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공중그네'라는 소설을 읽고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를 알게 됐습니다(대부분 그러시겠죠).

이 '남쪽으로 튀어!'는 일련의 '이라부(공중그네의 주인공)박사'가 등장하는 소설들처럼 에피소드식이 아닌, 총 2권으로 나뉘어진 중편 소설입니다.

과거 적군파(70년대에 조직된 일본의 과격파 신좌익 세력이라고 하네요)의 주축이었던 지로의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와 여동생 그리고 이야기의 주요 관점이 되는 '지로'. 이렇게 다섯 가족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나라의 통치라는 것을 부정하고 결국은 국민이기를 포기해버리는 지로의 부모. 초등학생인 지로가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과정이 꽤 재밌더군요.

요즘 우리나라가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고 있자면, 지로네 부모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자식들을 버리면서 까지 무정부주의자를 고수하는 지로네 부모는 이해되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네요.

제가 자식이 있는 부모의 입장이라 더 그런 걸 느끼는 거겠죠. 자신의 낳은 자식들을 책임지는 것은 한 사람의 국민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서 해야할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초등학생들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만을 상상하시고 이 책을 접하시면 약간 당황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이 책도 그의 다른 작품들 처럼 블랙유머로 점철되어 있지만, 그 진행방식이나 분위기가 많이 다르거든요.

오쿠다 히데오의 새로운 면을 보고싶은 분이라면 추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