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사뭇 도전적이다. 아니 대놓고 도전적이다. 

그리고 표지, 표지 역시 매우 도전적이다.

 

12월 대선을 놓고, 가장 화두에 오르고 있는 두 사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서울대 안철수 교수.

소제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며,

책에서는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단을, 그리고 그 한계와 대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든 순간, 지난 대선 이후 현재까지 어지럽게 펼쳐진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인 사건사고들이 머릿 속을 훑고 지나갔다.

권력이 바뀌면 자연스레 뒤 따르는 권력과 관련한 검찰조사.

그리고 수감소식... 그냥 그렇게 권력이 옮겨갈 줄 알았다. 늘 그랬으니까.... 늘...ㅠㅠ

하지만 역사의 흐름은 약간 급물살을 타더니, 역사에 없던 일을 만들어 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그 기억이 여전할 때 뒤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렇게 시작했던 이번 정부의 시작은, 그래도 경제적인 부분에서만큼은 기대를 걸었다.

(경제적인 침체가 너무 했기에, 비단 그것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문제는 너무 심각하기에...)

많은 정책들, 특히 4대강 사업, 잇다른 국제회의 개최 등... 하지만 다시 한번 정권이 바뀌는 이 시기에 체감하는 경제적인 무거움은 여전한 거 같다.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의 저자 조시영은 이런 여러 문제들을 가지고, 차기 주요 대권후보인 두사람을 통해 그 문제를 짚고, 대안을 이야기 한다.

 

경제에 있어서 박근혜가 가지고 있는 한계(어쩌면 정치만 한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는 맹점)를 지적하고,

정치에 있어서는 사업가 출신인 안철수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박근혜 안철수 크로스!"를 외친다. 더불어 현재 가지고 있는 박근혜와 안철수의 정책과 방법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과감히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구축해야하고, 그걸 이뤄갈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의 5년을 위해, 선택을 해야 하고, 우리는 그 선택에 의해 5년을, 혹 그 이상을 영향 받을 것이다.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철학, 그리고 시스템, 능력을 두루 살펴야할 것이다.

 

처음 아이에게 제목을 읽어주니,

"에이.. 엄마 어떻게 참새가 물건을 팔아?" 라고 반응한다.

4살 됐다고 이제 아는 척을 한다.

 

그러나 첫 문장에 나오는 "노점장수"라는 단어를 한참 설명해야 했다.

아, 그럼 그렇지. 너는 4살이지.

 

그리고 한장한장 넘기며 책을 읽어주는데, 그림 속에 설명해주고, 알려줄 수 있는 것들이 많아 그림책을 읽는 내내 두눈 동그랗게 뜨고 따라온다.

그리고 매번 추임새처럼 반복되는 "짹짹"은 두어번 읽어준 뒤에 알아서 자기가 "짹짹"거린다.

 

그리고 난 뒤, 어디 가다가 책에서 나온 것과 비슷한 것을 보면 묻는다.

옆집 담장에 길게 핀 줄장미를 보고서,

"엄마, 참새가 장미꽃도 팔아?"

"응. 장미꽃도 팔아."

"장미꽃을 사세요 짹짹"

 

책을 읽으며 엄마는,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들, 그것을 아무런 댓가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누리도록...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여기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옆에서 종알거리며 웃는 아이의 웃음도 그런 선물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난 오늘 참새에게서 아이의 함박웃음을 샀다. 

내 나이 36살.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도 12년을 채워가고 있다.

내가 생각한 나의 퇴직 시점은 결혼과 동시에 주부로 업을 변경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아이가 둘임에도 나는 직장에 다니고 있고, 혹 셋이 된다 해도 직장에 계속 다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첫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회사를 관두겠다고 선전포고를 했지만 계속 경제적인 활동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자녀에 대한 학구열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육아라는 것이 원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고, 그 이후 아이의 교육비는 점차 그 비중을 높게 차지할 것이 너무 명약관화하다.

“내 인생 퇴직 후 1년”은 이런 현실 속의 내게 퇴직에 대해 깊게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다.

예전처럼 퇴직 후의 인생이 자손들에게 대우받는 현실도 아니고(실상 그걸 기대하며 아이에게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명이 연장되어 100세시대는 이상이 아닌 현실인 지금, 퇴직은 정말이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인생의 전환기 인 것이다.

책에서도 말하지만 부와 빈의 차이는 어느 일정 금액을 놓고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스스로 안정을 유지하며 지내기 위한 그 기준이 필요하고, 현재 나의 자산(혹은 우리 가정의 자산)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10년, 혹은 20년 뒤를 준비할 필요를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재무설계사를 통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당장 급한 대로 책을 읽으며 소득과 지출을 나름대로 작성해 봤다. 책의 사례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이지만 금액적으로 기록하면 분명 돈이 남아야 하는데, 손가락 사이로 빠지는 부분이 내게도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아무리 막아보려해도 솔솔 빠져나가는 그래도 도표화 하고 보니 마음을 다잡는 효과를 가져왔다.

책에서는 은퇴 후를 준비하기 위해 길게 놓고 투자할 것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소심한 나는 안정적인 적금 이외에 약간의 리스크라도 부담하게 되는 주식이나 펀드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이것은 아무래도 주변지인들이 손해 보는 것을 너무 자주 봐서 소심해진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긴 안목을 가지고 은퇴 뒤를 바라본다면 이런 투자도 고려해 봐야한다는 시각이 열리기도 했다.

12년차 직장인, 5년차 주부인 내게 이 책 “내 인생 퇴직 후 1년”은 여러 가지 숙제와 더불어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