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체격이 건장한 나는 늘 아이들의 비만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다.
게다 요즘과 같이 아이들이 외모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런 시각을 가진 채 아이들을 바라보는 현실에서는 아이의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을 고려할 때도 비만의 문제는 그냥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각 방송사마다, 거기에 케이블에서도 개그맨들, 혹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이어트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제작이 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소아비만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이 되었었다. 그 소아비만 프로그램에 나와 아이들을 상담하고 치료한 박민수 박사가 이번에 "엄마가 만든 왕따, 소아비만"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책을 손에 넣기가 무섭게 읽었다. 쉽게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나와 같이 유전적으로 그리고 맛있는 거 앞에서는 극도로 절제력이 조절이 안되는 사람인데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다행히 아직 아이는 정상범주에서 성장하고 있고(태어났을 때 그리고 돌이 될 때까지는 우량아였지만, 그리고 둘째는 지금 100일 넘기고 있는데 매우 통통하다), 아이때 동글동글 통통한 배가 다행히 키로 가고 있지만, 나에게는 나의 이력이 있는 관계로 정말 끝까지 열심히 정독을 한 것 같다.
책은 우선 소아비만을 "질병이다"라고 규정하고 시작한다. 그것도 아이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아주 무서운 질병으로 규정한다. 찬찬히 나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거 같다. 그냥 조금 키크고 덩치가 있는 아이였던 나는 성장하면서 그렇게 크게 내 외모에 지장을 받지 않은 것 같긴 하나, 어릴 적 기억 가운데 군데군데 앞에 나서고 싶으나 외모 때문에 움츠렸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소아비만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꼼꼼히 지적해준다. 인스턴트식품,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 미디어의 영향, 기후환경, 그리고 임신 중 엄마가 먹은 음식을 기억한다는 그림과 글은 사뭇 충격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소아비만을 만드는 원인제공자가 엄마라는 말에, 나는 다시 한번 아이의 식탁을 되돌아봤다. 다행히 다른 아이들은 꺼린다는 야채를 호감있게 대하고, 잘 먹는(양파, 당근, 브로콜리 매우 좋아하는) 것에 다시 한번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는 더 나아가 소아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미셸 오바마의 예를 들었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맞벌이를 하는 엄마, 그래서 식단의 대부분을 어린이집에 의지하고, 저녁에 미안한 마음으로 과자나 사탕, 초코렛을 허용하게 되는 현실 역시 아이의 소아비만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것이다.
저자는 후반부로 갈 수록 엄마를 더욱 더 채근하고, 아이의 비만 완화(혹은 방지)를 위해서는 엄마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과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맘과 마음, 뇌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이야기 하며,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실천의 중심에 아이뿐 아니라 엄마를 두고 있다.
아이에게 소아비만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엄마이고, 그 환경을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도 엄마이기 때문이다.
나는 엄마다. 그것도 직장을 다니고 있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 부족한, 그래서 늘 미안한 마음 가득한 엄마다. 그러나 이런 엄마이긴 하지만 아이의 건강을 위해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다짐, 늘 아이를 살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 준 책이다.
이 책은 그 제목만으로도 책의 내용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기에, 책꽂이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스스로를 긴장시켜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