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먹는 것이 그 사람이다"라고 최근 TV모 프로에 차인표가 나와서 했던 말이다.

단순히 입으로 들어가는 먹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많은 것을 포괄해서 던지는 말이었다.

 

구석기 다이어트를 읽으며, 문자 그대로의 측면에서 이 말을 다시 끄집어 냈다.

"그 사람이 먹는 것이 그 사람이다"

 

책에서 저자 로렌 코데인은 인류의 DNA는 여전히 구석기 시대(수렵/채취 시대)의 먹는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그렇게 먹기를 원한다고 이야기한다. 조미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먹는 것, 날 것 그 날 것 역시도 인공의 사료와 짜여진 장에서 키우는 것이 아닌 자연 속에서 자연이 제공해주는 대로 먹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많은 질병들, 특히 과거에는 없었는데 현대에 와서 생겨난 여러가지 질병들의 원인을 저자는 이러한 근본적인 먹거리에서 찾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일정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건, 정말 요즘 먹거리들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동의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너무 빨리 흐르고, 해야 할 일들은 산적해 있기에 어떻게든 시간을 벌기 위해 우리는 먹는 것을 만드는 그 짧은 시간이라도 벌어보고자 한다. 아니 적어도 나의 경우엔 그랬다. 대학생 시절엔 돈이 없기도 했고, 직장인이 되고서는 시간도 없고, 먹는 것에 시간을 쏟을 여유도 없었고, 살림을 하게 된 요즘엔 관심은 많으나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시간이 없다. 이런 내게 구석기 다이어트에서 지적한 먹거리, 고탄수화물 식습관, 가공식품에 대한 경고는 참 뜨끔한 충고이기도 하다. 다이어트의 차원을 넘어서 건강한 삶을, 나만의 건강한 삶이 아닌 가족의 건강한 삶을 고민해야 하는 주부인 내게는 조금은 따끔한 충고인 셈이다.

 

책에서는 이런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식습관에 대한 문제를 우선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만병의 근원이 되고 있는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그에 맞는 레시피와 식단표를 제시하고 있다.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수많은 질병들은 이름만으로도 눈이 찌뿌려진다. 없었을 수도 있을 병들인데 잘못된 환경의 요소로 인해 생겨난 병들도 있기 때문이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던가? 지금이 구석기 시대가 아니기에 모든 것을 다 이 책에서 말하는대로 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현실에 맞춰 식습관을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없다고 시리얼에 우유를 말아먹는 습관부터 버려얄 듯 싶다.(책에서는 시리얼과 같은 탄수화물과 유제품은 멀리하라고 했으니, 책을 읽으며 나는 정말 고개를 푹 숙여야만 했다).

 

하나가 완벽한 답이 될수는 없겠지만, 여러 건강학자들이 권하는 순수한 자연식, 저염식 등은 실천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다가 지난 3월 E방송국에서 했던 다큐프라임의 구석기 식단 프로그램이 생각이 났다. 그때도 이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ㅎㅎ

 

행복의 기준은 각자 각자 다르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나는 무엇에서 의미를 찾고 있지?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나랑 비슷한 거 같은데, 우리 엄마랑 비슷한 거 같은데... 그런데 책 속의 주인공들은 행복하다는 표정이 얼굴 만면에 드러난다.

그렇구나, 행복이라는 것이 돈이 많아 부유하거나, 시간이 많아 이런 저런 선택의 폭이 넓거나 그래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구나. 행복이라는 것이 내 손 안으로 마구마구 쥔다고 해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펼치고 내 손바닥을 드러내어 다른 이와 나눌 때 느껴지는 것이구나.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 할 이유」를 읽으며 마음 속으로 계속 생각하게 된 것들이다.

위의 질문은 책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내게 한 질문이고, 아래의 느낌 또한 책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책갈피에 담은 생각들이다.

참 다양한 빛깔을 가진 사람들이 책에 등장한다. 내 이웃집 아저씨 같고, 아랫집 아주머니 같은 분들. 한복을 지어 팔며 언니밴드를 하시는 분을 보면서는 평생 재봉틀 앞에서 시끄러운 재봉틀 소리를 노랫자락 마냥 여기시며 사신 엄마가 오버랩 되었다. 그분은 밴드를 하셨고, 우리 엄마는 합창단을 하셨다는 것의 차이는 있지만, 그 어머니처럼 우리 엄마도 혼자서 두 아이를 키워냈다. 나는 차마 못할 거 같은 그 인생의 굽이진 길을 그렇게 엄마는 넘어오셨다.

