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장이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야말로 땡기는 제목이다.

1001곡도 아니고 1001장이라니, 굳이 따지자면 최소 8000천곡은 넘는다는 소리다. 곡당 5분씩만 따져도 40000분!

연속으로 듣는다고 치면 666시간(헉!)이 넘게 걸린다는 말이렸다. 하루 종일 틀어 놓아도 대략 한 달은 걸리는 시간이고....끝이 없으

니 그만하도록 하자. 암튼 1001장이라는 게 장난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건 두깨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책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추천 앨범 관련 사전 정도가 되려나?

책의 내용은 수많은 음악계의 저명인사들이 추천음반을 정해서, 대략적인 리뷰와 함께 앨범 안의 추천곡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60년대~ 2000년대 까지 각 년도별로 파트를 나누어서, 올드 리스너부터 요즘 음악을 좋아하는 세대들에게

까지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루어진 장르 또한 상당히 다양해서, 어지간히 음악 좀 들었다는 리스너들이 좋아하는 음반도

꽤나 많이 실려있을 거라 생각한다(개인적으론 Jeff Beck의 Blow by Blow가 실리지 않은게 좀 의외였지만).

워낙 다양한 독자들의 입맛에 맞추려다보니, 1001장으로 간추리다보면 분명 자신이 좋아하는 명반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책은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두고두고 읽힐 수 있는

스테디 북이라고 생각한다.

아! 중요한 것을 빼먹을 뻔했다. 책은 전부 올 칼라라는 것. 앨범 자켓이나 뮤지션의 사진들도 적잖이 들어 있으니

이래저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충실하고 유용한 책임에 틀림없다.

가격이 좀 비싸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하지만 내용을 생각하면 충분히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일 것이다.

여담이지만, 지인 중에 하나는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음반을 모으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60년대를 시작으로 씨디를 모으는 중이다.

고전일수록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인지라, 해외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는 모양인데,

덕분에 지출이 꽤나 상당하다고...

겉으로는 돈지랄한다고 뭐라고 하긴 했지만, 요즘같이 MP3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아주 바람직한 젊은이 아닌가?

나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충분히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다.

자신이 모은 수 백, 수 천장의 음반이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장관은 두고두고 간직할 수 있는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자, 갑자기 컬렉터의 기질이 발동한 음악을 사랑하는 당신, 어떤 음반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이 책(혹은 사전)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