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을 갖고 접했던 타라덩컨 1이 실망스러웠기에 속편 구매를 망설였다가, 1권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아들의 말을 믿고, 2권, 3권을 순차적으로 구매했다. 구매한 책을 아들과 엄마, 그리고 이모까지 세 사람이 읽으니 돈이 덜 아깝기는 하다. ㅋㅋ  밍기적거리며 3권 구매가 늦어진 바람에 애가 탄 큰아들, 2권이라도 한 번 더 읽자하여 두 번 읽었으니!

  처음엔 실망스러웠던 타라덩컨이 속편으로 갈수록 점점 재미있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타라덩컨 3 하권에서는 붙잡은 책에서 눈길을 떼거나 손을 놓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다소 과장된 부분들도 있으나 이제는 처음부터 막강 마법능력을 지닌 타라 캐릭터에도 어느정도 익숙해졌고, 타라가 얻게된 여러가지 마법 물건들로 인하여 타라는 더욱 강력하여졌으나 그것이 또한 책의 재미를 더해주니 말이다. 

  너무나 싱겁게 타라에게 패배했던 마지스터가 더욱 강력한 적이 되어 오무아 제국과 대치하는 상황에 처하고, 악마 멜 또한 행성 정복에 대한 야욕으로 타라에게 접근한다. 또 칼을 해치려는 음모까지 더해져 이야기 자체에 생동감이 살아났다. 흔히 드라마에서도 출생에 얽힌 비밀은 재미있는 소재가 되듯이 처음에 마지스터와 타라의 어머니 엘레나의 쌍둥이 남매(이부동생)라고 알려졌던 마라와 자르가 실은 타라의 친동생임이 밝혀지면서 후계자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자신의 모습을 감쪽같이 감추어 주는 드라크가 도난당하고 타라가 사라지면서 이야기가 끝나는데, 드라크를 훔친 사람이 타라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다음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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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라덩컨의 작가가 확실히 이야기꾼이기는 하다. 2권부터는 다양한 사건들을 책 속에 집어 넣어 숨돌릴 틈 없이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장점이기도 하고 장점이기도 하다. 한참을 읽다보면 더 중요하고 긴박한 사건이 무엇이었는지를 깜빡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각의 사건들이 어떤 연결점을 만나 하나의 사건으로 풀어질지 생각하고 있지 않으면 이야기의 맥을 놓쳐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시 3권에서도 사건의 결말이 너무나 쉽게 풀려버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2권에서 타라의 계승자 문제를 쟁점으로 전쟁까지 불사할 것 같던 오무아의 여제가 너무도 간단히 가상전쟁이라는 - 마치 컴퓨터 게임같은 - 것을 통해 패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쟁과정에서 타라의 친구들이 죽었지만 그것은 가상일 뿐이었다는 것. 그리고 책 전체 내용상 후계자 문제는 그리 비중이 없었다는 것을 볼 때 참으로 싱겁게 타라는 여제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 

