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버스에 올라타듯 뒤늦게 응모한 체험단에 선정되었다. 정성스럽게 포장된 비스킷을 받던 날, 비스킷 색깔처럼 하얀 설레임으로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었다. 전자책에 대해 거의 지식이 없던 내가 비스킷을 통해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접하게 되는 행운을 건졌다.

매니저를 설치하고 e-book을 다운받고,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으나 책자와 인터파크 홈페이지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니 금세 익숙해지게 되었다. 특히 한달간 무료로 제공되는 신문은 처음에만 다운로드 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동으로 다운로드되기 때문에 손가락 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어 너무나 편리하였다. 물론 단말기가 꺼진 상태가 되면 안되므로 슬립모드로 놓아야한다. 휴대폰을 항상 가까이 두고 사용하듯이 비스킷도 휴대폰과 같은 하나의 생필품으로 자리잡으리라 생각된다.

전업주부인 나는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일이 없기에 그저 집에서 신문을 보았지만 지하철 출근길에 이용한다면 시간도 절약되고 이웃에게 피해주는 일 없이 신문 읽기에는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신문을 접어서 읽으며 넘기는 것의  불편함과, 옆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수고에 비하면 비스킷을 통한 신문읽기는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 왜냐하면,

- 활자크기를 선택해 최대한 눈에 피로를 주지 않는 상태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 폭이 일반적인 책보다 좁은 사이즈로 옆 사람에게 피해 줄 일이 없기 때문에!

뿐만 아니라 신문을 읽고 싶으면 신문, 책을 읽고 싶으면 책을 선택해서 읽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책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 슬림한 디자인 옆사람에게 피해 줄 일 없어요!

 

 

 지하철이나 버스 안이었으면 더욱 폼이 났을 것인디!

책, 신문, 잡지 등 온갖것!을 요 작은 상자?!안에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으니 간편, 또 간편!

휴대폰 매일 충전하고 관리하듯,

요 놈도 매일 가방 속에 넣어가지고 다니게 될 듯^^

이 책은 일주일에 4권 독서록을 써야하는 큰아이를 위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중 하나이다. 제목과 작가는 알고 있었지만 진작에 찾아 읽지 못했던 책이었다. 판타지와 추리소설류를 좋아하는 큰아이(초6)에게, 이 책이 어느정도 먹혀들지 걱정은 되었지만, 작가와 작품의 ’유명세’에 마음이 끌려 빌려온 것이다.

상처를 안고 사는 아이들
미르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따로 살게 되는데, 이혼의 책임이 엄마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이제는 아빠도 없고, 이제는 시골아이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자기자신에만 갇혀 사는 아이다.(미르는 여자아이이다.)
소희는 어렸을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일찌감치 친정으로 보내져 재혼을 했기 때문에 엄마와의 추억이 없고 병든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바우는 일곱살 무렵 엄마와의 사별로 ’선택적함구증’이라는 병을 얻어 특정한 사람하고만 이야기를 나눌 뿐 ’말 못하는 아이’로 살아가고 있다. 바우가 말하는 대상이라고는 아버지와 소희 뿐이다.

타인의 상처를 보듬으며 커가는 아이들
이 책의 1부는 미르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오백년이나 된 커다란 느티나무 옆의 시골 진료소 소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소희와 바우와의 우정이 시작된다. 그렇지만 세상을 향해 문을 닫고 엄마를 원망하던 미르가 그들과 쉽게 친해졌을리 없다. 아빠가 재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그동안 이혼의 책임이 엄마에게만 있다고 생각해 왔던 미르는 그제서야 무너져 내린다. 그것을 계기로 소희와 바우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것이다. 

성장이란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나 자신의 삶을 조명해 보는 것
어린아이는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이제 초6학년이 된 이 책의 아이들 역시 자기 중심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이해한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소희, 처음에 소희는 너무나 어린아이같이 떼쓰듯 세상을 향해 문을 닫아버린 미르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어떠한 틀에 맞춰져 있는 듯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오히려 미르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또 할머니의 죽음으로 또 한 번 슬픔에 빠지지만 혼자서 당당하게 작은집으로 가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한 발짝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가며 내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르는 아버지의 재혼과 바우아버지가 엄마에게 선물한 꽃바구니를 오해하면서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다른이의 삶을 들여다보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서서히 엄마를 한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이해하게 된다.
같은 학년이지만 늘 소희를 누나라고 불렀던 바우는(생일이 빨라 나이가 어림) 소희를 닮은 하늘말나리 - 다른 나리꽃들은 땅을 향해 피는데 이 나리꽃은 하늘을 향해 핀다) - 를 예쁘게 그려, 소희와 헤어지는 날 선물로 주면서 ’누나’라는 말을 떼어버린다. 

