력의

단가가 있기 때문에 얼마까지는 상승할 것이다, 세력이 손절하고

떠나진 않을 것이다, 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이 책에서 말하길

세력들도 2배 이상 수익보고 나오는 경우도 적다고 하니 앞으로는

참고해야 할 것 같다.

 

게다가 한 종목에 단일세력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세력이 뒤엉켜 있고 세력간에 불화, 배신 등도 있어 작전을 걸다가 포기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세력이 한 번쯤은 시세를 주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다.

 

 

그렇다면 개미투자자가 세력을 이용해서 수익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현실적으로 개미투자자가 이들에 맞서

이기는 것은 어려우니 작전주는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며

혹시라도 작전주에 참여하고 싶다면 저자가 밝히는 몇가지 작전기법에

따라 대응해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방법들도 절대 조심해야 하고 종목에 대한 정보에 능통한 사람만

접근하라고 하니 신중에 신중을 더해 투자에 임해야 할 것이다.

작전주를 좋아하고 자신이 선택한 종목은 마냥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

개미투자자들은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은 책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