  타라는 현재 유령인 아버지를 다시 살려내겠다는 여제와의 조건으로 계승자 자리를 수락했다. 이제 더 큰 이슈는 다시 등장한 마지스터와의 대결과, 여제가 타라에게 선물한 반지에서 탈출한 악마(이름이 뭐였더라? 타라가 부르면 타라의 명령에 복종하는, 요술램프의 지니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반지 속에 살지는 않는다. 반지는 단지 매개물일 뿐, 반지에서의 탈출로 그는 타라가 부르지 않아도 아더월드에 올 수 있게 되었다.)가 벌이는 음모?!이다. 타라의 어머니 셀레나의 러브라인도  양념역할을 한다.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그야말로 판타지에 걸맞게 fantastic하면서도 화려한 영상이 시청자를 사로잡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강력한 타라. 비록 아기로 퇴행하면서 상권이 끝을 맺었지만 타라는 전권들에서보다 훨씬 강력해졌다. 체인지라인이라는 - 어떤 옷의 형태로도 바뀔 수 있고 방패막도 되어 줄 수 있는 - 희귀한 물건을 할머니로부터 선물받았고, (그 외의 선물도 타라를 더욱 강력하게 해 주는 것들이다) 패밀리어인 페가수스에게 피를 수혈하는 과정에서 타라의 마법의 일부가 전해지면서 패밀리어까지도 마법능력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설로서 주인공의 퍼펙트함은 매력이 떨어지는 일이지만 영화에서라면, 그것도 판타지 영화에서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않을까. 주인공의 시원시원한 액션과 최강능력은 분명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주 신나는 판타지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하권을 빨리 읽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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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전편인 ’세상의 모든 딸들’을 읽지 않았다. 그것이 오히려 전편보다 못하다는 실망감을 줄 기회를 나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을 뿐 아니라 가슴 쌉싸름한 아픔을 느끼며 오래도록 여운을 남겨 주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남성에 의한 여성의 소유를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라면 굳이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돌려 말할 수 밖에 없었는가 하는 것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 여성의 삶을 조명해보고 싶었던 것이라면, 현재에서 벌어지고 있는 암묵적인 소유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더라면 훨씬 더 호소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소설이 의도하는 바가 먼 옛날 원시시대에 자행?!되었던 남성에 의한 여성의 소유문제를 고발하는데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전편에서는 여자가 주인공이었다고 하나 이 소설에서는 코리라는 남자가 주인공이다. 아니 코리의 관점에서 소설이 쓰였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보통 책을 읽으며 책 속의 화자와 동일하게 생각하고 그에게 동조하는 경우가 많으나, 주인공처럼 보이는 코리에게는 진심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왜냐하면 코리는 그 시대 남자들의 보편적인 관념을 대표하는 표준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코리는 가부장적이고 시대의 전통에 순응하는 남성이다. ’머스크랫’이라는 이방여인을 납치한 것에 대해 일말의 양심의 가책이나 도덕적인 판단은 하지 않는다. 자신이 쟁취한 ’여자’ - 소유물-에 만족감을 느낄뿐이다. 그리고 그는 진정 머스크랫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머스크랫은 ’그의 여자’로서만 존재했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도 점차 ’혈통’이라는 것에 연연하며 그 시대의 남성을 닮아갔다. 머스크랫을 사랑한다고 생각했으나 그는 끝내 머스크랫 부족의 말을 배우지 않았다. 

  눈여겨볼만한 세 명의 여자. 첫번째는 코리의 아버지 스위프트의 세번째 부인 ’요이’이다. 그녀는 아름다우나 자식을 낳지 못한다. 첫번째 부인은 죽고 코리의 어머니인 두번째 부인과는 이혼했으며, 강인한 불의 강 출신의 자식을 원했던 아버지는 네번째 아내인 파인싱어를 맞아들인다. 그런데 파인싱어는 아버지의 아내가 되기 전 코리와 몸을 섞었던 사이다. 

  처음에는 파인싱어가 굉장히 교활하고 영리해보였고 코리가 왠지 우둔해보였다. 그러나 파인싱어의 삶은 여성으로서 힘들고 고단한 여정이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요이의 구박과 아버지의 자식이 아닌 다른 사람(코리)의 자식을 임신한 채로 결혼했기 때문에 남편으로부터도  천대를 받아 파인싱어의 삶은 평탄하지 못했다. 반면 코리에게는 아무런 흔적도 그의 삶에 어떠한 얼룩도 남지 않았다. 그런 파인싱어가, 그들의 무리에 섞여 이방인으로서 천대받는 머스크랫을 보아왔으면서도 머스크랫의 부족을 따라가 ’이방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파인싱어와 머스크랫이 기존의 체제에 반기를 들고 행동하는 쪽을 택했다면 요이는 그 체제에 순응하며 그 곳에서 자신이 살아갈 길을 찾아가는 쪽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유지하며, 임신한 파인싱어를 질투하고 구박함으로써 자신이 위치를 견고히 하였다.  아이도 낳지 못하는 요이가 스위프트의 아내로 살기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를 일이고, 그렇게 따지고 보면 요이 또한 ’소유된’ 여성으로서 그녀의 삶에도 동정심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정녕 여자의 삶이란 무엇인가. 머스크랫은 자신의 부족을 찾았지만 머스크랫의 부족이라고 해서 여성들이 제대로 대접받고 남성들과 동등한 위치의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어째 가슴만 답답하고 뭔가 시원하지 않은 결론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코리에 대해서는 머스크랫이 최후의 승리를 거둔 셈이다. 그녀는 결코 코리의 여자가 된 적이 없었으니까.

세상의모든딸들, 남자의여자, 세상의모든딸들속편, 엘리자베스토마스, 홍익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