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어릴 때 잠자기 전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듣던 이야기를 이제 아이에게 제가 이야기해주는 나이가 되었네요.

 

서평이벤트를 신청해 받은 두권의 책 "방귀시합"과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표지의 그림부터 재밌었던 "방귀시합" 과 민화를 연상시키는듯한 그림의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회사에서 받아서 집에 오자마자 꺼내서 아이에게 선물하듯 선사하고, 그날 밤 잠자기 전 읽어주었어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책을 읽어주니, 재밌는지 다시 읽어달라고 해서 두번 더 읽어주었네요.

그랬더니잠자기 전에 자기가 읽겠다면서 의젓하게 앉아 책을 읽네요.

그림이 눈에 자극적이지도 않고, 호랑이의 그림은 약간 아이에겐 무서웠을지도 모르지만, 익살스럽게 묘사되어 있어 관심을 더 보였어요.

 

혼자서 열심히 책을 읽다가, 동아줄이 내려오는 장면에 이르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책을 앞으로 넘기더니 질문하더군요.

"엄마, 왜 호랑이가 숨었어?"

"응, 엄마 몰래 숨었다가 나오려고."

"엄마, 왜 호랑이가 엄마를 잡아 먹어?"

"떡이 더 없으니까."

"흠... 그러면 얼른 전화를 해야겠다. 경찰아저씨한테..."

 

아이의 상상력이란, 참 대단한거 같아요.

우리는 그냥 책 이야기려니 생각하는데, 아이는 그 상황에서 더 연장하여 상상을 하더라구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우리가 익히 아는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로 기억되는 이야기였어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호랑이와 배경의 그림은 민화의 한 작품을 보는 듯하는 느낌이 드는 그림이어서 더 정감이 갔어요.

민화 특유의 익살스러움이 그림에서 묻어났거든요.

동아줄이 나오는 부분에서 길게 펼쳐지는 팝업형식의 페이지는, 아이가 펼쳐 보며 "와~ 길다"라며 감탄을 하더라구요.

한페이지에 그림을 표현할 수도 있었겠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라는 느낌이 와 닿을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더라구요.

 

 

다음 날엔 "방귀시합"을 읽어주었어요.
아빠가 수고를 했지요.

 

 

아빠 옆에 찰싹 달라붙어,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하고 있어요.

물론 3살의 집중력은 한권을 다 읽기 전에 갖은 궁금한 것들을 찾아내 질문하고, "왜?"라는 질문을 끝없이 쏟아내더라구요.

저희 아이 아빠 그 대답해주느라 진땀을 뺏어요.

 

산마을 방귀대장과 강마을 방귀대장...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달나라까지 날아가게 된 절구통.

그리고 달의 음영의 모습이 우리 선조들이 볼 때엔 토끼들이 방아찧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직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아이에게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네요.

 

역시나 그림은 익살스러움이 묻어나는 그림이었구요. 그래서 그런지 등장인물들의 표정을 통해서도 아이는 그 페이지의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내더라구요.

 

꼬네상스 전래동화가 참 세심하구나 생각하게된 것은요,

 

첫 페이지를 열면, 등장인물 소개가 있다는게 흥미로웠어요.

처음 읽어줄 땐, "여기 이 책에 이런 사람과 동물이 나와~" 라고 아이의 흥미를 유도할 수 있었구요.

두번째 읽어 줄 땐, "전에 읽어줬을 때 기억나? 호랑이가 뭐라고 말했었지?"라며 기억을 유도할 수 있더라구요.

 

주요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페이지에 나왔던 그림들이 한번에 볼 수 있게 구성되어져 있었어요.

 

저희 딸, 그림 하나하나 짚어가며 "동아줄이 내려왔어요"라며 이야기 해 주더라구요.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지만, 그림을 통해 스토리를 기억하고, 저 혼자 이야기를 만들어내어 이야기 하는거죠.

한 번에 볼 수 있게 각 페이지의 그림을 모아둔 것 참 좋은 거 같아요.

간단한 설명이 하단에 있어, 아이가 이야기 전체적인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또한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으니 말이예요.

 

마지막으로, 또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나오는 입장동화...

각 등장인물의 속이야기를 듣는 듯한 생각을 가지게 했어요.

주요 스토리에 들어나지 않은 문맥을 읽는다는 느낌 같은거요.

아마 아이가 중간 중간 "이 언니는 왜 밤을 무서워 해?"라고 질문할 때 "깜깜하니까"라고 단편적으로 대답했는데,

입장동화 페이지를 읽고 나니, 좀더 누이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답을 해 줬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건 아이뿐만 아니라, 읽어주는 사람 역시 여러가지 생각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거 같았어요.

 

 

꼬네상스 전래동화 2권만 우선 맛본 것이긴 하지만,

정말 세심하고, 꼼꼼하게 신경써 잘 만들어주신 책인거 같아 좋았어요.

저도 출퇴근길 오가며 계속 동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웃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호랑이가 너무 나쁘게 아이에게 인식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책 후미에 호랑이와 관련된 다른 이야기 제목들을 적어주시면, 아이에게 좀 더 풍성하게 다른 이야기에 대한 흥미도 불러 일으킬 수 있을거 같아요.

"호랑이와 곶감"이야기 같은 것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