시처럼 아름다운 동화
우리나라 작가가 쓴 동화는 번역본에 비해서 훨씬 읽기가 편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말의 느낌을 잘 살려 쓴 문구들이 인상적이고 마치 시를 풀어놓은 듯하다. 언어의 융단이라는 느낌이 들 만큼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 실린 신형건 작가의 세 편의 동시는 책의 이야기와 어우러져 이금이와 신형건 두 사람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덮은 뒤에 동시만을 찾아서 다시 읽어볼 만큼 아름다운 언어의 예술이다. 또 아름다운 우리 들꽃의 이름도 다수 실려있다.

이 책은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는가보다 아이들이 어떻게 이기적인 틀을 깨고 더 너른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는가를 바라볼 때 더욱 감동이 클 것 같다. ’결손가정’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조금씩 다른 그들의 삶은 자신의 상처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의 상처를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키워주었다다. 뿐만아니라 자기 중심적인 세계관에서 점차 벗어나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으로 자라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소중하다.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기에는 미르 부모님의 이혼 이야기나 바우 아버지의 이야기 등이 조금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다른이의 삶을 이해하는 것은 어린이나 어른, 모두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처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 상처를 통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삶이 된다는 것. 그렇기에 인생은 더욱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어린이 책을 읽으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이금이, 신형건, 너도하늘말나리야, 소희의일기장, 미르

  이 책은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한바탕 모험을 즐기고 오기에 적당한 책이다. 재미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교훈을 준다. 호빗족인 빌보 배긴스는 난쟁이들이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보물을 찾으러 떠나는 원정에 '도선생'으로서 동행하게 되고 가는 줄곧 여러 모험을 겪는다(1권). 1권도 재미있었지만 2권에서는 이야기가 절정에 치달으면서 더욱 큰 재미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욕심과 우정
  우여곡절 끝에 보물을 찾았지만 견물생심이라 했던가 보물을 찾은 난쟁이들은 난쟁이들이 최고의 가치로 치는 '가슴돌'에는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의 도선생 빌보배긴스가 미리 가슴돌을 감추어 두었고, 결국 이 가슴돌의 행방이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게 된다. 스마우그를 죽인 호숫쪽 사람들과 엘프들에게 보물을 조금도 나누어 주려 하지 않았던 난쟁이들, 보물이 그들의 눈을 멀게 했고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그들을 도왔던 빌보 배긴스를 배신자 취급하기에 이르렀다. 빌보 배긴스는 가슴돌을 호수의 도시쪽에 건네어 난쟁이족과 협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 빌보 배긴스는 '가슴돌'을 자신의 몫으로 생각했다. 난쟁이들이 어느 보물을 가져도 좋다고 말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보물을 나눠가졌다면 인간과 엘프, 그리고 난쟁이족 사이에 평화가 존재했을 것이다. 이렇게 보이는 이익 앞에 전쟁도 불사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면에서 이 책은 현실적이고 교훈적이다. 결국 화해로 마무리되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는 빌보 배긴스의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다섯종족의 전쟁 그 화려함과 웅장함
  처음 전쟁은 난쟁이들이 스마우그가 죽은 뒤 되찾은 보물에 대한 욕심으로 인간, 엘프족과 난쟁이 족과의 전쟁이 될 뻔 하였다. 그러나 난쟁이들과 원한관계에 있는 고블린이 와르그(늑대)와 연합하여 쳐들어옴으로써 다섯종족간에 싸움이 벌어진다. 고블린과 와르그는 모두의 적이었기에 인간과 엘프, 그리고 난쟁이족은 이 전쟁을 통하여 화합하게 된다. 밝은 대낮에 다닐 수 없는 고브린들은 폭풍우가 치는 날을 전쟁의 날로 잡고 하늘에 새들을 띄워 거대한 그림자를 만듦으로써 완벽한 전쟁터를 준비했다.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면서 상상으로나마 장면의 웅장함에 감탄하게 된다.

  안락한 생활을 좋아하며 호비트 사이에 명망이 높았던 빌보배긴스는 이 모험 이후 이전의 명성을 잃었다. 호빗족이란 원래 모험을 즐기지 않고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과 점잖은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미 빌보 배긴스의 삶은 바뀌었다. 모험을 통해 빌보는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욱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았을까.

  이 책에는 빌보 배긴스가 어떻게 해서 반지를 얻게 되었는지, 또 프로도에게 주었던 갑옷(반지의 제왕에서) - 화살이 통과하지 못하는, 맨드릴의 갑옷? 갑옷 이름은 기억이 가물가물 - 을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도 나와있다.(스마우그의 보물을 찾은 대가로 난쟁이 소린이 빌보배긴스에게 준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반지는 그저 모습을 사라지게 해 주는 마법의 반지일 뿐이고 아직 갑옷의 진가는 시험되지 않았다. 재미는 있지만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진 것이라 깊은 감동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반지의 제왕'은 성인들을 위한 판타지라고 하는데, 듣자하니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 읽기에 힘이든다는 지인의 말에 선뜻 책을 들기에는 망설여진다.



호비트, 톨킨, 시공주니어, 반지의제왕, 빌보배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