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을 할 때에는 어떤 회사라도 붙기만 하면 온 몸을 불살라 회사를 위해 자기 자신을 바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가져보지만 회사에 입사해 본격적인 근무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러한 열정은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합리적이지 못한 제도, 상사에게 복종해야 하는 부서 분위기, 갈구는 사수 등 회사에 대해 가지는 불만은 하나 둘씩 늘어나고 어느 순간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꿈꾼다. 하지만 다른 회사는 지금 다니는 회사보다 과연 모든 면에서 나을까?

 

이 책에서는 회사원이라는 누구나 느낄법한 65가지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어떤 사고방식을 통해 열받는 일들을 극복 또는 순응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데 시작부터 우리 회사와 연관된 사례들이 나와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보수적인 조직문화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들을 보며 문제의식을 가지며 내가 문제인지 아니면 회사가 문제인지 의문을 가진 적도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나의 가려운 부분을 어느 정도 긁어주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저자가 미국에서 생활하였기 때문에 한국에 들어와서 적응하는데 꽤나 어려운 시간을 보냈을거라 생각한다. 나또한 어느 정도 해외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해가 안되는 점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필자의 합리적인 비판과 대응방법은 많은 공감이 간 것이 사실이나 필자가 미국에서 우수 MBA과정을 거치고 미국회사를 경험했던 것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괴리감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미국의 기업문화가 합리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 회사보다 훨씬 발전한 것이 사실이나 우려했던 바대로 저자는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는 다소 떨어지는 것 같다.

최근 직장생활 잘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많이 접해본 나로서는 차라리 평범한 배경을 갖고 일반회사를 다니면서 느끼는 점들을 정리한 책이 있다면 훨씬 더 많은 공감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자는 노소를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소재가 있다. 바로 여자, 섹스이다. 어디선가 남자의 뇌 안에 섹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고 본 것 같기도 한데 그건 사실 조금 오바지만 여자 셋이 모이면 수다를 떨 듯이 남자들도 셋이 모이면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고 결국엔 음담패설 등을 하게 되지 않나 싶다. 여자와의 차이가 있다면? 여자도 물론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하지만 남사스러워하기도 하고 단지 얘기를 많이 하지 않을 뿐 남자나 여자나 비슷하지 않나 싶다.

 

이 책에서는 중년남자라면, 여자들이 있는 집안의 남자라면 누구나 생각할만한 것들을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 일단은 솔직한 문체가 시원시원해서 좋다. 아마 많은 남자들이 이 책을 보며 공감하고 웃지 않았을까 싶다. 책이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자한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책이랄까?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면서 느끼는 애환을 잘 그려주고 있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도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고 속 시원히 자기 얘기를 터놓을 곳을 찾게 된다. 그렇기에 저자가 운영하는 카페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온라인에서라도 까놓고 얘기하며 스스로 위안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게다가 저자처럼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까지 여성이라면 그 심정은 아마 더할 것이라 생각한다.

 

수다를 떨 곳도 마땅치 않고, 남자가 말이 많아선 안된다는 사회관념 때문에 남자들은 은밀한 곳으로 점점 들어가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와이프의 레이다망을 잠시라도 떠나서 말이다. 혹시 이 책을 읽고 이해가 잘 안되거나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미혼여성이라면 결혼을 한 후 10년 정도만 기다려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은 설득과 협상의 연속이다. 어릴 때부터 배가 고프면 울음을 통해서 어머니에게 먹을 것을 달라는 설득을 하거나 원하는 장난감을 얻기 위해 부모님과 협상을 하기도 했다. 사회에 나와서는 어떤가, 많은 일이 설득, 협상이다. 한정된 자원과 재화를 얻기 위해서는 더더욱 협상의 힘이 커진다. 유명 MBA 학교의 명강의를 종합한 책을 포함해서 최근 협상, 설득, 심리학에 대한 책을 꽤나 많이 읽어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하버드 대학 최고 명강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저자의 강의를 토대로 쓴 책을 접할 수 있었다.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정, 친밀감, 자율성, 지위, 역할 등의 5가지 핵심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먼저 인정에 대해서 말하자면 서로에 대해서 이해하고 존중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한다. 간혹 협상이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발생하는 현상을 보면 자기 주장만 펼치고 남의 얘기는 듣지 않아 감정의 골이 깊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에는 상대의 장점과 핵심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장점만 찾아서 인정만 해도 훨씬 협의가 쉬워질 수 있다고 한다. 실제 회의에서도 본질과는 다르게 감정싸움으로 번져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를 경험해봤기에 이 단순한 원리가 와닿았다.

 

잘 모르는 사람과 협상에 임할 때에는 긴장감을 깰 수 있도록 가벼운 얘기나 일 외적인 소재로 접근하여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이슈나 스포츠, 가족 등은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으며 특히 본인의 문제점(가족문제, 친구문제 등)을 어느 정도 오픈하여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 등도 포함한다. 협상이란게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사람 간의 대면이기 때문에 사람이 싫으면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기타 책에서 강조하는 자율성, 지위, 역할 등 다른 요소들도 기존에 읽었던 책들에서 다뤘던 내용과 비슷하여 전반적인 책 내용이 큰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던 것 같고 그냥 무난한 수준이라 느껴졌다. 아무래도 관건은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많은 실전경험을 쌓고 내공을 기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