35살의 공무원이라고 소개된 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36의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지 생각했다. 부모님이 봉사가 삶이신 분들이라 본인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고 있는 그의 이야기에서 나는 어떤 봉사를 하고 있지? 가장 쉽다는 돈으로 하는 봉사조차 하고 있는게 없으니... 반성이 된다.

회사원, 두 아이의 엄마... 하루가 정말 어떻게 가고, 월요일이 시작되면 곧 금요일이 되어버리는 것만 같은 일상을 살고 있는, 그래서 사실 “그래도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시간조차 없는 나의 삶의 한 자락에서 이 책은 잠깐 생각해 보라고 재촉했다.

요즘 들어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어 툴툴거리는 일이 많았는데(둘째 아이는 모세기관지염으로 입원을 연거푸했고, 덕분에 녀석이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니 스트레스고, 어제부터는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셔서 퇴근하면 병원으로 집으로 동분서주해야 하는 나의 상황이 답답하기도 했다. 체온이 39도를 넘길 때도 회사에 안 갈 수 없어서 가야했는데, 그게 유선염이었던걸 나중에 알아 모유양이 확~ 줄어 둘째 녀석 젖먹일 때마다 속이 상하고....), 딱 이 시점에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쉼표 하나 찍을 수 있었다.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 할 이유?!

36살 직장인이며 두아이의 엄마인 내게 질문을 던진다.

“찾아봐! 네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에 분명히 있을거야. 니가 감사해야하고, 즐거울 수 있는 일이!!”

바람이 불면 너른 벌판과 먼 산이 수묵화처럼 펼쳐지는 외가의 대청마루가 생각이 난다.

빗방울이 똑똑거리며 떨어지면 외가 기와 끝으로 물방울이 떨어져 마당이 패여 독특한 흔적이 기억이 나고, 투두둑 차 지붕위로 무거운 소낙비가 콩 튀기는 소리를 낼 땐 대청마루와 연결된 마당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듣던 빗방울의 합주가 생각이 난다.

내게 이책의 저자들처럼 나만의 여행지를 소개하라고 하면 난 충청도 부여 어느 두메산골의 외가를 소개할 것 같다.

어느 순간 휙~하고 떠나 갈 곳이 있고, 추억할 곳이 있다는 것이 참 부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곳이 어느 지역이 아니라 버스 안 제일 뒷자리 등의 모티브만으로도 기억을 되살려 낼 수 있다는 것은 참 운 좋은 일이다.

「어떤 외출」은 ‘너에게도 그런 추억의 장소가 있을거야 생각해 봐!’라는 이야기를 페이지페이지마다 던진다. 나에게는 이런 장소가 있어. 너에게도 있을거야. 책 속의 많은 필자들, 한사람 한사람이 책장 속에서 내게 그렇게 말을 던졌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 추억의 장소, 의미로운 그곳을 머릿 속으로 그려보다가 다시 내 기억 속으로 들어와 나의 추억의 장소, 의미로운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걷게 된다.

유년의 여름과 겨울, 나름 쓸쓸함을 알아 퉁명했던 사춘기 초입의 나를 풍요롭게 안아내던 그곳, 그리고 외가의 사람들. 지금은 계시지 않은 분도, 그때의 젊음이 아닌 중년의 아저씨가 되어버린 삼촌도 있고, 나와 함께 벗하며 뛰던 동무는 이제 그곳에 없고, 놀던 그 터도 수풀이 무성히 자라 길이 아닌 곳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그곳은 그곳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내게 의미가 있다. 눈을 감으면 그 때 그곳 그 우물이, 그 언덕이 되살아나니까.

「어떤 외출」 이 책은 가볍다. 책이 주는 느낌도 가볍고 산뜻한데, 들고 다니기에도 참 적당하게 가볍고, 가방 한 구석 자리를 내주어도 그리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표지 또한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기하학의 문양이 고전스러운 멋을 가지고 있다.

여름 휴가철, 단순히 휴가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의미있는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직장 동료에게 건냈다. “읽어! 좋아.”라고 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