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케이블 채널이 다양화되고 여러 스포츠캐스터들이 본인만의 스타일을 어필하며 중계를 한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캐스터가 정우영씨였고 그의 책이 나왔다길래 주저하지 않고 읽어보았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라는 책 제목처럼 야구장에 가기 전, 후 하루 일과를 어떤 식으로 보내고 스포츠 중계를 준비하는 과정, 자기관리를 하는 방법, 경기 전후에 하는 일 등이 솔직담백하게 담겨있다.

 

야구팬으로서 중계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라는 궁금증을 늘 갖고 있었는데 이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해준 책인 것은 분명하다. 저자에게 무엇보다도 필수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운동을 하는 등 자기관리를 꾸준히 하는 모습은 방송인이 아니더라도 꼭 필요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야구중계가 끝나고 식사를 하고 나면 자정을 넘기는게 다반사일텐데 역시나 프로는 이래서 다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백미는 저자의 맛깔스런 문체가 아닐까 싶다. 개인감정에 대한 표현은 물론, 책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맛에 대한 서술에 있어서는 어느 작가 못지 않은 문장력을 자랑한다. 솔직담백하고 오바스럽지 않으며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하지만 야구팬으로서 더욱 궁금했던 것은 맛집에 대한 소개보다는 프로야구에 대한 보다 깊은 관찰, 선수들과의 교류를 통한 소회 등이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 정도의 필력이면 프로야구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도 충분히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나도 열정적인 팬 중 하나라고 자부하지만 어지간한 팬이 아니고서야 전국에 있는 야구장을 돌며 그 맛집들을 다 가볼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이의 희망은 재테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자산을 증식시키는데 있을 것이다. 예금, 적금, 펀드, 주식, 파생상품, 부동산 등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수많은 재테크 서적이 쏟아지나 수익을 내는 사람은 소수이고 다수는 비싼 수업료를 내며 내일을 기약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면 그 소수에 편입될 수 있을거라 자신하기도 한다.

 

이 책은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에게 경제 및 금융시장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 보편적으로 설명해주고 왜 재테크를 통해 성공하기가 어렵고, 어떠한 함정들이 있으며, 어떻게 대응해야 금융시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지 포괄적으로 서술해준다.

 

저자는 아무리 경제에 대해 해박한 전문가라고 하더라고 미래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전문가들의 예언을 필요 이상으로 신뢰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닥터둠으로 유명한 뉴욕대의 루비니 교수도 물론이거니와 언론지상에 나오는 애널리스트들도 과거를 통해 미래예측만 할 뿐이고 여러번 틀리다가도 타이밍 좋게 한번 제대로 맞추면 유명세를 타게 되고 군중들은 그들의 말을 신봉하고 의지하게 된다고 한다.

 

실제 경험으로 봤을 때도 나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를 예상할 때 정말 초보자도 포괄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지수를 예측이랍시고 내세우는 경우도 많고, 차트전문가들도 다 지나간 결과를 바탕으로 예측만 할 뿐이다. 과거 차트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여 맞아 떨어진다면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수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10명 중 8~9명은 손실을 기록하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미국, 한국에서 근무하여 다양한 투자방법을 시도하며 수익, 손실을 맛 본 저자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확실한 투자법은 안타깝게도 없다. 시장은 그만큼 냉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별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투자에 임하고 손실에도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살아남는 소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나름 수많은 재테크 서적을 읽어봤지만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을 짚어주고 대박의 환상에서 깨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 중간중간 삽입된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유추까지 곁들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수준있는 책이라 평한다.

 

역사에 대해 아주 큰 관심은 없었으나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며 국사에 대한 중요성을 조금씩 인지해나가고 있는 가운데 눈에 들어온 책이다.

학교 다니면서 사실 큰 사건들 위주로만 배웠고 지식이 아닌 진학을 위한 공부를 하였기 때문에 상당히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 우리나라 역사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지금과 그래도 가장 가까운 시대인 조선시대의 모습, 게다가 정통역사는 아닌 말하자면 ‘뒷골목 역사’를 살펴보면서 소소한 재미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보면서 새삼 느끼지만...6.25 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며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민족성이 있는 것 같다. 부정부패는 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하고 있다는 것, 술과 도박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보수적인 사회분위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싶어하면서도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과거시험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각종 부정행위들이 있었는데 역시나 돈이 있는 사람들이 예나 지금이나 혜택을 받고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것이 다소 씁쓸하게 느껴진다.

외국인이 스케이트를 꽁꽁 얼은 연못에서 탈 때 수천명의 사람이 몰려와 구경을 하고 동경을 하는 모습 등을 보면 순수해보이기도 하면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에 컸던 것을 알 수 있는데,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 또는 국수주의 등으로 발전이 뒤쳐졌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하다. 벌써 그 당시 일본, 중국은 자의든 타의든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많은 발전을 이루었는데 우리나라는 문화를 수출하긴 하였지만 물건을 수출하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개방성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근면성이 더해지면 정말 일본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경제강국이 되었을텐데 게다가 순진하고 착하기까지 해서 일본과 불평등조약을 체결하고 결국엔 나라를 빼앗기기까지 했던 과거가 있었으니 말이다.

 

 

저자의 간결하고 시원시원한 문체 덕분에 술술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하고 색다른 조선시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즐거운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